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뀐 北 권력서열...최룡해 2인자 등극?

또 바뀐 北 권력서열...최룡해 2인자 등극?

2014.10.30.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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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북한 내 권력 서열 구도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가 최근 공개한 김정은 위원장의 모습을 보면요, 바로 오른쪽 자리에 이렇게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오른팔이 황병서에서 최룡해로 또 바뀐 걸까요?

북한 매체에서 호명한 순서를 봐도 최룡해의 위상이 다시 높아졌음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의 권력구도를 파악하는 주요 방법 가운데 하나, 바로 북한 매체에서 누구를 먼저 호명하느냐인데요.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이 6일 만에 다시 군사훈련을 참관했다고 전하면서, 최룡해 노동당 비서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이 동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조선중앙통신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의 여자 축구경기 관람 소식을 전하며 최룡해 당 비서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보다 먼저 호명했는데요, 북한 매체가 공식행사에서 최룡해를 황병서보다 먼저 호명한 것은 지난 4월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난 이후 처음으로 사실상 그가 2인자에 복귀한 사실을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4일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격 방문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일행의 입국 장면입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먼저 공항 출입구를 빠져나오고, 이어 최룡해 당비서와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뒤를 따릅니다.

황병서 옆에는 경호원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김정은 노동당 비서를 수행하는 호위총국 요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황병서 총정치국장의 북한 내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권력구도가 한 달도 안 돼 바뀐 걸까요?

두 사람은 출신 성분에서 차이가 납니다.

최룡해는 북한에서 백두혈통 다음가는 '빨치산 혈통'으로 북한 정권 내에서 나름 지분을 갖고 있는 권력 실세입니다.

황병서는 군 사단장 출신으로 2005년부터 조직지도부에 근무하면서 고영희·김정은과 개인적 인연을 맺은 북한 내 전형적인 기술 관료 출신입니다.

사실 지난 4일 고위급 3인방의 방남 때에도 혈통을 내세운 최룡해 비서는 당당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황병서를 의식하지 않고 의자를 건들거리며 대화하거나, 체육이 통일에 가장 앞서간다는 말로 자신이 맡고 있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의 위상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등 외부의 눈을 의식하지 않아 주목됐습니다.

당시 인터뷰 내용입니다.

[인터뷰: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
"TV로 보니까 구호도 부르고 통일기도 흔들며 응원하는 것을 보고 체육이 다시 말하면 조국통일에서 앞섰구나 하는 자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 4월 총정치국장에서 물러나며 황병서에게 2인자 자리를 내줬던 최룡해가 다시 급부상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40일 간의 칩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부터였습니다.

그렇다면 한 달 사이 이 두 사람의 위상이 변화한 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김정은 위원장이 틈만 나면 2인자를 돌려 막는 김정은 식 '2인자 길들이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특정 인물에 지나치게 힘이 쏠릴 경우, 자칫 자신의 통치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좌천과 승진 등을 거듭해 측근들의 충성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했을 겁니다.

[인터뷰: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과거 2008년 8월 김정일이 뇌혈관계 이상 이후에 장성택을 제명한 것과 비슷한 그런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김정은이 자신의 최측근 실세인 최룡해를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직에 발령을 했습니다. 이 조직비서 자리는 얼마 전까지 김경희가 가지고 있었다고 볼 수 있는데 김경희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결국 그가 정치적으로 은퇴를 하고 그 자리를 빨치산 2세를 대표하는 최룡해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의 건강이 항간에 떠돌던 소문과는 달리 괜찮아보이지만, 만약에 건강이 악화되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데 가장 유력한 인물이 최룡해입니다.

만약에 최룡해가 권력을 장악하게 된다고 한다면 남북관계는 더 악화될 수 있고 북한이 더 호전적으로 나올 수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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