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日 혐한 출판 도 넘어...서점가기 무섭다"

[신율의출발새아침] "日 혐한 출판 도 넘어...서점가기 무섭다"

2015.09.11. 오전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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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5년 9월 11일(금요일)
□ 출연자 : 유재순 JP뉴스 대표

- 한국 대통령 폄훼하는 내용의 만화, 일본에서 인기리에 판매
- 혐한 서적 비판한 일본 의원, 오히려 우익 자극해 판매량 증가
- 혐한서적은 기본 20~30만권은 팔려
- ‘혐한 비즈니스’ 일본에서 15~20년전부터 자리잡아
- 술자리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 버젓이 책으로 출판
- 감정적 대응보다는 치밀한 전략 세워야

◇ 신율 앵커(이하 신율): 어제 외교부 국정감사장에는 '태권더박', '일장기 거리시위 소녀' 라는 제목의 일본 만화책이 등장했습니다. 내용을 보니 기가 막힌데요. 위안부 문제 등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은 물론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 또 전직 대통령을 폄훼하는 내용의 혐한 만화들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원혜영 의원실에 따르면 이 만화책들은 한 때 일본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인기리에 판매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잠잠하다 싶으면 또 다시 들려오는 일본의 혐한 문화. 상황이 어떤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재일언론인이신 JP뉴스의 유재순 대표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유재순 JP뉴스 대표(이하 유재순): 네, 안녕하세요.

◇ 신율: ‘태권더박’, ‘일장기 거리시위 소녀’, 이런 만화책 보셨나요?

◆ 유재순: 네, 봤죠. 그리고 일본에서도 트위터나 SNS를 통해서 굉장히 화제가 되고 있는 만화책입니다.

◇ 신율: 어떤 측면에서 화제가 되고 있죠?

◆ 유재순: 내용 면에서도 그렇고요.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이 비판을 했어요. 너무 악랄한 악질의 만화다, 혐한 분위기를 부추겨서 책을 팔려고 한다고 아리타 요시후(有田芳生)라는 민주당 참의원이 본인의 트위터에 비판을 했는데요. 오히려 그 트위터 내용이 우익 성향 일본인들의 감정을 자극해서 며칠 사이에 수만 권이 팔리는, 오히려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주는 역효과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최근까지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 신율: 이게 내용이 어떤 건가요?

◆ 유재순: ‘태권더박’은 주인공 박선일이 한국 태권도 도장을 무너트린 하오오라는 일본인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일본에 건너가는 것부터 시작하는데요. 일본에 건너온 박은 재일동포를 차별하고 핍박하는 일본인들을 태권도로 차례차례 쓰러트립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국 정치인들을 희화화 시키면서 한껏 조롱을 했는데요. 가령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오무현’이라는 이름으로 바꿔서 스모선수로 등장시킵니다. 실제로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얼굴이 그대로 나오는데요. 내용 또한 일본 선수와 싸우다가 낭떠러지로 떨어트려서 두개골이 파열되어 사망하는 것으로 그렸고요.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 일본 악당들에게 뺨을 맞는 굴욕적인 모습으로 나옵니다. 이밖에도 안중근 의사나 이봉창 의사의 이름을 태권도의 급수로 희화화 시켜 등장시키는 등, 교묘하게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 신율: ‘일장기 거리시위 소녀’는요?

◆ 유재순: 그것 역시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미 보상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돈을 더 받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중학생 주인공을 등장시켜서 매도하고 있습니다.

◇ 신율: 이게 도대체 누가 그린 건가요?

◆ 유재순: ‘태권더박’ 같은 경우 원작은 백정남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사실 가짜입니다. 일본인이 그렸는데 한국 이름처럼 했고요. 그리고 그림은 야마토 다이스케(山戸大輔)라는 일본인이 그렸습니다.

◇ 신율: 그런데 이 책들이 어느 정도 팔린 거죠?

◆ 유재순: ‘태권더박’은 현재 아마존 재팬에서 정치부분 11위고요. 전체 순위는 720위입니다. ‘일장기 거리시위 소녀’는 정치부분 9위이고 전체로는 680위인데요. 정확한 판매부수에 대해서는 아직 발표된 적이 없습니다.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만화책들 많고 이런 혐한 책들, 다른 것도 있죠?

◆ 유재순: 지금 현재 인터넷 상에서 ‘태권더박’하고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일장기 거리시위소녀와 함께 세트화 시켜서 팔리고 있는 혐한 책들이 있습니다. ‘조선 카르타’, ‘한국의 고사성어 100선’, ‘대 혐한류’ 등인데요. 이 ‘대 혐한류’라는 책은 이미 100만 부가 넘어섰습니다.

◇ 신율: 혐한이라는 것이 장사가 되기 때문에 이런 식의 왜곡된 책들이 나온다고 봐야 하나요? 아니면 이런 책들이 나오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이 고르다보니까 이런 책을 고르게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십니까?

◆ 유재순: 그런 건 아니고요. 한 10여 년 전부터 일부 주간지에서 한반도 때리기 기사를 연일 내보냈거든요. 그랬더니 5만 부에서 10만 부 정도 판매부수가 확 올랐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책을 팔기 위해서, 일본이 지금 잃어버린 20년, 30년까지 왔지만, 과거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해서 극심한 불황을 격지 않았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주간지에서도 극심한 불황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대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남북한 때리기를 했어요. 그런데 판매 부수가 급증하다보니까 한 매체에서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여러 매체, 진보적인 주간 아사히라든가, 마이니치 계열 신문이라든가, 이런 계통까지도 한국 때리기에 동참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단행본으로 이어져서 혐한류, 반한 내용의 책들이 기본 2~30만, ‘대 혐한류’ 같은 경우 100만 부가 이미 넘어선 것이죠. 기본적으로 2~30만은 나가지 않느냐? 이 출판계의 불황 속에서 2~30만이면 굉장한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혐한 비즈니스라고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굳어져 있을 정도로 혐한 비즈니스가 성황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한두 번에 그치는 게 아니고, 이미 15~6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입니다.

◇ 신율: 15~16년이면 아주 심각한 수준이네요.

◆ 유재순: 그러니까 일본의 불황과 함께 혐한류가 나왔다고 하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 신율: 그런데 15년 전부터라면 한류와 혐한이 같이 존재해왔겠네요?

◆ 유재순: 그렇습니다.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없으면, 그리고 한국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런 혐한류도 나오지 않거든요. 그런데 기본적으로 한국에 대해서 눈과 귀를 열어놓고 있으면서 관심을 두다보니까, 한국을 좋아하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것과 함께 혐한류도 따라온 거죠.

◇ 신율: 그렇군요. 그런데 이런 혐한 비즈니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혐한 분위기가 지금 도쿄의 코리아타운, 신오쿠보 지역인가요? 이런 곳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 유재순: 아주 크죠. 예를 들어서 신오쿠보나 오오쿠보, 쇼칸도리 같은 경우는 코리안 타운이라는 말이 사실 없었어요. 그랬는데 한국 식당들이 인기를 끌고, 한국 문화, 한국 음악, 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코리안 타운이 자연발생적으로 생겼거든요. 그런데 혐한류가 등장하면서, 그리고 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 증오발언) 시위가 집중적으로 일어나면서 지금 엄청나게 타격을 받고 있죠.

◇ 신율: 실제로 일본에 오래 사시면서 체감하시는 부분이 있나요?

◆ 유재순: 엄청나죠. 제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서점에 한 번씩 들르는데요. 요즘에는 서점에 들르는 게 무서울 정도로, 입구에만 가도 가슴이 두근두근 떨립니다. 오늘은 어떤 한국을 헐뜯는 책이 나왔을까? 그리고 이유가 있으면 되는데, 대부분은 이유가 없어요. 예를 들면 밤에 술자리에서 오고가는 내용들이 그대로 단행본으로 나오거든요. 안주삼아서 하는 이야기들이 사실 대부분이 침소봉대되었거나 없던 일, 그리고 그냥 안주삼아서 우스갯소리로 했던 이야기들이 진짜 그런 것처럼, 사실인 것처럼 침소봉대해서 나왔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은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과 맞닥뜨리면 어떻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할지 암담할 때가 참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서점에 가면서, 요즘은 정말 가슴이 두근두근 떨릴 정도로 혐한류 책이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 신율: 그런데 트렌드가 이렇다면 제도적으로 대응하기도 힘들고요.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 가지로 걱정인데요.

◆ 유재순: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고요. 예를 들면 조금 전에 말씀드렸던 ‘일장기 거리시위 소녀’의 경우에 아리타 참의원이 악질적인 혐한류 만화라고 트위터에 비판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오히려 한국인 편을 든다고 반감을 가진 일부 일본인들이 트위터에 아리타 의원이 친한파라고 집중적으로 비판을 했단 말이에요. 오히려 그렇게 감정적으로 부추긴 것이 베스트셀러로 만들어 준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에, 우리도 감정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치밀한 전략을 세워서 그 혐한류의 분위기와 단행본의 유도를 어떻게 하느냐? 신한류로 하는 것, 한류의 본래 의도로 돌아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을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보다는요.

◇ 신율: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유재순: 네, 고맙습니다.

◇ 신율: 지금까지 재일 언론인이시죠. 유재순 JP뉴스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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