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초안 마련...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평화협정 초안 마련...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2010.03.06. 오전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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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정부는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협정 회담 개최와 관련해 평화협정 초안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비핵화 진전없이 평화협정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아 일단은 논의를 피한다는 전략입니다.

윤경민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은 지난 1월 외무성 성명을 통해 북·미 간 적대관계 해소를 위해 평화협정부터 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수립됐다면 핵문제도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며 선 평화협정 회담을 요구한 것입니다.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이런 주장은 비핵화에 초점을 흐리기 위한 전술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유명환, 외교부 장관]
"중요한 것은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비핵화가 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그렇지만 향후 논의를 위해 이미 평화협정 초안을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지난 97년부터 4자회담이 이어지던 당시 미국 측과의 협의를 통해 마련한 평화협정 초안을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평화협정 체결 주최와 관련해 북한이 남한을 배제시키려는 듯 하지만 남북은 이미 지난 2005년 남북이 주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했다고 당시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송민순 의원이 밝혔습니다.

[녹취:송민순, 민주당 의원]
"한반도에서 앞으로 평화를 지켜야 할 당사자가 누구냐, 남과 북이 지켜야 되는 것 아니냐 그건 분명히 해야 된다 이렇게 이야기했고 북측에서는 이에 대해서 우리도 그점은 알고 있다."

하지만 평화협정 논의의 시작은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려면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사 해체, 한미동맹 재조정이라는 북한의 주장이 제기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고위간부 양성소인 공산당 중앙당교의 장롄구이 교수도 북한이 꺼내든 카드는 철저히 계산된 절묘한 수라고 지적했습니다.

평화협정 체결 전에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수립해야 하는 것이 전제인데, 이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묵인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대북 무력사용을 않겠다는 약속과 다름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6자회담의 돌파구가 열리더라도 북한이 선 평화협정 논의를 고집하는 한 공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YTN 윤경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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