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70년...이산가족 "기약없는 만남"

분단 70년...이산가족 "기약없는 만남"

2015.08.14.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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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광복 70년을 맞는 뜻깊은 해지만 광복의 기쁨보다 분단 70년의 고통이 더 큰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산가족들인데요, 이제나저제나 만날 날만을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 남북관계가 최악의 경색국면으로 흐르면서 이산가족들의 아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임상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산가족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입니다.

해마다 광복절이 다가오면 상봉을 문의하는 가족들의 방문과 전화로 바쁘게 움직였지만,

지난해 2월 상봉 이후 만남이 중단되면서 이제는 문의마저 뜸합니다.

[정재은,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과장]
"예전에 상봉이 원활하게 이뤄졌을 때보다 사무실에 찾아오는 어르신도 적고 문의전화도 많이 줄었습니다."

6·25 전쟁 발발 직후 북한군에 끌려간 형님을 찾는 박상억 할아버지.

이제는 만남보다 생사만이라도 확인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박상억, 이산가족]
"(만난다는 것은) 하나의 상상이지 저는 다른 이산가족에게는 죄송스럽지만 전 포기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박 할아버지처럼 가족을 찾기 위해 적십자사에 등록한 이산가족은 13만 명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벌써 돌아가신 분들이 절반에 가깝습니다.

문제는 분단 상태가 계속되면서 생존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입니다.

연령대별로 보면 생존자의 81%가 70세를 넘는 고령 이산가족입니다.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팀 팀장]
"무엇보다 가족을 만나는 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 이것이 안되면 최소한 생사확인이나 서신교환 이런 것은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북측은 그러나 지난 2003년 서신교환 중단에 이어 2013년에는 생사확인마저 중단하고 우리 측의 재개 제안에 답이 없습니다.

이러는 사이 남북 관계는 서로 대화 약속도 잡지 못하고 계속 악화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당일 오전 갑자기 불허 하고,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초청한 이희호 여사는 만나지도 않았습니다.

여기에다 이달 초에는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도발까지 일으킨 상황.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남북관계가 엄혹한 것은 사실이지만 광복 70주년을 맞이해서 이산가족들의 힘든 상황들을 고려해본다면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 상봉은 조기에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광복 70년 기쁨의 이면에 있는 이산의 아픔.

생이별한 부모와 형제자매를 70년 가깝게 만나지 못하고 있는 이산가족들의 가슴에는 눈물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YTN 임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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