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비 누가, 얼마나?"...무방비 노출

"적십자비 누가, 얼마나?"...무방비 노출

2014.10.23. 오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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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적십자사가 김성주 총재의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에 이어 회비 납부자들의 개인정보까지 부실하게 관리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적십자사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누가 얼마나 적십자 회비를 냈는지, 납부 내역을 속속들이 알수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적십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입니다.

적십자비를 내고 3~5일 뒤 본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세대주의 이름과 주민번호, 성별을 입력하고 조회하는 형식입니다.

그런데 이 주민번호는, 앞자리 즉 생년월일만 기입하도록 돼 있습니다.

결국 생년월일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납부내역을 사실상 마음대로 검색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직접 검색해 봤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여야의 지도부는 물론,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요인의 10여년 동안의 납부 실적이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대통령 재임기간 딱 5년 동안만 적십자비를 제출했다고 검색됩니다.

재계인사들의 납부내역도 줄줄이 뜹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 LG그룹 구본무 회장 등이 언제, 얼마를 냈는지 생년월일만 기입하면 누구든지 조회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개인 지로용지가 아닌 정기 후원금 형식으로 낼 경우엔 검색이 불가능했습니다.

실제로는 더 자주, 많은 돈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홈페이지 검색에는 적십자 회비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매년 일정액 후원금을 내고 있지만 검색되지 않았습니다.

적십자사는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에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자 휴대폰인증 시스템이 만들어질 때까지 납부내역 조회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개인정보 보호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입니다. 헌열 실적처럼 회원 로그인을 통해서 본인만 볼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김성주 적십자사 신임 총재의 국정감사 불출석 논란에 더해 허술한 개인정보 관리까지, 적십자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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