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잇따른 대화 제의...속내는?

北, 잇따른 대화 제의...속내는?

2016.05.22. 오후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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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 /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

[앵커]
북한 당국이 어제 군사 당국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 접촉을 제의하는 통지문을 보내 왔습니다. 노동당 제7차 대회가 끝난 뒤 이틀 연속 대화 공세에 나서고 있는 모습인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주환 YTN 정치안보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북한이 이렇게 이틀 연속으로 대화 공세를 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봐야 될까요?

[기자]
사실 정확히 보면 이틀이 아닙니다. 지난 7일이죠. 북한 당대회 때 김정은이 사업총화보고에서 북남 사이에 군사당국회담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대북 확성기 문제, 군사분계선 제거 문제 등을 논의하자라고 했는데 이때부터 지난 16일이었죠. 조선중앙통신이 1차 관련 내용을 보도를 하고 잇따라 노동신문. 지금까지 우리 통일부에 확인된 것만 해도 벌써 8차례인데 이 현상을 보면 처음에는 내용이 좀 불분명했다, 하자, 신문 사설형식으로 가다가 그다음에 어제죠.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남담당 비서 명의로 했고 바로 오후 들어서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명의의 군사회담을 하자. 이게 조금 에스컬레이팅되는 현상을 보입니다.
그래서 명확히 보면 이틀간에 산발적으로 대화 재개를 촉구한 것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렇게 여러 차례에 걸쳐서 점점 강도를 세게 하는 거죠. 좀더 적극적으로 대화를 제의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우리정부의 입장은 어떻게 나오고 있나요?

[기자]
일단은 우리 정부는 조건이 있죠. 비핵화를 먼저 하라. 그런데 북한은 비핵화 얘기는 싹 빼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북한으로서는 비핵화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본인들이 세계 비핵화에 노력하겠다는 거죠. 세계 비핵화라는 건 강대국들이 핵을 없애면 우리도 없앤다. 이건 불가능한 얘기이고. 그런데 북한 당국자들이 이렇게 나서는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김정은의 교시입니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교시는 북한 사회주의 헌법보다 우선합니다. 무조건 이행해야 됩니다. 그래서 북한 관계자들은 이 분에 대한 어떤 성과를 얻어야 됩니다.

두 번째는 정세적 상황이 바뀌었다 이렇게 판단할 수 있겠죠. 그 근거 중에 하나가 지난 4월에 중거리 미사일인 무수단 미사일을 잇단 3번의 실험이 실패했어요. 이 무수단 미사일을 계속 시험했던 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대화에 참여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건데 이것이 실패했다는 건 미국이 어떤 미동도 안 보이니까 이 방향을 남쪽으로 바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고요.

또 하나는 지금 대북제재가 굉장히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인들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하겠죠. 그래서 우리를 상대로 계속 집요하게 앞으로도 계속 이런 대남공세를 할 개연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대북제재 관련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그동안 대북 제재를 대하던 입장과는 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더라고요. 이전에는 끄떡없다는 입장이 아니었냐는 얘기도 있던데요.

[기자]
그렇죠. 어제 대남통지문을 보낸 걸 보십시오. 우리가 개성공단을 폐쇄하니까 우리가 동해, 서해 라인에 군사통신선이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그걸 일방 폐쇄를 했어요. 그리고 우리는 끝까지 싸우겠다. 철옹성이라는 표현도 썼었는데 그런데 그것을 일방적으로 우리는 그 라인을 통해서 대남통지문을 보내왔습니다. 이것이 본인들의 조급성이 있다는 걸 방증하는 것 같고요. 또 하나 지금 우리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과거에 거듭 이야기했는데 대북제재 구도가 북한 대 국제사회입니다.

지금 스위스, 러시아 이렇게 우리가 포위 작전으로 해서 북한을 둘러쌌다고 볼 수 있죠. 그 와중에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본인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게 시간이 지나니까 굉장히 압박 요인이 굉장히 컸고 그래서 이 균열을 깨야 되는 포인트로 우리 정부를 잡았고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로 해서 집요하게 나올 가능성이 있죠. 그런데 다음 달에 6. 15 공동, 10년 전에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6. 15공동선언이 합의됐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 6.15 공동선언 남측위원회가 다음 달 선양에서 북측 위원회하고 만나겠다고 해요. 우리 정부는 불허하고 있고요. 8월에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한미군사훈련이 재개가 됩니다. 해마다 하는 건데 상시적으로 이맘때가 남북관계의 어떤 대화의 터닝포인트로 했는데 북한은 이런 부분은 다 빼고 굉장히 좋은 말, 평화, 대화, 이 말이 긍정적인 용어이지 않습니까? 이 부분을 앞장세워서 집요하게 계속할 개연성이 크죠.

[앵커]
지금 얘기를 쭉 들어보면 우리 정부, 남한쪽에 얘기를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노림수가 있고 또 궁극적인 대상은 국제사회가 아니겠느냐 이렇게 이해가 되거든요. 그런데 동시에 또 우리 정부의 확성기 방송 있지 않습니까? 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게 하려는 노림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기자]
작년에 목함지뢰 사건 때 북한의 황병서나 그전에 과거에 군사회담을 할 때 보면 대북확성기를 하지 말아달라고 이것이 실질적으로 군 당국자들 얘기로는 북한 병사들, 북한군으로 근무하다가 탈북했던 인사들에게는 굉장히 심리적 영향이 크답니다. 그런데 우리가 3월에 했을 때는 아직 초겨울이 남아 있기 때문에 수목이 우거지지 않았겠죠. 지금 사실 신록이 우거지는 지금부터 여름이 휴전선에 있는 북한군 병사들이 개별적으로 어떤 탈북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시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집중적으로 대북 확성기방송을 하고 있는 것은 중동부 전선. 북한군 5군단 지역입니다. 북한군 5군단 지역은 북한군 내부에서도 보급이 가장 열악합니다.
그런데 거기 있는 병사들의 심리적 취약도가 있었겠죠. 북한 당국으로서는 사전에 이런 것을 막아보자라는 자기들 입장에서는 고육지책으로 실무회담을 해서 이런 부분을 논의해 보자.

그래서 북한이 이번 실무회담 제의를 보면 이미 5월 초는 지나갔죠. 5월, 6월초까지 해서 실무회담을 하는데 의제와 장소를 남측이 편한 대로 정하라, 이렇게까지 나오는 거죠. 이것만 보면 굉장히 좋은 의도인데 사실은 뒤에 지금 앞서 설명드린 큰 전략적인 의도는 감춰놓고 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런 도발 패턴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응대를 사실 안 하는 거죠.

[앵커]
지금 도발 패턴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는데 정부는 지금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약에 계속 응하지 않는다면, 거부한다면 또 도발카드를 내놓을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있거든요.

[기자]
그렇죠. 과거 2010년 신년사에서 대남관계를 개선하겠다고 굉장히 호의적으로 나왔어요. 호의적으로 나왔는데 3월 25일에 뭐가 있었습니까? 천안함 폭침사건이 있었죠? 그 해 11월 초에 남북 이산가족 찾기, 이산가족 면회를 하자고, 상봉행사를 하자고 갑작스럽게 본인들이 제안을 했어요. 그때 우리 일부 여론이 그쪽으로 동조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보름 뒤에 연평도 포격도발이 있었습니다. 2012년도에 같은 패턴을 보였어요. 그랬는데 2013년이죠. 4월에 핵실험을 했어요, 3차 핵실험을 했고. 이런 게 늘 한 사이클을 보면 늘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그래서 이걸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중전략이다 이런 표현을 쓰거든요. 이런 식으로 하면서 겉으로는 계속 대화를 하자. 그런데 사실 앞서 설명드렸듯이 말이 긍정적으로, 대화하자는 게 나쁜의미는 아니지 않습니까? 이것만 딱 거두절미, 이거만 반복적으로 하면 일부 여론이 동요할 수 있겠죠. 이제 이른바 남남갈등 요인이 되는 거죠. 이것을 노릴 수 있는 개연성이 크죠.

[앵커]
아무래도 정부에서도 앞으로 상황을 잘 지켜보면서 대응을 잘 해야 될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권력 서열 얘기를 해 봤으면 해요. 변화가 생긴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강석주 국제담당비서가 식도암으로 사망했다는 얘기가 전달이 됐습니다. 이전에 지난해였죠. 김양건 대남비서가 사망을 했거든요. 이렇게 되면 대외 협상 라인이 바뀌는 것 아니냐 이렇게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 바뀌었죠, 이미. 리수용 외무상이 노동당 서열 9위. 정무국 부위원장, 과거식으로 국제 담당 강석주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거고. 리수용이 맡았던 자리는 리용호라는 사람이 맡았는데 이 두 사람을 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리수용이라는 사람은 스위스에서 30년 이상을 살았던 사람인데 지금 김정은과 과거 10대 때 스위스에서 6년간 유학할 때 다 모든 것을 후견인처럼 해서 모든 걸 돌봤던 그런 관계가 있고요.

리용호라는 사람은 영어를 굉장히 잘한다고 합니다. 영어를 잘하는데 이것이 이 사람이 유연한 인물이라는 게 아니라 2012년도에 북미간에 2.29합의라는 걸 한 적이 있습니다. 장거리미사일이나 우라늄 농축활동을 안 하면 경제 활동을 지원하겠다. 그때 협상 당사자가 리용호입니다. 북측의 리용호인데 그것이 그 해 4월에 북한이 광명성 3호 ICBM 발사를 하면서 깨졌죠. 그런데 굉장히 말을 능수능란하게 잘하는데 뒤로는 평양 당국의 지도를 굉장히 받는다.

다시 정리하면 김양건, 강석주. 김계관은 퇴진한 걸로 보이는데 이런 과거에 그래도 국제관계를 아는 사람들이 했기 때문에 협상의 유연성이 없고 오직 김정은 일변도를 따를 개연성이 크다. 그래서 국제관계는 오히려 더 악화될 개연성이 크다 그 바로미터가 7월이 되겠습니다. 7월에 라오스에서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RF가 열리는데 아마 리용호가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전망들이 나오거든요. 그럴 때 보면 어떤 태도를 보일지 그걸 가늠할 수 있겠죠.

[앵커]
지금 리수용 같은 경우에는 이번에 사망한 강석주 국제담당비서의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고 말씀을 하셨고. 국제담당 비서 자리에 있을 때 강석주가 한 역할이 미국과의 대화를 많이 주도했던 거죠. 앞으로 북한과 미국 간의 대화, 어떻게 진행이 될지 변화 상황을 지켜봐야겠죠.

[기자]
북미간의 대화가 지난달에 일부 언론에 클래퍼라는 미 국가정보국장이 한반도를 서울을 몰래 다녀갔다는 얘기도 있어요. 클래퍼라는 사람이 과거에 평양에도 갔던 사람인데 그 무렵 시점을 잘 보면 중국이 핵동결과 평화회담을 병행 추진하자, 이런 부분이 있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만약에 우리가 지금 이런 단점이 있죠. 대화를 북한이 계속 연속선상으로 했는데 그걸 삼아서 우리가 안 한다라고 하면 추가 도발을 할 개연성이 있고요.

5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죠. 5차 핵실험을 만약에 하게 된다면 그건 미국이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비확산 부분을 상대로 해서 북미간 직접 대화를 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죠. 이렇게 되면 북한이 전통적인 통미봉남의 구도가 짜여집니다. 이것 또한 우리가 굉장히 경계해야 될 구도인데 이럴 개연성이 없지 않아 있고요. 그 근거 중에 하나가 워싱턴에서 북한 전문가라고 하는 학자들이 미국의 입장에서 비확산 문제를 이야기해야 된다라는 게 사실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중국 일부 학자들도 하고 있고요. 우리는 비핵화가 급하지 비확산은 급한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비확산이라는 것은 북한의 핵을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거든요. 인정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굉장히 당사자인 우리로서는 이런 국제관계 변화무쌍한 구도 또한 경계해야 되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 변화하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변화하는 북한 정세 잘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주환 YTN 정치안보 전문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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