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지명부터 임명동의안 통과까지...험난했던 24일

이완구 총리, 지명부터 임명동의안 통과까지...험난했던 24일

2015.02.16. 오후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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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청와대 개각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상황에서 새 국무총리 자리에 지명됐던 이완구 후보자, 오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되던 순간부터 오늘 임명동의안 통과까지, 그간의 25일을 되돌아 보겠습니다.

먼저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이완구 후보자는 내정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총리가 되겠다며 국회 출신의 총리 내정자로서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터뷰:이완구, 국무총리 내정자]
"대통령께 직언하지 못하는 총리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 쓴 소리와 직언을 하는 총리가 되어야 한다..."

여야에서도 반기는 분위기였습니다.

계파갈등으로 시끄러웠던 여당에서는 원내대표가 총리로 내정되면서 계파갈등을 해소하는 동시에 당청간의 소통이 원활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고, 야당에서는 그동안 이완구가 여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보여줬던 파트너쉽을 높게 사며 정부와 야당 간에 소통의 창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습니다.

[인터뷰:문희상,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
"많이 소통하세요. 특히 대통령과 소통하세요. 대통령과 여당의 얘기, 국민의 얘기, 야당의 얘기, 일주일에 주례회동 두 번 이상 하세요..."

[인터뷰: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모처럼 정치인 출신 총리가 나오게 돼서 청문회 합격하면, 난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이완구 총리 후보자는 준비된 모습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각종 자료를 척척 꺼내며 즉각적으로 해명하는 모습에 자판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병역 의혹에는 50년 전 엑스레이까지 보여주며 자신있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인터뷰: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완구 후보자의 신체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X레이 필름을 공개하겠습니다. 이 부분이 악세서리 나비쿨라. 라는 뼈의 부분입니다. 이 부분이 골절된 상태에 있습니다. 이상태가 중학교 때 마라톤 참여했다가 너무 심한 통증을 느껴서 발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지속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 현재까지도 본인의 신체검사 필름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의혹을 해명하는 데도 적극적이었습니다.

특히 차남의 병역 면제 의혹에 대해 모든 판단의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면서 먼저 공개검증 의지를 밝혀 남다른 후보자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의혹은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청문회 직전까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온 의혹에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결국 자판기라는 별명은 까도 까도 의혹이 나오는 양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강남 일대에서 6번 동안 이사를 다닌 것에 대해 투기 의혹이 제기됐고, 고액의 연봉을 받는 차남이 지역가입자로 등록되어 건강보험료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기자들과 점심식사 자리에서 했던 말로 언론관이 문제가 됐는데요.

그동안 반발이 적었던 야당에서도 기류가 달라지면서 자진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급기야 청문회에서 문제의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하지만 이완구 후보자의 낙마라는 가정은 여아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여권 내에서는 3년차 국정 원동력을 잃게 된다는 부담이 있었고, 야권에서도 총리 후보자를 3연속 낙마시킨다는 부담이 있었습니다.

이완구 후보자의 인준안 처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청문회 다음날인 지난 12일, 인사위원회에서 여당의 단독 처리로 청문회 보고서가 통과되면서 본회의가 열렸지만, 야당 의원들이 불참하면서 본회의는 오늘로 연기됐는데요.

야당에서는 청문회가 진행됨에따라 급격히 악화된 충청 민심으로 지지율이 하락하자, 이를 의식했는지 의원 총회를 열어 자율 투표로 본회의에 참석할 것을 정했고 결과적으로 찬성 148표에 반대 128표로 임명동의안이 통과됐습니다.

가결 요건인 141표에서 불과 7표가 차이나는 '박빙 가결' 이었습니다.

임명동의안 통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완구 총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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