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명박 대통령과 상종 않겠다"

북, "이명박 대통령과 상종 않겠다"

2011.12.30.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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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북한 국방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과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방위원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생전에 직접 총괄하던 곳으로 북한의 최고 군사지도 기관입니다.

통일부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의 주장 자세히 전해주시죠.

[리포트]

앞서 말씀하신대로 북한 국방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재 우리 정부와 영원히 상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전 11시 20분쯤 북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내용입니다.

국방위원회는 성명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조문에 대한 우리 정부의 방침을 비난하며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애도 기간이 끝난 이후 처음으로 나온 대남 메시지입니다.

국방위는 특히, 이같은 원칙적 입장은 북한 노동당과 국가, 군대, 인민의 공동 위임을 받아 천명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방위 성명은 표면적으론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 측 조문단을 제외하고 민간 조문단의 방북을 불허한 우리 정부의 방침을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향후 북한의 실제 행동을 지켜보면서 대응하겠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북한 국방위원회 성명이 당장 대북 정책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북한 국방위의 오늘 성명은 미국과의 3차 고위급 대화 재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우리 정부가 대북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통미 봉남', 즉, 우리 정부를 소외시킨 상태에서 미국과 한반도 정세를 논의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는 겁니다.

수장이었던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뒤에도 국방위원회가 건재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려는 포석도 있어 보입니다.

지난해 후계자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직을 맡은 이후 당의 권한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습니다.

이 밖에 내년 우리 정부의 신년사에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경제 지원과 같은 당근을 제시하라는 압박으로도 해석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국방위가 '대변인 성명'이 아닌 기관 명의의 '성명'을 내놓은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북한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북한이 오늘 우리 정부를 강하게 비난하면서 남북관계는 한동안 경색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앞서 지난 1994년 김일성 주석의 추도대회 직후에도 당시 김영삼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했고, 남북관계는 한동안 악화됐습니다.

지금까지 통일부에서 YTN 강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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