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치유재단 "대부분 위안부 할머니 1억 받으면 한(恨) 푼다고"

화해치유재단 "대부분 위안부 할머니 1억 받으면 한(恨) 푼다고"

2016.08.25. 오후 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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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치유재단 “대부분 위안부 할머니 1억 받으면 한(恨) 푼다고”

-위안부 합의,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인데 그 누군가가 나
-역사적 소명감과 사회에 기여한다는 마음
-일본군과 정부 관여했다는 사실 인정한 것
-10억 엔, 배상금 아닌 상처 치유금
-일, 전 세계 향해 사과와 반성 표명
-10억 엔으로 상처 치유해서 명예와 존엄 회복하라는 뜻
-내가 만난 할머니들 위안부였다는 사실 숨기고 마음 졸이고 살아
-작은 목소리 귀 기울였더니 대부분 합의 찬성, 보상금 받겠데
-생존 위안부 40명 중 78%인 29명 찬성
-10억 엔 이상 받는 것 정말 힘들어, 25년 줄다리기 한 것
-소녀상 철거 관계없이 10억 엔 올 것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25일 (목요일)
■ 대담 :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지난해 12월,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합의하면서 설립하기로 했던 화해 치유 재단이 최근 공식 출범했었습니다. 일본 정부가 재단 출연금 10억 엔 출연을 집행하기로 확정 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데요, 한편 소녀상 철거 문제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 이사장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하 김태현)>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재단 출범일에 캡사이신 공격도 받으셨는데, 그 때 많이 놀라셨죠?

◆ 김태현> 네, 그렇습니다.

◇ 최영일> 괜히 이 일 맡았나, 이런 후회는 안 들던가요?

◆ 김태현>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살기에, 자기 의사를 때로는 격렬하게, 때로는 폭력적으로 드러내는 분들도 있기에 그런 분 중 한 분이라고 생각했고, 이 일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 25년간 끌어온 일이거든요. 그래서 그 합의를 누군가 해야 할 일이었기에 그 누군가가 저였지만 역사적인 소명감, 전공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에 좀 더 사회에 기여할, 실천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최영일> 그래서 8월 초·중순 경, 한일 간 회담이 있었고 10억 엔을 일본 정부가 지급하기로 확정한 거죠?

◆ 김태현> 네, 맞습니다.

◇ 최영일> 그런데 계속 논란이 되는 부분은, 10억 엔의 성격이 뭐냐, 이것인데요.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김태현> 돈이 나오게 된 배경이, 어쨌든 25년간 일본이 인정하지 않았던 부분, 즉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또 일본 정부가 관여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래서 사과와 반성을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치유 보상금을 10억 엔 내겠다고 나온 겁니다.

◇ 최영일> 배상금이라고 보면 될까요?

◆ 김태현> 배상금이라고 딱히 볼 수가 없는 것이 합의문 속에 ‘배상금’이라는 명칭은 안 나옵니다. 그러나 그런 흐름, 일본 정부가 인정하고 일본 재정에서 나왔다는 것은 배상금의 성격은 있지만 우리가 굳이 말한다면 상처를 치유하라는 것이었거든요. 상처 치유금, 또는 사과 위로금, 사과 보상금, 이런 식으로는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명칭이 딱히 정해서 안 들어가 있습니다.

◇ 최영일> 그런데 오늘 위안부 할머니분들 중 이옥선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정부를 믿고 살아왔는데 너무 서운하고 분하다. 일본 정부가 공식 사죄하고 인정하는 법적 배상금 아니므로 받지 않겠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사장님 어떻게 보셨어요?

◆ 김태현> 일본이 인정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사실 아닌 거죠. 일본이 전 세계를 향해 표명했거든요. 말씀드린 것처럼 일본이 관여해서 그러한 만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사과한다, 반성한다, 이런 말을 확실히 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의해 정부의 책임 이행으로써, 책임 조치로써 10억 엔을 내겠다고 하는 것은 그 속에는 일본 정부가 책임도 인정한 것이고 그야 말로 상처를 치유해서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라는 뜻이 다 담겨 있는 겁니다. 사과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미흡하죠. 저희가 보기에도 아베 총리가 더 깊은 사과, 할머니들은 내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런 부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충분한 사과라고 느껴지지 않지만 사과는 사과인 겁니다.

◇ 최영일> 그렇다면 미흡하다는 점, 더 깊이 사과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일본은 정부 차원 공식 사과를 한 것이라고 보시는 거죠?

◆ 김태현> 그렇습니다.

◇ 최영일> 당시 일본군이 위안부를 운영했다는 것도 인정했다고 보시는 거고요?

◆ 김태현> 네, 그렇습니다.

◇ 최영일> 다만 10억 엔의 성격이 법적 배상금, 이렇게 규정하기에 어려움이 남는다는 말씀이시죠?

◆ 김태현> 명칭이 딱 그렇게 되어있지 않아서 그런 겁니다.

◇ 최영일> 그렇다면 위안부 할머니들 이제 많이 남아 계시지는 않는데요. 지난번 재단 설립 직전에도 한 분 한 분 만나서 의견 경청하셨지 않습니까? 대체로 할머니분들 의견은 어떻게 듣고 계시는가요?

◆ 김태현> 저도 처음에 그분들을 다 뵙기 전에 내가 위안부였다, 내가 이런 고초와 분노, 치욕을 가지고 있다고 큰 목소리, 할머님들의 목소리를 들었기에, 그 목소리가 굉장히 컸어요. 실제로 제가 만나본 분들은 위안부였다는 것을 다 숨기고, 자녀가 있으면 딱 한 자녀에게만 말하고 쉬쉬하면서 마음 졸이며 자녀들에게 위안부였다는 것, 그 짐을 지게 한 것에 대해서 너무너무 미안해하면서 숨죽이고 사는 다수를 제가 만났습니다. 그 다수의 할머니들은 ‘이제는 늙었다, 우리가 25년간 계속 사과하고 반성하라고 했는데 이제 이 정도 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받아들인다, 보상금이 나오면 나는 우리 자녀에게 위안부 어머니를 뒀다는 것에 대해 큰 짐을 지게 했는데 그 짐을 덜어줄 수 있기에 이제 한을 푼다.’라고 하면서 재단 설립에 찬성하시고, 배상금이 많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위안부라고 고백하고 나와서 큰 목소리는 정말 소수고 숨어서 숨죽이며 들킬까봐, 어떤 할머니는 노인 복지관에 다니시고 굉장히 활발하십니다. 그런데도 저에게 ‘나 노인 복지관에서 내가 위안부인거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그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숨죽이고 사시는 분들은 밖에 나와서 큰소리 안 칩니다. 그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더니 대부분이 합의에 찬성하고 보상금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 최영일> 그러면 대부분은 이 의견을 수용하고 일부가 소수가 반대한다는 입장이신데, 찬성하시는 분들은 몇 분 정도가 되는 건가요?

◆ 김태현> 78%가 찬성하고 있습니다.

◇ 최영일> 찬성 의견이 78%. 그러면 몇 분 되시나요?

◆ 김태현> 29명이고요. 제가 못 만난 분이 계십니다. 그분들을 빼고 말씀드리는 거죠. 그리고 정말 반대하시는 분들은 정말 작습니다. 그리고 제가 못 만난 분이 9명 계십니다. 단체에서 모시고 계신 분들이 계세요. 그분들이 대부분 큰 목소리로 반대하시는 분인데요. 하나는 정대협, 세 명이 계신데요. 한 분은 입원, 두 분만 계십니다. 그 세 분은 못 뵀고요. 그리고 나눔의 집에 계시는 분 중 제가 찾아갔을 때 딸네 집으로 외출해서 못 뵀던 분이 계십니다. 그래서 나눔의 집에 갔을 때 3명을 못 뵀습니다. 그 세 분과 중국에 계시는 두 분, 그런데 한 분이 돌아가셨어요. 그래도 그 유족을 뵈어야 하거든요. 왜냐면 합의 이후에 돌아가셨기에, 그런데 중국에 못 가서 그 분과 또 다른 한 분하고. 합해서 9명을 못 뵀습니다.

◇ 최영일> 단체에 계신 아홉 분 정도를 못 뵀고, 지금 29명, 78% 정도 찬성 입장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정대협과도 확인을 해봐야겠고요. 그리고 남아있는 문제가 지금 현금 지원 하는 거죠?

◆ 김태현> 네, 그렇습니다. 상처 치유금이 되겠죠.

◇ 최영일> 그러면 우리 돈으로 111억 원 정도 되는데,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과 상처에 비하면 지원 액수가 너무 적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 김태현>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할머니들도 그것을 이렇게 이해하십니다. ‘일본이 어떤 나라인데, 그 이상 절대 안 줘. 다시 25년 전으로 돌아가 배상금 더 달라고 해도 10억 엔 이상 주지 않을 거다. 이 정도에서 이것을 받아들일 거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듣고 10억 엔 이상 받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25년간 걸쳐서 줄다리기한 겁니다.

◇ 최영일> 작지만 최선이다.

◆ 김태현> 차선인거죠.

◇ 최영일> 차선이다. 또 한 가지 민감한 문제는, 과연 10억 엔이 소녀상 철거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냐, 이 대목인데요.

◆ 김태현> 절대 아닙니다. 왜냐면 이 10억 엔을 결정하기 전에도 계속 외부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분명히 소녀상 철거하기 전에는 10억 엔 안 내놓을 것이다.’ 그때 제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다. 절대 정부가 관여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분명히 선을 그었고. 그 소녀상과 상관없이 10억 엔이 올 것이고, 그 10억 엔이 소녀상 철거 때문에 못 오면 저는 이사장직 사퇴하겠다고 말을 했습니다.

◇ 최영일> 그 인터뷰도 제가 봤습니다. 계속 걱정이 되는 부분은, 일본에서 제8차 한·중·일외교장관회의가 개최되었잖아요. 기시다 일본 외무상이 '소녀상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요구했다.' 이런 발언을 계속하니 우리 쪽에서 혹시나, 하는 건데요. 일본 측의 책임 있는 관료의 발언, 이런 보도, 언행, 어떻게 봐야 하는 겁니까?

◆ 김태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느 사회든 일본도 그렇겠죠. 항상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싸우고 갈등을 일으키다가 한 흐름으로 가잖아요. 그런데 분명히 일본에서도 소녀상 철거 전에는 10억 엔 주지 마라, 주기로 했으니 소녀상 철거 요구하자는 목소리, 소수가 있을 겁니다. 어느 사회나 똑같습니다. 그 목소리에 귀를 안 기울이면 안 되니 할 수 없이 전달 한 겁니다. 우리도 언제나 반대 목소리가 있고 전달하지 않습니까? 언제나 다수가 있고 소수가 있으면 격렬하게 반대하는 소수도 있는데 그 소수의 목소리도 전달해야 하는 것이 정부에서 해야 할 일이기에 전달했다, 이렇게까지만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최영일> 오늘 중요한 말씀이 지금 마흔 분이 생존해 계신 것으로 전해지고 있잖아요. 아까 말씀하신 못 만나 뵀던 아홉 분은 무응답으로 하고, 이분들이 대체로 단체에서 계신 분들이기도 하고요. 반대 입장을 내시는 분들이기도 하죠. 그 외에 위안부였다는 사실을 차마 이야기하고 있지 못한 다수 스물아홉 분, 78% 정도는 치유금을 수령하는 것에 합의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거죠. 그렇게 이해하고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태현>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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