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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신년 인사회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겁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졌고, 박 대통령은 평소 모습과는 달리 비교적 자유롭게 진행된 질의 응답에도 응했다고 하는데요,
어제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청와대 출입기자 연결해 뒷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우선 어제 신년 인사회가 어떻게 열리게 됐는지 궁금한데요.
출입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건가요?
[기자]
오전 9시 7분쯤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문자 공지가 하나 왔습니다.
낮 12시 반에 한광옥 비서실장이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떡국 오찬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자들은 당연히 비서실장 주재 오찬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더구나 박 대통령이 관저 칩거를 이어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의 신년 인사회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럼 신년 인사회가 열린다는 사실도 갑자기 공지된 건가요?
[기자]
비서실장과의 오찬이 낮 12시 반부터 시작됐는데요.
인원이 많아서 저를 포함한 일부는 45분쯤 배식을 받아 막 먹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홍보수석이 전화를 받으면서 식당 밖으로 급하게 나갔습니다.
수석들이 급하게 전화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대통령과 통화할 때라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5분쯤 뒤에 식사 도중 홍보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박 대통령이 출입 기자들에게 새해 인사라도 좀 하고 싶어한다면서 신년 인사회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때가 오후 1시가 좀 안 된 시각이었고, 1시 반까지 이동을 해야 해서 밥 먹던 숟가락 내려놓고 급하게 기사 처리를 한 뒤 청와대 내부로 이동했습니다.
[앵커]
인사회 장소가 상춘재라는 곳이었죠?
공개된 적이 거의 없는 곳인데, 어떤 장소입니까?
[기자]
춘추관과 같은 공간에 홍보관이라고 있습니다.
일반 관람객들이 청와대 내부를 구경할 때 거치는 장소인데, 저희도 어제 이 홍보관을 통해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면 한옥 건물인 상춘재가 나옵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상춘실이라는 건물을 지난 1977년에 허물고 그 자리에 다시 지은 목조 건물인데요.
외빈을 맞을 때 사용하는 장소로, 박 대통령이 본관에 출근할 때 늘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곳입니다.
[앵커]
특별히 상춘재에서 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특별한 배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에게 상춘재는 조금 특별한 장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추억을 쌓은 곳이라고 하는데요.
어제 박 대통령은 인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상춘재 앞마당에서 15분 정도 상춘재에 대한 추억을 얘기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기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상춘재에서 오찬을 종종 했다거나, 앞 마당에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면서 그 나무에 줄을 매달아 그네를 타다가 나무가 상한다며 아버지한테 혼난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추억이 깃든 장소는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고 말했는데요.
박 대통령이 상춘재라는 장소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최근 정국 흐름에 대한 심경을 내비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 발언 내용은 앞서 리포트로 전해드렸고요.
신년 인사회라는 형식을 택한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부터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식적으로 담화나 기자회견을 자청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건데요.
다만 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서 새해 첫날 출입 기자들에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신년 인사회라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장소 이야기도 잠깐 했지만, 상춘재라는 곳도 직무정지 상태에서 본관이나 춘추관보다는 덜 부담스러운 장소로 꼽힙니다.
[앵커]
그런데 형식만 신년 인사회이지, 내용은 사실상 기자회견 아니었나요?
[기자]
잘 보셨습니다.
출입기자단도 어제 신년 인사회를 사실상 기자 간담회나 기자회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시간도 앞마당에서 나눈 대화까지 포함하면 1시간 가까이 됐고, 내용도 어떤 회견 때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되짚어 보면,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청와대 경내에서 이런 행사를 가진 게 처음입니다.
더구나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모든 질문을 받은 것도 처음입니다.
물론 그동안 신년 기자회견이나 순방 때 기자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기는 했었죠.
하지만 그때마다 자유로운 질의응답의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출입기자들 중에는 박 대통령이 신년 인사라는 형식을 통해 기자회견의 내용을 취하면서 본격적인 탄핵 심판 변론과 특검 조사에 대응해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참모진도 국민의 목소리를 준엄하게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앞으로 철저하게 준비해 변론의 기회 만큼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듯 어제 일부 참모는 앞으로 이런 기회를 종종 갖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 출입기자 연결해 어제 갑작스럽게 열린 박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뒷이야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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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년 인사회는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겁니다.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이뤄졌고, 박 대통령은 평소 모습과는 달리 비교적 자유롭게 진행된 질의 응답에도 응했다고 하는데요,
어제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던 청와대 출입기자 연결해 뒷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우선 어제 신년 인사회가 어떻게 열리게 됐는지 궁금한데요.
출입기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건가요?
[기자]
오전 9시 7분쯤 청와대 대변인실에서 문자 공지가 하나 왔습니다.
낮 12시 반에 한광옥 비서실장이 기자실이 있는 춘추관 식당에서 출입기자들과 떡국 오찬을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자들은 당연히 비서실장 주재 오찬 기사를 준비하고 있었고, 더구나 박 대통령이 관저 칩거를 이어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 대통령과의 신년 인사회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그럼 신년 인사회가 열린다는 사실도 갑자기 공지된 건가요?
[기자]
비서실장과의 오찬이 낮 12시 반부터 시작됐는데요.
인원이 많아서 저를 포함한 일부는 45분쯤 배식을 받아 막 먹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홍보수석이 전화를 받으면서 식당 밖으로 급하게 나갔습니다.
수석들이 급하게 전화를 받는 경우는 대부분 대통령과 통화할 때라서 무슨 일이 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 5분쯤 뒤에 식사 도중 홍보수석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박 대통령이 출입 기자들에게 새해 인사라도 좀 하고 싶어한다면서 신년 인사회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때가 오후 1시가 좀 안 된 시각이었고, 1시 반까지 이동을 해야 해서 밥 먹던 숟가락 내려놓고 급하게 기사 처리를 한 뒤 청와대 내부로 이동했습니다.
[앵커]
인사회 장소가 상춘재라는 곳이었죠?
공개된 적이 거의 없는 곳인데, 어떤 장소입니까?
[기자]
춘추관과 같은 공간에 홍보관이라고 있습니다.
일반 관람객들이 청와대 내부를 구경할 때 거치는 장소인데, 저희도 어제 이 홍보관을 통해 걸어서 이동했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10분 정도 걷다 보면 한옥 건물인 상춘재가 나옵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상춘실이라는 건물을 지난 1977년에 허물고 그 자리에 다시 지은 목조 건물인데요.
외빈을 맞을 때 사용하는 장소로, 박 대통령이 본관에 출근할 때 늘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는 곳입니다.
[앵커]
특별히 상춘재에서 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특별한 배경까지는 아니더라도 박 대통령에게 상춘재는 조금 특별한 장소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박 대통령이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추억을 쌓은 곳이라고 하는데요.
어제 박 대통령은 인사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상춘재 앞마당에서 15분 정도 상춘재에 대한 추억을 얘기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는 기자들이 그리 많지 않아 상춘재에서 오찬을 종종 했다거나, 앞 마당에 오래된 나무 한 그루를 가리키면서 그 나무에 줄을 매달아 그네를 타다가 나무가 상한다며 아버지한테 혼난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추억이 깃든 장소는 말을 하지는 못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정화시켜 준다고 말했는데요.
박 대통령이 상춘재라는 장소에서 이런 말을 하면서 최근 정국 흐름에 대한 심경을 내비친 것 아닌가 하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박 대통령 발언 내용은 앞서 리포트로 전해드렸고요.
신년 인사회라는 형식을 택한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기자]
아시는 것처럼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부터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공식적으로 담화나 기자회견을 자청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인 건데요.
다만 아직 대통령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서 새해 첫날 출입 기자들에게 인사 정도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차원에서 신년 인사회라는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장소 이야기도 잠깐 했지만, 상춘재라는 곳도 직무정지 상태에서 본관이나 춘추관보다는 덜 부담스러운 장소로 꼽힙니다.
[앵커]
그런데 형식만 신년 인사회이지, 내용은 사실상 기자회견 아니었나요?
[기자]
잘 보셨습니다.
출입기자단도 어제 신년 인사회를 사실상 기자 간담회나 기자회견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시간도 앞마당에서 나눈 대화까지 포함하면 1시간 가까이 됐고, 내용도 어떤 회견 때보다 많았기 때문입니다.
되짚어 보면,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청와대 경내에서 이런 행사를 가진 게 처음입니다.
더구나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모든 질문을 받은 것도 처음입니다.
물론 그동안 신년 기자회견이나 순방 때 기자들을 만나는 기회가 있기는 했었죠.
하지만 그때마다 자유로운 질의응답의 기회가 없었던 게 사실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출입기자들 중에는 박 대통령이 신년 인사라는 형식을 통해 기자회견의 내용을 취하면서 본격적인 탄핵 심판 변론과 특검 조사에 대응해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청와대 참모진도 국민의 목소리를 준엄하게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앞으로 철저하게 준비해 변론의 기회 만큼은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듯 어제 일부 참모는 앞으로 이런 기회를 종종 갖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지금까지 청와대 출입기자 연결해 어제 갑작스럽게 열린 박 대통령의 신년 인사회 뒷이야기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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