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가는' 자유한국당...'갈 길 먼' 바른정당

'산으로 가는' 자유한국당...'갈 길 먼' 바른정당

2017.05.20.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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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선 패배로 보수 정치권이 위기에 몰렸지만, 자유한국당은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전열 정비가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20석 소수 정당인 바른정당은 '자강론'을 들고 나왔지만, 앞으로 갈 길이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집권 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자리가 바뀐 자유한국당.

진지한 반성과 쇄신의 논의는 뒤로하고 사실상 당권을 놓고 내홍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방아쇠는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당겼습니다.

잠재적 당권 주자로 꼽히는 홍 전 지사는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당내 주축인 친박계를 겨냥해 포문을 열었고, 이후로도 SNS를 통해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홍준표 / 前 경남도지사 (지난 12일) : 강력한 제1야당을 구축해서 견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당권 갖고 싸울 생각 추호도 없습니다. 친박은 좀 빠져줬으면 합니다.]

탄핵과 대선 정국을 거치면서 한동안 정치활동을 자제해온 친박계는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홍 후보가 당의 통합을 오히려 해치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유기준 /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7일) : 정치지도자는 품격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그에 맞는 행동도 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홍준표 전 지사는) 외국에 있으면서 자기 성찰의 시간을 좀 가지고….]

여기에 홍 전 지사와 친박계를 중심으로 대선 패배에 따른 당 쇄신의 시작으로 정우택 비상 지도 체제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집안싸움은 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정우택 /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지난 17일) : 제가 임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원내대표가 잘못해서 이번 선거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전례 없는 5당 체제에서 20명의 의원으로 간신히 교섭단체 자리를 유지하며 캐스팅 보트 역할을 노리는 바른정당.

설악 결의를 통해 다른 당과의 통합 없는 자강론을 확인하며 다음 달 새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김세연 / 바른정당 사무총장 :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만을 바라보며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개혁 보수의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일단 당내 영향력이 큰 김무성 고문과 유승민 전 후보가 전면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3선 의원들이 세대교체를 이끌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외부 인사 영입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지지층과 지역 기반이 확실하지 않은 것은 한계입니다.

두 정당이 하루빨리 당을 수습해 전열을 재정비하고,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 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강력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조성호[cho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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