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 태영호 본인이 감시자, 빈틈 잘 알았을 것”

“탈북 태영호 본인이 감시자, 빈틈 잘 알았을 것”

2016.08.18. 오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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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태영호 본인이 감시자, 빈틈 잘 알았을 것”

- 태영호 신상털기 계속되면 신변 보호 어려워
- 태영호 본인이 감시자, 빈틈 잘 알았을 것
- 97년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 망명도 아들 때문
- 美 분석, 태영호 생활고에 통치자금 마련 부담으로 탈북
- 北 해외 노동자 월급 인상할 것
- 北고위 관료 감시 감독 강해지고 사기는 죽고... 김정은 불운한 나날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18일 (목요일)
■ 대담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세종연구소 홍현익 박사 연결해서 태영호 북한 공사 망명 관련 내용 좀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하 홍현익)>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태영호 북한 공사와 가족,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는 상태인 거죠?

◆ 홍현익> 네, 통일부가 어제 확인했습니다. 한국에 들어왔고 언제 들어왔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추정컨대 지난달 중순 영국 대사관을 이탈한 것이 확실하고요. 아마도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까지 들어 와있지 않았을까 추정되고 있습니다. 가족과 같이 온 것이죠. 부인과 아들 둘, 딸도 하나 있다는 보도도 있는데 딸이 왔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 최영일> 본명이 태영호, 맞는 건가요?

◆ 홍현익> 네, 통일부에서 태영호가 본명이라고 확인했기에 태영호라고 불러주는 것이 예의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통일부는 지금 아무래도 이 사람이 고위급이기에 97년 장승길 이집트 북한 대사가 미국으로 망명한 이후 최고위층입니다. 한국으로 넘어온 외교관 중에는 최고위층이라고 보면 되고요. 그래서 이 사람에 대한 신상 털기 같은 것이 너무 계속되면 상당히 신변 보호하거나 한국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이런 문제도 사실 있습니다. 어쨌든 의미가 너무 크기에 북한 체제가 이것으로 엘리트층부터 분열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거죠.

◇ 최영일> 국민들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데요. 탈북 경로나 입국 경로, 시점, 가족 관련 내용은 외교적 마찰이나 신변 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죠. 추측해 보면 어떻습니까?

◆ 홍현익> 지난달 중순에 태 공사의 큰아들은 26살이고 대학교에서 공중보건으로 무슨 학위인지는 모르지만, 학위도 받고 26살이고요. 둘째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명문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여기를 들어가 컴퓨터나 수학을 공부하려고 한 굉장히 머리가 좋은 모양입니다. 좋은 학교고요. 그 아들과 SNS를 늘상 하는 친구가 있는데 매일 SNS를 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끊어졌다, 그 얘기는 아들이 사라진 거죠. 아마 가족이 다 사라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봐서 지난달 중순쯤 아마도 우리 정부나 영국의 MI6이라든지 그런 곳의 도움을 얻어서, 중국의 보도는 바로 한국으로 오지 않았을까, 이런 얘기도 있는데요.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외교관이 한 명 탈북했는데요. 그 사람의 경우를 보면 외교관 여권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 여권을 사용해서 공항으로 가서 바로 북한과 아무 관련 없는 이름 모를, 가능한 유행하지 않은 항공사 비행기를 타고 제3국으로 가서 또 다른 비행기를 타고 또 다른 비행기를 타서 거기서 망명 신청을 했다. 이런 것을 보면 태영호 공사도 혹시 그럴 수 있는데 그 과정은 나중에 밝혀지겠죠.

◇ 최영일> 서방 세계의 외교관으로 나가 있기는 했지만, 가족들과 다 같이 움직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북한의 감시 체제, 감시하는 눈이 없었을까요?

◆ 홍현익> 감시하는 눈은 많죠. 대사도 감시하고 국가안전보위부 요원도 나가있을 것이고 이중 삼중으로 상호 감시하게 하고 그리고 공항에서도 외교관 신분이면 바로 연락이 되고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태영호 사람 자체가 이데올로기나 대외관계 담당이었기에 이 사람이 감시자 그 자체였다는 거죠. 그러니까 자기가 감시를 했기에 어디가 빈틈인지 잘 알고 감시자가 탈출하는데 누가 막겠습니까. 그러니까 오히려 가장 신복인 사람이 오히려 탈북을 해서, 탈북은 쉬웠을 가능성이 있고요. 그러나 김정은이나 최고 지도부가 느끼는 참담함이나 당혹감은 크겠죠. 진짜 믿어서 웬만하면 가족들 중 일부는 평양에 남겨놓는데 태 공사 같은 경우는 아들 둘을 모두 영국에서 공부를 시키고 같이 살게 해줄 만큼 믿었는데 작년에는 또 김정은의 형 김정철이 에릭 클랩턴 공연에 같이 에스코트까지 했잖아요. 그만큼 믿었던 사람인데 이 사람이 탈북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이죠. 탈북을 해도 다른 나라도 아니라 한국으로 왔기에 아마 북한의 김정은은 며칠 밤 못 자지 않았을까 예상합니다.

◇ 최영일> 허를 찔렸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잠깐 언급해주셨지만 어떤 인물인지 이야기가 분분합니다. 그동안 핵심적으로 어떤 일을 맡아왔던 인물인가요?

◆ 홍현익> 그간 고등학교 졸업 후 아버지가 빨치산의 김일성과 같이 유격대원이었고 그래서 대장출신이라는 얘기도 있는데 확인은 안 되었습니다. 우리 정부도 확인을 안 해주고 있고요. 그런데 고등학교 졸업 후 빨치산 자손들과 베이징 고등학교 때 유학을 가서 영어와 중국어를 배웠고 귀국해서 국제관계대학을 나온 다음 덴마크의 언어요원으로, 김정일 통역 요원으로 덴마크에 갔다가 덴마크 대사관이 폐쇄되니까 스웨덴에 가서 근무하다가 다시 외교부로 들어와서 유럽 과장을 하다가 그리고 영국에 10년 근무했는데요. 보통 한 나라에 10년씩 이렇게 두지 않고 3년 두고 다른 곳으로 돌리는데 굉장히 신임이 두터웠던지 10년이나 있었고요. 지금은 부대사격으로 선전, 선동, 대외 관계를 담당하는 공사를 맡고 있었습니다.

◇ 최영일> 망명 이유와 관련해서 자녀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알려지는데요. 이전 탈북 사례들과는 다른 특징 아닌가요?

◆ 홍현익> 그러나 아주 유사한 사례가 아까 말씀드렸던 1997년 19년 전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 대사가 망명을 했는데요. 장승길은 아들 때문에 망명했다고 여겨집니다. 아들이 이집트에서 좋은 학교를 다녔는데 아들을 굉장히 사랑한 모양입니다. 아들이 한국의 총영사였던 러시아 대사에 있었던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한국에 가면 혹시 마음대로 공부할 수 있나, 이렇게 물었던 겁니다. 잘 달래서 망명을 했어요. 혼자 한국으로 와버렸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북한 당국에서 당시 김정일이죠. 김정일이 장승길 대사를 소환해야 하는데 소환하지 않고 놔뒀습니다. 그 이유는 장승길의 부인이 유명한 인민 배우 출신인데 김정일이 그 배우들을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그래서 그냥 놔뒀더니 일 년 뒤에 아들이 보고 싶어서 탈출했는데, 귀임 시간이 되어서 북한으로 가지 않고 이집트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갔습니다. 미국으로 가서 지금 살고 있죠. 그러니까 아들 때문에, 만약 아들 영향이 컸다면 상당히 비슷한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영일> 한편으로 일종의 생계형 탈북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보니까 영국에서의 생활이 그리 넉넉했던 것 같지는 않고요. 통치 자금 때문에 상당한 압박도 있었다, 어떨까요?

◆ 홍현익> 놀란 것은 보도들을 보며 2년 전 태 공사 스스로 이야기하기를 자신의 월급이 우리 돈으로 173만 원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사실 173만 원이면 영국의 물가는 서울보다 훨씬 더 비싸거든요. 그러면 공사라고 하면 대사관의 2인자인데요. 20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어떻게 살았을까. 자기가 평양에 있는 친구들은 수영장이나 사우나 같은 궁전에 살 줄 알지만 사실 침실 두 개에 비좁은 부엌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 태 공사 스스로 이야기 한 건데요. 북한의 외교관들이 불법적인 방식을 포함한 창의적인 방식으로 현금을 마련해 먹고 살라, 이런 압박을 받았다는 겁니다. 영국이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라서 인권에 대해 북한 외교관들을 압박하죠, 금년 핵실험 하고 나서 UN제재가 더 심해지고 북한 외교관들 활동을 감시하는데 평양 본국에서는 통치 자금을 더 많이 보내라고 하니까 어떻게 자기 살기도 어려운데 통치 자금을 불법적으로 마련하려고 하니까 너무나 부담이 커서 망명했다. 이것이 주로 미국 측에서 나오는 많은 주요 언론의 분석입니다.

◇ 최영일> 북한에는 어떤 타격이 있을까요? 이 사태로요?

◆ 홍현익> 김정은은 다시 재점검 할 수밖에 없죠. 자기가 가장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 찍히고 종업원들 집단 탈북도 마찬가지 경우인데 다 어느 정도 특권층 자식들이거든요. 그렇기에 지금 검열조를 전 세계 파견해서 다 검열하고 있고 특히 이런 효과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해외 노동자들 월급을 80~90% 착취해갔는데 조금은 더 주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요. 왜냐면 도망을 가니까요. 조금 더 주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그 대신에 핸드폰과 같은 것은 못 쓰게 하고 검열하려고 수시로 검열조 파견하고, 이런 식으로 가겠지만 이게 대외 북한 외교관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북한이 뭔가 해외에서 사업하려는 것이 접게 될 수도 있는, 그만큼 위축되는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서로 불신이 깊어지니 북한의 고위 관료들 사이에도 상당히 어떤 충성심에 대한 감시 감독은 강해지는데 사기는 죽기에 김정은은 굉장히 불운한 나날을 보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최영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현익>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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