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선원, "고향땅에 묻히고 싶다" 41년 만에 탈북

납북 선원, "고향땅에 묻히고 싶다" 41년 만에 탈북

2013.08.23. 오후 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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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972년 납북된 오대양 호 선원 전욱표 씨가 41년 만에 탈북해 조만간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25명 가운데 탈북하기는 전 씨가 처음입니다.

김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72년 서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오대양 호에 타고 있다 납북된 전욱표 씨.

지난 11일 압록강을 건너 탈북에 성공해 납북 41년 만에 곧 한국에 돌아올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 씨의 탈북을 도운 납북자가족모임은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공청회에 나와 관련 사실을 증언했습니다.

[인터뷰: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이 중에 있는 사람이 이 분이 탈출했습니다. 제가 어제 공개했습니다. 또 탈출했습니다. (납북 어부로는) 9명 째 탈출한 겁니다."

납북 뒤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운전사로 일한 것으로 알려진 전 씨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쓴 탄원서를 통해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고 싶다고 호소했습니다.

1974년 오대양호 선원 25명을 비롯한 납북 어부 36명이 묘향산에서 함께 찍은 사진, 전 씨는 당초 납북자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가 이 사진이 공개된 후 2010년에야 납북 사실이 인정됐습니다.

이들 가운데 지금까지 탈북에 성공한 이는 전 씨가 유일합니다.

현재 전쟁 후 납북자는 500여 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미 고령으로 숨진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은 납북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생사 확인에도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뷰: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
"(이번 이산가족 상봉 실무접촉에서) 북한에게 확실히 요구를 해서 납북자 생사 확인만큼은 100% 받아내는 것으로 요구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전 씨의 탈북에 대해 정부는 당사자의 신변안전 문제를 고려한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유엔 북한인권조사위는 납북 선원들의 고향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YTN 김희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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