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해외 자원 개발...3조 4천억 손실

무분별한 해외 자원 개발...3조 4천억 손실

2015.04.03. 오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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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사원이 한국가스공사와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의 해외 자원개발 사업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그동안 30조 원 넘는 돈이 투입됐는데, 벌써 손실액이 3조 4천억 원에 이르렀고, 나머지 투자금도 회수가 불투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010년, 이라크 아카스 가스전 개발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공사는 지금까지 3천 5백억 원을 투자했고, 추가로 2조 9천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무장 테러단체 IS가 이 가스전을 점령하면서 사업 자체가 위태로워졌습니다.

가스공사와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은 이처럼 주먹구구식이었습니다.

2003년 이후 3개 공기업이 116개 사업에 31조 4천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확정된 손실만 3조 4천억 원에 달합니다.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34조 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데, 자금 회수마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또 단기 금융부채 위주로 투자금을 조달하다 보니, 유동성 위기도 더해져 올해 상환할 빚만 5조 2천억 원이고, 향후 5년 동안 22조 6천억 원을 갚아야 합니다.

천문학적인 부실은 자원 개발을 정권의 치적으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에서 특히 심화됐습니다.

2008년 이후 3개 공기업의 부채 비율은 2배에서 8배까지 폭증했고, 신용등급도 최대 11등급이나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감사원은 해외 자원 개발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집중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인터뷰: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
"현재와 같은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공기업의 심각한 재무 위험이 예상됐습니다. 그래서 사업 체계와 방식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해결 방안 마련이 필요했습니다."

감사원은 올해 말까지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투자 실패의 책임도 물을 방침입니다.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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