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체력단련' 군 골프장에 카트구입비 160억 원

[현장24] '체력단련' 군 골프장에 카트구입비 160억 원

2013.10.10. 오전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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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체력단련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전국의 군 골프장들이 전동카트를 사느라 160억 원을 쓰는 등 본래 취지와 무관하게 군 예산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현재 전국에 군 골프장 4개를 추가로 짓고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방부가 운영하는 서울 태릉의 18홀 골프장입니다.

정식명칭은 체력단련장, 현역 군인들의 체력증진이 목적이라고 설명합니다.

[인터뷰:국방부 관계자]
"말 그대로 군인의 체력증진을 위해서 그런거죠. 어떤 설립 취지나 배경 정확한 것들 파악하려면 저희도 확인해야해요."

그런데 국방부는 지난해 이 골프장에 전동카트 12대를 사들였습니다.

무거운 골프장비를 싣고 골프장 안을 이동하는 수단입니다.

카트가 없을 때보다 운동효과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에 체력단련이라는 본래 취지가 무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체력단련장 관계자]
"장군님들이라든가 80넘으신 분들도 운동 나오니까."
(현역군인도 카트 이용하시나요?)
"네, 저희는 100% 다 카트는 이용해야 합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국산 전동카트 한 대가 1400만 원, 소형차 한 대 가격입니다.

지난해 12대를 구입했으니 1억 6천만 원을 쓴 셈입니다.

그동안 사들인 전동카트를 합하면 25억 원이 넘습니다.

전국 29개 모든 군 골프장의 자료를 모아 봤습니다.

1700만 원짜리 일본산 전동카트를 80개나 사들인 곳도 있습니다.

순수하게 전동카트 구입에 쓴 돈만 160억 원입니다.

한번 들여놓으면 관리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매년 전동카트 관리에만 4억 6천만 원이 들어가는데, 잔디나 클럽하우스 관리 등 전반적인 시설 유지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350억 원을 골프장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인터뷰:김광진, 민주당 국회의원]
"과연 체력단련으로서의 의미성에 부합하느냐 의문을 갖는 것이죠. 실제로 해병대나 몇몇의 공군기지 골프장은 (체력단련을 위해) 현재도 카트를 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모든 비용은 군인복지기금에서 충당됩니다.

사병들을 위한 경기장 건설, PX 시설 개선 등에 사용되고 부족하면 일반회계에서도 차입해 쓸수 있는 기금이어서, 사실상 예산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체력단련장이라는 이름의 골프장 건설을 매년 확장해 가고 있습니다.

오는 2015년까지 경기도 용인을 포함해 전국 4개 지역에서 군 골프장이 또 생겨날 예정입니다.

여기에도 사병들을 위해 사용돼야 할 군인복지기금이 300억 원 이상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군 골프장 건설과 관리에 정부 예산은 전혀 들어가지 않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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