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왜곡'이라더니...'심려 끼쳐 유감'

[앵커]
육군 1군사령관이 성폭력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했다고, 군인권센터가 주장했었죠.

육군은 당초 이런 주장이 사실 왜곡이라고 반발했는데, 뒤늦게 없다던 녹취록까지 공개하고 심려를 끼쳐 유감이라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권민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군인권센터는 성범죄 대책을 논의하는 육군 지휘관 회의에서, 장준규 1군사령관이 성폭력 피해자를 탓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성폭력이 싫으면 여군들도 명확하게 의사 표시를 해야지, 왜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겁니다.

육군은 즉각 군인권센터가 사실을 왜곡했다고 사과를 요구하면서, 당시 회의 녹취록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육군은 불과 이틀 만에 이같은 입장을 정반대로 뒤집었습니다.

예하부대 실무자가 회의를 녹음했다면서 장 사령관의 발언 내용을 뒤늦게 공개했습니다.

회의에서 장 사령관은 피해자도 잘못된 걸 알았다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명확한 의사 표시를 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군인권센터 측이 밝힌 내용과 비슷한 취지로 해석되는 발언입니다.

이에 대해 육군은 오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치게 됐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습니다.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던 육군은 일부 언론이 녹취록의 존재를 확인하자 황급히 이를 공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육군의 이같은 행태에 대해, 성군기를 확립할 의지는커녕 논란을 축소하기 급급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