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 부실·고장 방치...KTX 사고 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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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 부실·고장 방치...KTX 사고 야기"

2012.04.27. 오후 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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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최근 잇따랐던 KTX 사고가 한국철도공사의 총체적인 안전관리 부실 때문에 발생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주요 부품에 대한 정기점검 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이미 발생한 고장을 그대로 방치하는 등 지적받은 사안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강진원 기자!

정비 관련 내용부터 짚어보죠.

대형사고를 막기 위해선 철저한 예방정비가 필수적인데요.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군요?

[리포트]

감사원 조사 결과 KTX에 대한 한국철도공사의 정비가 엉터리로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TX 주요 부품을 정기적으로 분해해 점검해야 하는데도 이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겁니다.

특히, 철도공사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사이에 정비주기가 됐던 주요부품 58%에 대해서는 정비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65개 주요 품목의 부품 2만 9천여 개가 정비주기를 넘긴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정비주기가 아직 되지 않은 30개 품목 만 8천여 개의 부품도 정비 지연이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주행거리 5천km 마다 실시하도록 돼 있는 기본검수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79회에 걸쳐 주행거리를 넘기는 등 모두 4종의 예방점검에서 131회나 검수주기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질문]

이미 발생한 고장은 그대로 방치했다면서요?

[답변]

KTX에는 차량 고장을 스스로 진단해 고장 내용을 기록하는 컴퓨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고장난 곳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찾아내기 위한 장비입니다.

철도공사는 철저한 정비를 위해 컴퓨터에 나타난 고장 부분을 확인하고 유지·보수를 한 뒤 기록하도록 자체 규정에 명시해 놨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이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고장기록 6만 4천여 개 가운데 약 20%인 만 3천여 개에 대해선 유지 보수 기록을 하지 않고 운행에 다시 투입했습니다.

국내업체가 제작한 KTX-산천을 새로 도입하면서 경정비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규격에 맞지 않는 기존의 KTX-1 경정비 시설을 그대로 사용해 정비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한 겁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14일부터 8월 8일까지 39대의 차량이 정비가 안 된 채 그대로 운행돼 8월 8일 진동발생으로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질문]

잦은 고장으로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KTX-산천 도입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면서요?

[답변]

KTX-산천은 국내업체가 제작한 고속열차입니다.

KTX-1 즉, 지난 2003년 처음 들여온 프랑스산 TGV 열차와 달리 국내기술로 설계·제작한 고속열차입니다.

토종 물고기인 산천어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산천'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철도공사는 이 KTX-산천을 지난 2010년 인수한 뒤 실제 운행에 투입하기 전까지 주행성능 시험 등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TX-1의 경우 운행시작 10년 전인 1994년부터 6년에 걸친 각종 성능시험과 20만㎞ 이상의 주행능력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반면, KTX-산천의 경우 6천㎞~만 2천㎞ 정도의 시운전만 실시한 뒤 바로 영업에 투입한 겁니다.

한국철도공사는 특히, 결함 57건이 보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탈선이나 전복 등 안전 문제를 초래하지는 않는다는 이유로 KTX-산천을 그대로 인수하기로 결정까지 했습니다.

감사원은 이 때문에 지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688건의 크고 작은 장애가 발생했고, 앞으로도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최근 빈발하는 KTX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해 8월 11일부터 한 달여 동안 한국철도공사 등을 상대로 집중 감사를 벌였고, 오늘 그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금까지 감사원에서 YTN 강진원[jin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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