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1일 남북 차관급 회담...전망은?

내달 11일 남북 차관급 회담...전망은?

2015.11.28. 오후 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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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앵커]
그제 11시간에 걸친 실무접촉 끝에 남북이 8년여 만에 당국 간 회담 개최에 합의했습니다. 의제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현안 문제로 정해졌는데요. 그동안 쌓인 사안이 많아 한 번의 회담으로 과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남북 당국 실무접촉을 해서 11시간 동안 긴 접촉이 이뤄졌는데 일단 남북 차관급 회담을 열기로 합의를 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해서 먼저 평가를 어떻게 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인터뷰]
사실은 11시간 실무접촉이라는 게 굉장히 조율하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생각이 될 수도 있죠. 그런데 지난번 8. 25합의 때처럼 3박 4일도 갔는데 그때도 그렇게 간 게 북한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던 거거든요, 김정은의 의지겠죠. 이번에도 실무회담을 11시간까지 하면서 어떻게든 어떤 대화를 이어 나가려고 하는 북한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북한의 강력한 의지는 왜 나온 걸까요?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여러 가지 분위기가 김정은이 뭔가 얻고자 하는 게 있죠. 그런 얻고자 하는 게 분명히 있기 때문에.

[앵커]
그 얻고자 하는 건 뭔가요?

[인터뷰]
돈이죠. 뭔가 경제 지원을. 그러니까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줄 데는 우리밖에 없다, 결론은 그거죠.

[앵커]
그렇게 어렵게 실무접촉을 해서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의제가 이게 상당히 포괄적이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아쉬움을 표현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인터뷰]
사실은 북한이 2010년도 천안함 도발을 한 이후에 5. 24조치까지 맞물려가지고 남북관계의 많은 현안들이 얽히고 설켜서 한 번에 의제 설정을 가지고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런 걸 실무접촉에서 의제를 정하자고 들면 결국은 정작 당국간 회담은 못 하게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일단은 포괄적으로 놓고 당국간 회담이 재개가 되면 그때 논의를 심도 있게 해서 의제를 좀 더 분리하고 정리를 하고 그런 절차가 필요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단계, 단계를 밟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면 되는 걸까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일단 차관급 회담을 먼저 열어서 포괄적으로 논의를 하고 구체화되면 거기에서 좀더 급을 높여서 회담을 다시 열겠다.

[인터뷰]
그렇죠. 일단 당국간 회담을 여는 게 중요하니까. 지금 실무접촉이라는 거는 의제를 가지고 서로 기싸움을 하거나 협상을 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렇게 봅니다.

[앵커]
그런데 누가 차관급이냐, 여기에 대해서도 지금 남북 간에 이견이 있는 것 같아요. 항상 남북에서 보면 급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지 않습니까?

[인터뷰]
사실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에 2013년도에도 우리 통일부 장관하고 저쪽에 조평통 서기국 국장이죠. 서기국 국장이 차관급이라고 그랬는데 여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는 게 뭐냐하면 북한은 노동당 비서국이 실질적으로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서 컨트롤타워입니다, 모든 정책의. 우리의 대통령 비서실이 모든 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것처럼 북한은 자기들 노동당 비서국은 우리의 대통령실이다, 그렇게 보는 거죠. 대통령실이다.

그런데 노동당 비서국 안에 통일전선부가 있단 말이죠. 조평통은 통일전선부의 전위기구입니다. 그건 결국 조평통도 비서국 안에 있는 거죠. 통일전선부는 부장, 제1부부장, 부부장 이런 체제로 돼 있고요. 조평통은 서기국 체제로 되어 있습니다. 서기국장, 부국장. 이렇게 되어 있는데 서기국장이 통일전선부의 제1부부장하고 급이 같습니다. 그러면 이걸 통일전선 제1부부장은 그러면 내각의 어디에 해당되느냐. 내각의 상 그러니까 내각의 장관에 해당된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언뜻 보면 비서국이라는 조직과 우리 대통령실이라는 조직과 그 두 개와 성격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판단은 우리 정부 당국에서 하시겠지만 조금 애매한 부분은 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어차피 양측의 조직 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일단 그 회담에 나올 걸로 예측되는 북측 인사는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글쎄요, 이번에 서기국장으로 된 것 같아요. 맹경일 아마 그 사람이 될 가능성이 저는 높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보다 적극적으로 지금 회담에 응하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김양건 통일전선부 부장이 나올 수는 없는 거고요. 그 바로 밑에 보면 지금 원동연 통전부 제1부부장이 지금 거취가 애매하거든요. 숙청됐는지 안 됐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맹경일 조평통 서기국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급 문제도 그렇고요. 장소도 지금 주목받는 부분 아니겠습니까? 사실 8. 25 그 합의에 따르면 서울 아니면 평양에서 개최되는 게 맞다고 보는 시각들이 많은데 이번에 개성에서 열기로 했어요.

[인터뷰]
저는 사실 상당히 좋은 결과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서울 가고, 평양 가고 대표단이 왔다 갔다 하면 일단 여러 가지 의전 문제가 있고, 사실은 회담 자체가 형식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요. 기왕에 차관급으로 정했으니까 보다 실무적으로 남북간 현안을 토의할 수 있는 그런 장이 돼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디 한 곳이 좋은데 이게 중요한 거는 개성공단은 북측 지역에 있기는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일종의 중립지대의 성격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선 시설이 좋습니다. 시설이 좋고 또 평양과 서울이 가깝기 때문에 서로 이동거리도 가깝고요. 개성공단 남북경협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적인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판문점은 군사적인 지역이고. 그러니까 개성공단이라는 그 위치, 지역은 좋은 선정이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누가 양보하고 밀리고 이런 문제가 아니라 어쨌든 일단 개성에서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야 된다는 말씀인 거죠?

[인터뷰]
그러니까 일단 개성에서 차관급 회담을 해 보고 보다 우리가 좀더 격을 높여서 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되면 그러면 그때 서울과 평양을 왔다 갔다 하는 거죠. 과거에 1991년도에 남북기본합의서 합의할 때 남북 총리급 회담이었거든요.

총리회담에서 여러 가지 하위 분과를 놓고 회담을 했는데 그때는 서울하고 평양을 왔다 갔다 하면서 그렇게 해서 한 8차례 회의를 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도출했죠. 그러니까 이번 차관급 회담에서 또다시 의제 문제부터 여러 가지 절차문제가 논의가 되겠죠. 그러면 본격적으로 우리가 남북관계 개선을 크게 확대해서 해 보자, 그러면 결국 격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거겠죠. 그러면 그때 가서 평양과 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하는 것도 맞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이렇게 긍정적인 신호로만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이번에 보면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이 항상 그동안 보면 남북대화에 어떤 걸림돌로 작용해 온 적이 많았거든요.

[인터뷰]
사실은 북한 김정은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게 관광사업입니다. 최근에 보셨지 않습니까? 평양에 비행기투어 같은 거. 그다음에 순안공항에 청사도 새로 짓고 그다음에 마식령스키장, 원산 명사십리, 이런 동해안에 관광벨트를 쭉 구축하고 있어요.

사실 어떻게 보면 김정은 입장에서 보면 가장 체제에 위협이 덜 되는 돈벌이사업이 관광인 거죠. 이게 김정은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인데 사실은 남한을 제쳐놓고 바깥에다가 관광객을 모으려고 하니까 잘 안 모아지는 거예요. 그러니까 금강산관광을 일단 재개를 하고 그러면 우리 한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가지 않습니까? 그러면 세계에서 북한의 관광에 대해서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거든요.

또 남한 관광객을 마식령스키장 원산, 칠보산 이렇게 동해안관광벨트로 끌고 갈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금강산관광에 목을 걸고있는 겁니다, 사실은. 그런데 이게 5. 24조치하고 어떻게 관련을 짓느냐 하는 거는 우리 정부의 몫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우리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해야 될까요?

[인터뷰]
글쎄요, 그런데 북한이 저렇게 목을 매고 있고, 사실은 남북관계 개선을 하기 위해서 다른 어떤 옵션이 없습니다, 지금. 개선을 한다고 하면 결국 금강산관광 재개라는 카드를 우리도 수용을 하면서 다른 반대급부를 얻어내는 어떤 그런 협상이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라든지 이런 것과 이렇게 이른바 말하는 그런 빅딜이라든지 이런 게 가능할까요?

[인터뷰]
이번에 언론을 보면 이번 회담 실무접촉에서 여러 가지 논의 중이어서 북한은 5. 24조치에 대해서 일체 언급을 안 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도 5. 24조치가 남한이 풀어주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죠. 그러니까 절대 안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는 아마 이산가족 정례화 문제를 강하게 강조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이 두 의제가 아마 처음 의제로 등장해서 서로 협상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첫 테이블에 앉았을 때 의제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가 될 것이다.

[인터뷰]
그렇죠. 북한이 일단 5. 24조치 해제 언급을 일체 안 해 버리면 다른 의제로 넘어가지 않겠죠.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북한의 움직임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대화를 하려고 하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습니다마는 그동안에 끊임없이 나왔던 게 북한 도발 가능성 아니겠습니까? 미사일 발사 가능성도 제기가 됐었고 또 핵과 관련해서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런 보도들도 저희들이 많이 보도를 해 드렸는데요. 북한의 도발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사실은 지난10월 10일 당창건 기념일 직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예고를 했었죠. 여러 차례 예고를 했습니다. 그런데 당창건 기념 열병식 행사가 끝나고 나서 일체 언급을 안 하고 있고 또 북한의 핵실험이나 이런 데 대한 작업 이런 움직임이 전혀 없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은 여전히 있는데요.

[인터뷰]
그거는 조금 다른 측면입니다. 그러니까 이거는 미사일 발사는 인공위성이라고 해 가지고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는 걸 얘기했고요. 지금 동해상에서 항행금지를 해 놓은 거는 북한이 최근에 120km로 가는 단거리 KN계열의 미사일부터 시작해서 350km 가는 스커드미사일, 노동미사일 오래된 미사일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 개량작업을 계속해 왔어요. 그래서 과거보다 훨씬 더 정확도가 높아졌는데 지금 아마 북한이 훈련 차원에서 또 아니면 자기들이 개량작업을 한 중거리미사일 한 300km, 500km 가는 그런 미사일들을 아마 실험을 할 필요가 있다. 아마 그렇게 느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 조금 대외적인 위협이나 핵실험이나 이런 거하고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핵실험이라든지 이런 무리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시는 거군요?

[인터뷰]
네, 그게 바로 지난번 당창건 기념 열병식에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류윈산이 북한에 가면서 아마 모종의 협의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는 걸 가장 싫어하거든요. 왜냐하면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서 동북아가 불안정해지고 또 미국이 북한 핵을 빌미로 해서 자꾸 한미동맹을 강화시켜나가는 게 사실 중국으로서는 부담스럽거든요.

이제 그런 부분에서 중국이 북한 핵문제를 어떻게든 자제를 시키고 싶은데 이번에 가서 어떤 이런저런 핵실험을 중단하고 그리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라. 그러면 여러 가지 네가 원하는 걸 해 주겠다. 아마 이런 식의 딜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요. 왜냐하면 류윈산이 다녀간 다음에 미사일 얘기가 쏙 들어갔으니까. 그래서 당분간은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더 중요한 거는 그러면서 바로 내년 5월에 7차 당대회를 여는데 35년 만에 여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 당대회를 열려면 또 여러 가지 경제지원도 필요하고 우호적인 국제환경도 필요하고 그렇게 봐서 아마 핵실험을 안 하기로 결정을 하면서 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한 것 같아요. 이 두 개가 연관이 있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앵커]
그러면 노동당대회가 열리는 5월까지는 적어도 북한의 긴장감 유발이라든지 이런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보면 되는 건가요?

[인터뷰]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데 단 한 가지 문제는 뭐냐하면 북한이 일단 말이에요. 당대회를 열게 되면 과거에 80년까지 열었는데 그때 장기경제발전계획을 제시를 합니다. 김정은도 자기 할아버지를 닮아가지 않습니까. 자기 할아버지가 한 것처럼 인민들을 위해서 뭔가 인민 경제발전 단기계획 비전을 제시할 거라고요. 제시하게 되면 뭔가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우리에게 남북 당국간 회담을 통해서 최대한 경제 지원을 얻어내려고 무척 노력을 할 거다. 그런 면에서는 남북관계가 조금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문제는 남북협상이 항상 그렇게 순탄하게 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틀어지게 되면 많죠. 그동안에 남북관계를 가장 가로막았던 게, 북한의 주장 때문에, 그게 전단지문제, 최고존엄 훼손이라는 문제가 있고요.

또 한 가지는 2월 말에 시작되는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이 있고요. 지금 김정은 체제 들어서고 나서 키리졸브훈련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반응을 했어요, 북한이. 그래서 이번 키리졸브훈련도 북한이 태도를 바꿀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봅니다.

[앵커]
여전히 남북관계에서는 변수들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이군요.

[인터뷰]
많이 남아 있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함께 말씀 나누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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