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43년 만에 아들..."살아있어, 어머니 울지마세요"

납북 43년 만에 아들..."살아있어, 어머니 울지마세요"

2015.10.24. 오후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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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72년 오대양호 사건으로 납북됐던 정건목 씨도 이번 상봉에서 그리운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깊게 주름진 아들의 얼굴을 보며 어머니는 슬픔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김문경 기자입니다.

[기자]
1972년 서해에서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정건목 씨가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43년 만에 아들을 만난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굽니다.

[정건목, 오대양호 피랍 선원]
"아들 살아 있어…울지 마라."

흐느끼는 어머니의 볼과 등을 늙은 아들이 손으로 쓸어내립니다.

[정건목, 오대양호 피랍 선원]
"근심 걱정 없이 살고 있어…어머니 왜 자꾸 우나."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오빠를 기억하는 여동생은 살아 있어 줘 고맙다며 연신 눈물을 뿌렸습니다.

납북 당시 21살 청년이었던 정 씨는 이제 환갑을 훌쩍 넘긴 노년이 됐습니다.

[정정향, 정건목 씨 여동생]
"(오빠 납북된 게) 내가 열두 살 때네, 열두 살…."

83살 문홍심 할머니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북한 의용군에 징집된 오빠와 헤어졌습니다.

이번에 상봉 신청을 하며 만남을 기대했지만, 오빠는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났고, 그 아들 부부가 나와 문 할머니를 맞았습니다.

[리경숙, 납북자 故 문홍주 씨 며느리]
"작은 아버님 모습 보니 시아버지랑 똑같습니다."

이번 상봉을 앞두고 정부가 생사 여부를 문의한 납북자와 국군포로는 모두 50명.

그 가운데 정건목 씨만이 당사자로 상봉장에 나왔고, 한걸음에 달려온 어머니는 초로의 아들을 만나 한 많은 세월을 달랬습니다.

YTN 김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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