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5대 중 1대 전자장비 결함

[앵커멘트]

현대전은 전투기를 동원한 공중전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 공군 전투기 5대 가운데 1대 꼴로 전파 교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권민석 기자입니다.

[리포트]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15K와 KF-16에는 전자전 기기인 ALQ 시스템이 장착돼 있습니다.

이는 전파 교란장치로, 전투기나 대공포의 레이더 주파수를 교란시켜 적군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기능을 합니다.

그런데 공군 전투기 5대 가운데 1대 꼴로 장비 결함이 발생해, 실전에 투입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차세대 전투기인 F-15K에 장착된 ALQ 장비 52대의 가동률은 81%.

KF-16에 설치된 ALQ 시스템 91대의 가동률은 더욱 저조해, 74%에 그쳤습니다.

잦은 결함에도 불구하고, 수리는 전적으로 미국 제조사에 의존하는 상황.

이 때문에 ALQ 시스템의 수리 기간은 9개월에서 19개월이 걸릴 만큼 더뎠습니다.

장비 결함을 파악하고도 수리를 받지 못한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KF-16 ALQ 시스템 결함 236건 가운데 수리가 완료된 건 31%, 74건 뿐이었습니다.

F-15K 역시 수리율은 60%에 그쳤습니다.

[녹취:신학용, 민주당 의원]
"우리 공군 전투기의 핵심 장비인데 외국 회사들이 한번 판매하고 나면 나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에 손해가 심합니다. 앞으로는 우리가 자체 개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전에서 공중전의 중요성은 갈수록 더해지고 있지만, 잦은 고장에다 핵심 기술의 대미 의존으로 공군 전투력에 누수가 생기고 있습니다.

YTN 권민석[minseok20@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