반백년의 동반자...끝내 눈물

반백년의 동반자...끝내 눈물

2009.08.23. 오후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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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반백년 가까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이희호 여사는 영결식을 끝으로 고인과 영원히 이별했습니다.

생전의 김 전 대통령은 이 여사를 평생의 동반자일 뿐 아니라 든든한 동지이자 조언자로 기억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남편의 영정 앞에 마지막으로 꽃을 올린 이희호 여사!

애써 의연한 표정을 보였지만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모두 감출 순 없습니다.

추도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고개를 떨구고 소리없는 눈물만 흘립니다.

[녹취: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
"오랜 고난의 세월이 있었기에 더욱 간절했던 두분이 종일 같이 있는 기쁨도 잠시 그리고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내 없이는 살기 힘들다고 하신 대통령님께서 어떻게 여사님을 혼자 두고 홀연히 떠나실 수가 있습니까?"

김 전 대통령과 이 여사의 부부의 연이 시작된 것은 1962년 5월.

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있던 뜻있는 젊은이들의 모임에서 만난 게 인연이 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결혼 생활은 김 전 대통령의 파란만장한 정치 행로와 함께한 고난과 시련의 연속이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구금됐을 때는 겨울에도 자신의 방에 불을 넣지 않았고, 사형 판결을 받았을 때는 국제사회를 향해 구명 운동을 벌였으며 선거 때는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펼쳤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런 이 여사를 평생의 동반자이자 든든한 정치적 동지이며 조언자로 여겼습니다.

이 여사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감사와 존경의 뜻은 부부 이름을 문패에 나란히 새긴 배려에서도 그대로 묻어납니다.

5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김 전 대통령은 마지막 남긴 일기에서 "아내와의 사이가 최상"이라며 아이처럼 행복해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생을 마감하는 순간 이 여사는 이런 편지를 남편의 품에 영원히 안겼습니다.

'너무 쓰리고 아픈 고난의 생을 잘도 참고 견딘 당신을 나는 참으로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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