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자 심각한 명예훼손"

정대협 "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자 심각한 명예훼손"

2016.08.26. 오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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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협 “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자 심각한 명예훼손”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돈 요구하는 것 아닌데, 돈 문제로 호도
- 사죄란 무엇에 대해 어떻게 사죄냐가 중요
- 97년 日 가토 관방장관 ‘군 개입했지만 강제성 없다’는 때로 돌아 간 것
- ‘불가역적 해결’, ‘UN 문제 제기 중지’, ‘소녀상 철거’ 등 거론하면 안 돼
- 화해치유재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심각한 명예훼손
- 정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또 다른 폭력
- 10억 엔 받고 위안부 문제 종결짓겠다는 정부 범죄 행위
- 10억 엔, 향후 우리 사회 큰 갈등과 상처 남길 것
- 한일 위안부 협상, 국회에서 철저히 따져 진상규명해야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26일 (금요일)
■ 대담 :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어제 화해치유재단 김태현 이사장 연결해서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로 한 10억 엔의 성격, 소녀상 문제에 대한 입장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상임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이하 윤미향)> 네, 안녕하세요.

◇ 최영일> "10억 엔 받는 것은 피해자 할머니들을 팔아넘기는 것과 같다.” 정대협에서 강하게 말씀하셨어요. 어떤 점이 그렇다는 겁니까?

◆ 윤미향> 저희가 한 말이 아니고요. 김복동 할머니께서 이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저도 이것이 궁금해서 할머니께 여쭤보아야겠다고 생각은 했는데요. 아마 할머니께서 이렇게 하신 이유는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것이 돈이 아닌데 계속 이 문제를 돈 문제로 왜곡하고 호도해가고 있잖아요. 이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 같고요. 저항이. 다른 하나는 계속 일본 측에서 피해자들이 법적 배상을 요구하는 운동이 90년대 초부터 진행되었을 때, 일본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냐면, 지금도 그렇죠, 강제가 아니다, 강제로 끌려간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스스로 돈을 벌기 위해 갔다, 이런 얘기를 해왔잖아요. 그것에 대한 명예 훼손 감정을 피해자들은 깊이 가지고 계세요. 그런 말들 하나하나가. 우리가 강제로 끌려갔다는 것은 일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고 거기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데 강제로 가지 않았다는 것은 스스로 본인이 돈을 벌기 위해 그 일에 나섰다는 그런 의미가 성립되기에 늘 할머니들은 그 부분에 대해 울분을 토하셨어요. 그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법적인 배상이 아니고 그냥 10억 엔을 받는 것은 결국 우리들을 일본 우익의 말처럼 그렇게 팔아넘기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제가 이해를 합니다. 이 말씀은 할머니의 감정이 더 중요하니까요. 그 정도 제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최영일>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으로 정정하겠고요. 저도 오늘 그 기사를 봤는데요. 굉장히 많이 화가 나셨더군요. 지금 주신 말씀에 연결해서 저희가 어제 화해치유재단의 김태현 이사장 인터뷰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일본이 공식 사죄를 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지금 말씀하신 대로 정부와 일본군이 관여해서 위안부 관련 일들이 벌어진 것이고 이에 대해 일본 정부 차원의 공식 사죄를 받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게 좀 다른 겁니까?

◆ 윤미향> 사실 다르죠. 사죄라는 것은 무엇에 대해 사죄했느냐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툭 쳐놓고 미안합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과 더군다나 내가 툭 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툭 쳤는데 내가 길 옆에 있어서 툭 치게 만드는데 관여했다는 것도 성질이 다르죠. 문제의 본질은 일본 정부와 국가가 저지른 범죄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피해자들은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일본 정부에게 요구했던 것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일본군과 국가가 정책으로 집행해서 군 시설로 위안소를 만들어서 관리하고 운영한 범죄였다는 것을 인정해라, 더군다나 그것은 강제였다는 것, 강제적인 상황에 놓여서 우리는 성노예였다는 것을 인정해라,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합의 내용 속에는 그 중요한 핵심들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그런 입장에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한다고 일본 정부가 얘기를 했기에 결국 ‘일본의 국가의 책임, 법적인 책임은 없다고 하는 것에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 이건 말이 되지 않죠. 더군다나 사과라는 것은 이번 합의가 사과라고 하는데 결국은 92년 7월 6일 일본 가토 관방장관은 어떤 이야기를 했냐면, ‘군이 개입했다. 그러나 강제성은 없었다.’라고 발언을 합니다. 그때로 돌아간 겁니다. 그 이후에 고노 관방장관 담화에서도 위안소 시설을 일본군이 짓는 등 이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좀 더 진보를 하죠. 하지만 이번 합의는 그보다 더 시간을 거꾸로 돌아가 92년 7월 6일 군 관여, 강제성 부정, 이거입니다. 그런데 진일보했다, 사과를 했다, 이것을 피해자들이 어떻게, 지난 15년, 20년이 그냥 상실되고 마는 거죠. 사라지고 마는 거죠. 왜 20년 동안 피해자들이 길거리에서 법적인 배상을 해야 한다, 이건 범죄였다고 외쳤는지, 의미가 없어지는 거죠. 지금 그렇게 받아들인다면.

◇ 최영일> 어제 들은 이야기에는 ‘상대적으로 미흡할 순 있지만 미흡하더라도 사과는 사과다.’ 재단 측 입장은 그랬는데요.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 사실 인정이 없다.

◆ 윤미향> 그렇죠.

◇ 최영일> 거기서부터 진정성의 문제,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씀이시네요.

◆ 윤미향> 그리고 만약에 완전한 해결이 아니라고 관련자들이 특히 재단 관련 김태현 이사장님이나 정부 측에서 생각한다면,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라든가, 다시는 UN에서 제기하지 않겠다든가, 소녀상을 철거하겠다든가, 이런 내용이 들어가면 안 되죠. 해결이 완전한 해결이 아니고 사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계속 사과를 충분하게 할 수 있도록. 지금도 독일의 경우 우리가 뉴스로 보고 있잖아요? 할아버지가 되었는데도 나치에 협력했다는 것 때문에 처벌대에 서고. 그런 모습을 보면 후세대들이 그런 죄를 지으면 안 되겠구나, 본보기가 되고 교육이 되잖아요. 그런데 완전한 해결이 아니라고 하면서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해결이다, 다시는 UN에서 제기하지 않겠다, 실제로 지금 그게 일어나고 있죠. 일본 정부가 UN에서 계속해서 이것은 성노예도 아니고 강제도 아니다, 피해자들을 강제로 끌고 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는 그것을 지키기 위해 침묵하고 있잖아요.

◇ 최영일> 대표님, 중요한 문제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어제 확인한 것이, 김태현 이사장이 직접 생존해 계신 40명 가운데 29명을 만나봤더니 화해ㆍ치유재단 설립에 찬성하고 돈도 받겠다고 했다는 겁니다. 1억 원이면 부족한 분도 있고 많은 분도 있지만 “1억 원이면 한을 풀겠다고 한 할머니들이 생각보다 많으셨다.”, 이런 얘기도 했고요. 결국, 78%는 재단 합의금에 찬성이다, 이렇게 말씀을 했어요. 맞습니까?

◆ 윤미향> 참 안타까운데요. 저희는 숫자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가슴 아프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40명 중 29명을 만났다. 그랬더니 찬성했다, 1억 원이면 한을 풀겠다. 할머니들이 그동안 하셨던 말씀은 돈을 얼마 주기 때문에 한을 풀린다고는 하지 않으셨어요. ‘저 사람들이 진정으로 뉘우치는 것을 보면 한을 풀겠다.’, ‘저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내가 죽기 전에 한 마디라도 듣는다면 내가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풀고 죽을 수 있겠는데.’ 그러고 돌아가신 분들이 230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지금 만났더니 1억 원이면 한을 풀겠다고 하더라, 이건 정말 할머니에 대한 명예 훼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할머니들, 저희는 한 번도 듣지 못했어요. 이건 정말 저는 이게 정말일까, 오히려 되묻고 싶어요. 더군다나 할머니들 상황이 지금 안 좋습니다. 가슴이 아플 정도로 많이 안 좋아요. 건강도 안 좋고, 노인성 질환 등으로 고통을 겪고 계시고요. 그런데 매주 수요일 수요 시위에 딱 두 분이 앉아 계세요. 그건 무엇을 의미하냐면, 건강하신 할머니들이 이제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희가 정기적으로 할머님들 방문하고 할머님들 상황도 살피고 있는데 29명이 찬성을 했다, 글쎄 정말 그럴까, 지금 현재 할머니들 상황을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걱정도 듭니다.

◇ 최영일> 정대협과 나눔의 집에서는 정부, 언론, 시민단체 모두 공개적으로 할머니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자, 이런 입장이시죠?

◆ 윤미향> 저희의 경우 사실 이미 합의 끝나자마자 거리에 나서서 본인의 목소리를 이야기하고 계시는 분이 있고요. 그리고 이미 영상으로도 만들어서 할머니들이 그동안 말씀하셨던 것들을, 무엇을 진짜 원하셨는지, 그런 것을 다 이미 공개했어요. 저희가 지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29명을 만났더니 찬성했다는 것도 사실은 현실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저희들은 정부가 그렇게 했다고 해서 또다시 할머니들을 만나 찬성했어요, 반대했어요, 이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의 자유 의지라고 생각하고요. 설사 받는 분이 있을지라도 저는 우리 한국 사회가 그랬으면 좋겠어요, 설사 받는 분들이 있고 또 할머니들은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그런 건강 상태가 못 되어서 가족분들이 받는다고 할지라도 그건 그분들의 결정이죠. 단, 처음부터 끝까지 할머니들이 지금 일본 정부에게 무슨 소리를 했는가, 무엇을 요구했는가, 이것을 무시하고 명분 없는 10억 엔을 받아서 이 문제를 종결짓겠다고 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 이것은 또 다른 미래 세대에 대해서도 명백히 책임을 져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하고요. 또 우리는 10년 후, 20년 후면, 그것은 해결이 아니었다, 우리 후세대는 지금과 같은 그런 목소리를 내게 될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일 없어야 했죠.

◇ 최영일> 결국 다수결로 결정할 문제도 아니고요. 정부는 여론몰이하는 입장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문제는 또 하나 돈의 성격인데요. 배상금은 아니다, 이건 재단과 일본에도 언급한 바가 없는 얘기인데요. 치유금이다, 상처 치유금, 사과 위로금, 사과 보상금, 이런 표현을 쓰고 있어요. 어떻게 봐야 합니까?

◆ 윤미향> 한국 정부도 이게 정당하지 않은 돈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거죠. 재단 분들도. 처음에 김태현 이사장은 치유금이라고 얘기를 해서 한국 외교부가 갑자기 긴장하죠. 왜냐면 그동안 한국 정부는 그것을 배상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혹은 배상금이라고 계속 언론에 이야기를 했으니까요. 그런데 재단 이사장이 치유금이라고 하잖아요? 나중에 외교부가 뭐라고 하니까 재단 이사장님이 배상금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바꿔요. 이번에 이 합의 과정에서는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배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것도 굉장히 긴장하고 경계하고 있거든요. 이 10억 엔 자체는 앞으로 큰 갈등과 상처를 남기게 될 겁니다. 우리 사회에.

◇ 최영일> 이미 그 시작이 된 것 같습니다. 한 가지만 더 여쭤볼게요. 정부가 이 문제를 왜 이렇게 속전속결, 의견 수렴을 하지 않고 매듭지으려 한다고 보십니까?

◆ 윤미향> 그렇죠. 왜 그러는지는 정부가 대답을 해야 한다고 보는데요. 그 뒤에는 뭐가 있는지. 왜 이렇게 속전속결로 하게 되었는지. 국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조약도 아니고 외교부 장관의 사인도 없는 이런 형편없는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종결지으려고 했는지 저는 앞으로 국회에서도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역사에서도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최영일>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윤미향> 네, 감사합니다.

◇ 최영일> 지금까지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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