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수익 꿀꺽"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 수익 꿀꺽"

2012.02.13.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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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내 증권사들이 증권계좌에 예치된 투자자들의 예탁금 운용수익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챙겨온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최근 2년간 부당하게 회사 이익으로 빼돌린 돈만 5천억 원이 넘습니다.

강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A 증권사는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2년 동안 투자자들이 주식, 파생상품 등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은 예탁금으로 운용수익 513억 원을 벌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투자자에게 돌려준 돈은 운용수익의 11%인 59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예금자보험료 0.2%, 감독 분담금 0.014% 등 필요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은 모두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하는데도 부당하게 회사 주머니를 채웠습니다.

특히, 중개 수수료는 수수료대로 이미 고객에게서 받은 상태였는데, 결국 업무 대가 외에 추가로 고객 돈에서 발생한 이자를 챙긴 셈입니다.

상황은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내 48개 증권사가 최근 2년 동안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으로 번 돈은 8천3백억 원이 넘지만, 투자자에게 지급한 돈은 34%인 2천8백여억 원에 불과합니다.

나머지 5천4백여억 원은 각 증권사가 고스란히 챙겼습니다.

증권사들이 이런 꼼수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감독규정이 허술하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 규정상 투자자 예탁금 수익의 지급 방법과 절차는 각 증권사 등이 회원으로 있는 금융투자협회가 결정하도록 돼 있습니다.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긴 꼴입니다.

감사원은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앞으로 발생한 투자자 예탁금 운용수익은 고객에게 돌려주도록 하라고 금융위원장에게 통보했습니다.

또, 신용카드사가 주유소 할인 등 부가서비스 제공을 조건으로 카드를 발급한 뒤 부당하게 서비스를 축소·변경하는 일이 없도록 감독규정을 보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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