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중위 자살 가혹행위도 원인...또 뒤바뀐 수사결과

여군중위 자살 가혹행위도 원인...또 뒤바뀐 수사결과

2014.09.17. 오후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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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에 대한 부실수사 의혹에 이어 4년 전 강원도 화천의 군부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심 모 여군중위 사망 사건도 수사결과가 바뀌었습니다.

당초 남자친구와 헤어진 것이 원인이었다는 게 당시 수사결과였는데 재수사결과 부대내 가혹행위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군의 잇따른 부실수사 문제 어떻게 봐야 할까요?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0년 3월 심 모 여군중위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에 남긴 일기장입니다.

여기만 아니면, 이 사람만 아니면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글과 함께 엄마를 봐서라도 참자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무언가 불편을 암시하는 내용이었지만 남자친구와의 결별이 자살로 이어졌다는 게 당시 군 수사팀의 결론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6월 국민권익위원회가 4년 만에 전면 재조사에 착수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서상원, 국민권익위 조사관(지난 8월)]
"지휘관의 부적절한 처신 그런 것들이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됐다. 이러한 여러가지 증거자료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군도 뒤늦게 재수사에 나서 당시 이 부대 대대장이었던 A 모 소령의 가혹행위 등을 확인했습니다.

A 소령은 결국 심 중위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매일 두 차례씩 개별면담을 하는 등의 가혹행위 등 6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육군은 논란이 일었던 성희롱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A 소령이 뒤늦게 기소되면서 부실수사 의혹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심 중위 어머니(지난 8월)]
"너무 미안하다.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

군 당국은 심 중위의 사망원인이 바뀐만큼 순직심사를 요청할 것을 유가족에 안내했다고 밝혔습니다.

'상해치사죄'와 '살인죄'를 놓고 오락가락 했던 윤 일병 폭행사망에 이어 심 중위 사건에 이르기까지 군 당국의 부실수사 의혹이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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