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여야...'예산정국' 법칙 깨지다

희비 엇갈린 여야...'예산정국' 법칙 깨지다

2014.11.29.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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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회 선진화법 실시로 쟁점법안 처리 때마다 야당의 동의를 얻어내느라 애를 먹던 새누리당이, 이번 새해 예산안 협상에서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야당의 동의없이도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라가게 되면서 야당으로서는 카드를 잃게 돼 이른바 '예산정국'의 법칙이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여야는 미디어법과 한미 FTA비준 파동을 겪은 지난 18대 국회, 마지막 법안으로 국회선진화법을 통과시켰습니다.

국회 몸싸움의 빌미가 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강화하고, 재적 의원 3/5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안의 일방 처리도 불가능하게 한 것입니다.

사실상 야당의 협조 없이는 주요 법안처리를 할수 없게 되자,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법 시행 첫 해부터 비상이 걸렸습니다.

최근까지도 국회 선진화법을 손 보겠다며 권한쟁의심판 카드까지 만지작거려 왔습니다.

[인터뷰: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지난 3일)]
"여야 교섭단체대표의 합의가 없으면 직권상정을 못하도록 한 국회법 규정이 위헌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새해 예산안이 자동으로 본회의에 올라가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희비가 갈렸습니다.

야당이 끝까지 합의하지 않을 경우 정부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야당이 사실상 예산안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새정치연합이 누리과정 예산 합의 파기를 이유로 국회일정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새누리당이 '법대로'를 외치며 강하게 나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인터뷰: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지난 26일)]
"누리과정 봤잖아요. 이렇게 번복을 하고 장난을 하면 안 되지. 야당을 완전히 농락하는 것이지."

[인터뷰: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지난 26일)]
"여러분들 생각할 때 국회 보이콧이 정당하다고 봅니까? 법대로 가는 것입니다. 법대로."

야당이 예결위 단계에서 예산안을 잡고, 각종 요구 법안과 안건을 협상 테이블에 꺼내 '빅딜'을 시도하던 예산정국의 법칙도 깨졌습니다.

또 연말이 다가올수록 정부 여당은 예산안 처리에 마음이 급해져, 이른바 '시간은 야당의 편'이라는 정치권의 속설도 이젠 옛말이 됐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논의될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부동산 3법 등 쟁점 법안은 야당의 동의 없이는 처리가 어려워, 공수가 다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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