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토크] 김상조 임명 강행 "야당 설득해봤자 소용없어" vs "文 인사 첫 단추 실패"

[정치토크] 김상조 임명 강행 "야당 설득해봤자 소용없어" vs "文 인사 첫 단추 실패"

2017.06.13. 오후 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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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토크] 김상조 임명 강행 "야당 설득해봤자 소용없어" vs "文 인사 첫 단추 실패"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6월 13일 (화요일)
■ 대담 :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 노동일 경희대학교 교수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각기 다른 시각으로 우리 정치를 바라보는 전문가 두 분을 모시고 대한민국 정치 이슈를 다각적으로 짚어보는 시간, 뉴스 정면승부 ‘정치 길게 토커바웃’ 시간입니다.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정연정 교수, 경희대학교 노동일 교수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이하 정연정): 네, 안녕하십니까?

◆ 노동일 경희대학교 교수(이하 노동일):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첫 번째는 아무래도 인사청문회 이야기로 가야 할 것 같은데요. 그에 앞서 간단하게 추경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노동일 교수님, 추경 어떻게 보셨습니까?

◆ 노동일> 내용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반대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근본적으로는 과연 그렇게 국민 세금을 거둬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게 바람직한가, 그 부분에서 분명히 좀 부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의견이 충분히 있고요.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설명했다시피 상황이 워낙 엄중하고 청년들이 정말 갈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응급 처방으로, 더더군다나 본예산 들어가는 게 아니고 추경을 통해서 해보는 것이니까, 실험적으로 해보고. 과연 그것이 청년 실업률에 효과가 있는지, 한 번 좀 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그 자체, 말씀드린 대로 여러 가지 의견이 있고요. 저도 이견이 있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기에는 뭔가 너무 상황이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싶어서요.

◇ 곽수종> 체감 청년 실업률이 30% 정도 되고요. 통계청 통계가 10%를 넘어서고 있으니까요. 정연정 교수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오늘 임명한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정연정> 글쎄요. 예측대로, 국회의 표결이나 통과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강행을 결국 했네요.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일성이 2017년은 새로운 대한민국 시작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개혁에 대한 하나의 예고이기도 하고요. 다른 정치와 국정 운영 스타일을 국민들이 많이 기대했을 거예요. 그런데 어쨌든 야당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문제도 사실 정무위에서 보고서 채택이 못 된 거잖아요. 협의가 불발된 거죠. 그렇다면 국회와 야당과 협치하겠다고 하는 대통령의 새로운 통치 스타일, 이것은 일단 첫 번째 시험대는 통과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강행이라는 데자뷔죠, 다른 정권에서 동일하게 있는 것들이 다시 반복되는 건데요. 여기에서 끝났다고 보긴 어렵지만, 문 대통령이 말한 협치의 시그널은, 첫 단추는 끼워지지 못했다, 인사 과정에서.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 자체로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입장에서는. 앞으로 국회에 협조를 구해야 할 일, 국정감사도 있죠, 예산 문제도 있죠. 사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국회에 사실 협조를 구해야 할 일이 많거든요. 국회에서 사실 인정하지 않았던, 이것이 문제가 될 겁니다. 계속 꼬리표로 달고 다닐 거고요. 실제로 개혁 드라이브하는데 상당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거든요. 이런 부분을 감안했다면, 제 생각에는 한 템포 정도 늦추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는 거죠. 대통령이 직접 설득도 하고. 어제 시정연설 하는데 그런 얘기를 안 하셨어요.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차후의 문제. 강행은 할 수 있으나 일하기 좋게 만들어주는 환경에는 대통령께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그래서 험로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거죠.

◇ 곽수종> 참 악순환인 건데요. 여당이 야당일 때는 발목을 잡고, 또 야당이 여당일 때는 또 발목을 잡고.

◆ 정연정> 유행하는 네 가지 단어가 있습니다. 내로남불.

◆ 노동일> 그런 것들은 정치 세계에 어디에나 있는 것 같아요. 잘 아시겠지만, 우리가 늘 정치할 때 미국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까. 모델처럼 얘기하는데요. 미국에서도 필리버스터 룰을 가지고 늘 싸우죠. 여당이 되고 나면 도대체 공직자 하나, 법관 하나 임명할 수 없다. 몇백 일 걸리기도 하고요. 필리버스터 룰 때문에 그렇지 않습니까. 상원에서. 여당이 되면 이것 바꾸자. 필리버스터를 중지시킬 5분의 3이 너무 높다, 과반으로 바꾸자. 일반 정족수처럼. 그렇게 여당은 주장합니다. 공화당이 여당이 될 때도, 민주당이 여당이 될 때도. 그 반대는 절대 반대합니다. 이건 상원의 심장과 같다, 상징이다. 반대가 되면 다시 또 바뀝니다. 여태 해결이 안 났습니다. 그것을 보면 정치가 꼭 우리만 이러한 상황인 건 아닌 것 같은데요. 저는 좀 참 아쉬워요. 뭔가 우리가 그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었잖아요. 누구를 지지하든 안 지지하든 정치에 엄청난 난리법석을 겪고 나서, 고통을 겪고 나서 뭔가 새로워지는 정치를 봤으면 좋겠는데, 과거에서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문법. 야당은 여당의 국무위원 임명에서 뭔가 몇 명을 낙마시켜야 야당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라고 해서 어쨌든 반대하고, 무조건. 여당은,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똑같이 그랬으면서 야당 시절에,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협조 안 한다고 해서. 정치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이 모습을 보면, 정말 그 호된 시련을 겪고도 이렇게도 깨달음이 없을까, 정치하는 사람들이.

◆ 정연정> 그런데 저는 교수님 말씀에 200% 공감도 하지만, 빼놓고 계신 게 있어요. 대통령 얘기는 왜 안 하시나요. 국회는 늘상.

◆ 노동일> 대통령을 포함해서 한 얘기입니다.

◆ 정연정>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제가 상기시켜드리고 싶은 것 중 하나가 무엇이냐면. 한때 탄핵 정국 거치면서 개헌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요. 개헌에 대한 요구가 있었을 때 당시 후보자였던 문 대통령께서 유명한 워딩을 하셨죠. 구조를 바꾸는 것보다는 이른바 의지를 갖고 있는,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 새로운 리더십이 먼저 나와야 한다. 이런 발언을 하셨어요. 그것을 시쳇말로 개헌에 대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문 대통령이 그 당시 받았거든요. 그 얘기는, 이른바 선한 의지를 갖고, 개혁 의지를 갖고 있는, 이른바 탄핵 정국으로부터 경험했던 그런 리더십이 아니라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서 공공성을 실현하고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고, 이럴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있기 때문에 구조 변경을 급하게 갈 필요가 있겠는가. 본인은 그런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거든요. 그게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갖고 있던 초심이었어요. 그러나 지금 여전히 똑같다는 거죠. 대통령도 강행해야 한다, 초기 인사는 강행해야 한다는 거거든요. 기 싸움에 밀리면 안 된다는 거죠. 야당도 말씀하신 것처럼 기 싸움에 밀리면 안 되니 몇 명은 낙마시켜야 한다는 거고요. 대통령 그 기 싸움을 같이 하고 있어요. 그 기 싸움으로부터 초월해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거나 새로운 길로 들어서는 그러한 리더십이 아니라, 또 함몰되는 리더십이 되어버리는 거죠. 아직 완전히 끝난 건 아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그런 것을 시도할 거라고 희망을 갖고 계신 분도 많이 있지만, 첫 단추가 이런 모습인 거예요. 우린 여전히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 되어서 제가 잠깐 말씀드린 겁니다.

◆ 노동일> 제가 아까 네 시 경에 방송을 하고 왔는데요. 오늘 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뉴스에 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조금 더 기다렸다가 야당에 조금 더 낮은 자세를 취하고 조금 더 설득하는 모습을 취하면, 여론이 훨씬 더 문재인 대통령 편이 될 것이고, 그래도 소용은 없을 것이다. 아무리 그렇게 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효과는 없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결코 선의를 선의로 받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이 조금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1분쯤 후에 앵커가 제게 속보 왔다고 얘기하는 것이, 지금 임명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물론 어디서부터 누가 잘못이라고 따지긴 참 어려워요. 이 문제는 제가 보기엔 명백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왜냐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이런 분들 과거에 비하면 정말 낫습니다, 솔직하게 얘기해서. 과거에 비하면 나은 분들이고요. 하자나 흠이, 엄청난 흠결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나 이 문제가 이렇게 꼬이게 됐냐면, 문 대통령 공약 후보 시절에 공약으로 그런 분들은 원천 배제하겠다고 강조했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원천 배제하겠다고 강조했던, 그것을 굉장히 강력하게, 공약집 맨 앞에도 나온 부분이기 때문에. 빌미가 된 거거든요. 거기서부터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런데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살짝 반성문을 쓰기도 했죠. 우리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 심하게 했다. 그런데 공개적으로 얘기하고, 우리가 한번 씩 다 공수 교대 해보지 않았나, 이렇게 해서는 나라가 운영이 안 되니 같이 해결책을 만들어보자고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풀어갔어야 하는 거죠. 그렇게 했으면 야당에서도 더 이상 그렇게 어깃장을 놓을 명분이 없었을 거예요.

◇ 곽수종> 8230번 님, “예외를 둘 거면 처음부터 원칙을 얘기하지 말았으면 안 좋았을까요.”

◆ 정연정> 그 얘기를 지금 교수님이 하시는 건데요. 저는 생각 드는 것 중 하나는, 야당이 사실 마치 무조건 반대한다고 보긴 어려운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이분들은 과거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흠결이 덜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건 단정할 수 없는 거죠. 이번 청문회 과정에서 혐의가 있었거나 의혹이 있었던 것이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후보자들은 다 모르쇠로 일관한 것 아니겠어요. 자료 제출도 충분히 안 한 거예요. 김상조 후보도 마찬가지이고, 강경화 후보자도 마찬가지이거든요. 국회에서 청문회 기간이라는 건 일정 기간 정해졌고, 국회 청문회가 조사나 수사기관도 아니고요. 후보자가 나와서 모릅니다, 우리 남편이 그랬습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답변하면, 사실 어떤 것도 팩트로 검증된 건 없어요. 그런 상황에서 의혹을 갖고 계속 가는 거거든요. 김상조 위원장의 경우엔 여러 직위의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여러 직위의 속성이라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문재인 대통령께서 5대 비리 배제 원칙에서 상당히 중요한 거죠, 공정한 심판을 보는 자리가 있어요. 정책 능력이 필요로 한 분도 있지만, 공공기관장 중에는 심판을 봐야 하는 위치에 있는, 감사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정원장. 말하자면 상당히 기관장의 도덕적 소질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 있거든요. 그것이 있어야만 심판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아직까지 풀려지지 않은 김상조 위원장에 대한 의혹들이 계속 꼬리표처럼 쫓아다닐 거예요. 그럼 김상조 위원장은 어떻게 심판을 볼까요, 이런 거죠. 그 개혁을 하겠다는 의지와는 달리 그런 것들 때문에 수세에 몰릴 수 있거든요. 일을 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그런 차원에서 야당들이 자유한국당을 포함해서 행태적으로 잘 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의혹이 있다는 것 자체는, 저는 그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차원에서 대통령께서도 그 부분에 대해 소통을 충분히 했어야 한다고 봐요. 야당이 앞으로도 그런 문제에 대해 상당 부분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방법론적으로 좀 더 세련되게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았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위해서도 그렇죠.

◇ 곽수종> 우원식 원내대표와 인터뷰를 할 때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제가 정확하게 확인한 건 아니지만, 중간단계 금융지주사를 만들어서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겠다는 발언을 한 거로 알고 있다, 그 말은 삼성과 같은 재벌 기업, 지배구조 문제가 되는 재벌 기업을 삼성생명이나 자체가 가진 금융회사를 통해 지주 회사를 만든 다음에 지배구조를 좀 더 투명하게 하겠다는 말로 알아들었으니, 결코 이것이 재벌을 무조건 어떻게 하겠다는 건 아닌 것 같다. 좀 설명해서 재벌들을 설득하시면 어떻겠냐고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노동일 교수님, 지금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경우엔 본회의 인준 표결을 받아야 하는데요. 두 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예측하고 계신가요?

◆ 노동일> 일단 강경화 후보자는 임명하겠죠. 이렇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바로 임명한 것을 보면, 사실 따지고 보면 강경화 후보자가 더 급한 것 아니겠습니까. 공정거래위원회에 급한 현안이 있다고는 못 들었는데, 외교부장관 6월 말에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되어 있으니까요. 없다고 해서 안 되는 건 아니겠지만, 정말 모양 빠지는 일이죠. 외교부 장관 없이 가서 한다는 건. 그러니까 어쨌든 내일이 청문보고서 송부 시한이고요. 그리고 내일 지나면 16일쯤 한 번 더 요청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예를 보자면 2~3일, 이번 주 내로 임명할 것 같습니다. 임명할 수밖에 없고요. 그러면 장관과 장관급은 그렇게 대통령 임명할 수 있지만 헌재소장 후보자는 국회 인준 표결을 거쳐야 합니다. 22일에 본회의가 예정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다른 야당들이 응하겠습니까. 정족수가 성립이 안 되죠. 회의 정족수 자체가. 아예 제가 보기엔 지금 시중에 빅딜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고 다른 국무위원들 임명하려고 하는, 그러한 계산이 있는 것도 아닌가 싶을 정도로 있습니다. 지금 누구나 눈에 뻔히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투표에 협조하겠습니까. 현재로는 예를 들어서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은 과거처럼 표결에는 참여하고 투표는 알아서 하도록 한다거나, 투표는 반대한다거나, 그렇게 해서 들어가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으면 아예 회의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거니까요.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지도 미지수이긴 하지만, 힘이 빠지는. 그런 상황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곽수종> 청취자분들이 보내주는 문자를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2102번 님, 9209번 님, 8230번 님,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게 인사검증에 대한 내용, 사실 우리나라 정치가 내로남불 말씀 해주셨는데, 국회의원이 되고 정치를 하다보면 내로남불이 일상화되는 것 같습니다. 정연정 교수님, 이건 정치하는 분들 입장에서 돌파해야 하는 부분이죠?

◆ 정연정>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이번 대선 있기 전에 어차피 여소야대 아니었어요. 그 상황에서 대통령의 새로운 돌파력, 정무적 능력이기도 하죠. 사실 야당은 정권 초반기에도 사실 그렇지만 굉장히 이른바 야성에 불타오른 것 아니겠어요. 야당이 되는 순간부터. 그렇다면 야당의 치오른 기를 녹여줄 수 있는 타협의 리더십, 그것이 대통령에게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었거든요. 그것을 돌파해나가야죠. 야당은 늘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그것을 돌파하고 관리하는 능력. 그것이 대통령에게 필요한 능력인데요.

◇ 곽수종> 또 다른 문자 내용, 9354번 님, “추경 얘기를 했는데, 일본은 일자리가 넘쳐서 정년을 연장한다고 들었는데요. 왜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없고 추경 예산에서도 그렇고 정부가 공직 일자리를 늘린다는 얘기가 나오나요?” 이런 질문이 있는데요. 어떤가요. 제가 간단히 인터넷 서치를 하다보니 일본의 경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아베 경제 정책이 조금은 성공을 거두다 보니 일자리가 많아지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나라 일자리 정책, 추경과 관련된, 그건 정연정 교수님, 어떻게 보세요?

◆ 정연정> 일본 일자리가 늘어났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시장이죠, 민간 영역에서 중소기업이든. 심지어 저는 일본 가보니 대형마트에도 앞에 캐셔들, 돈 받으시는 분들도 고령자들이 많더라고요. 일자리 형태로 보든 무엇으로 보든 민간 영역에서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 추경 예산까지 편성해서 하겠다는 것은 이른바 세금을 쓰는 일자리예요. 세금을 거두는 일자리 영역이 아니라 세금을 쓰는 일자리이고, 더군다나 공무원을 많이 늘리는 거죠. 소방, 경찰, 복지 공무원들. 사회적 수요가 있는 건 맞는데 이 일자리 특성이 무엇이냐면, 돈을 들여야만 만들어지는 거죠. 그런데 그 일자리는 사실 돈을 계속 들여야 한다는 한계가 있는 거고요. 그렇다고 해서 그 영역의 일자리가 민간에 자극시켜 민간 기업 일자리를 만들어주느냐면, 그건 아니라는 거고요. 저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지만, 대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냐, 희망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10명 중 9명이 공무원이라고 씁니다.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공무원이 실제로 보면 급수 낮은 공무원까지도 다 포함하는 거거든요.

◇ 곽수종> 공무원 급수가 낮아도 9급 3호봉이면 연봉 3천만 원 정도 되는데요.

◆ 정연정> 어쨌든 청년 10명 중 9명이 공무원이 되겠다고 얘기하는 그 사회가 어떤 사회냐는. 창의적이고 시장에서 다양한 일자리를 커버하는 그러한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아니라 다 공무원이 되겠다는 거거든요. 안정적 일자리를 추구한다는 거죠.

◇ 곽수종> 한국 경제가 그만큼 어려운 상황인 것 같고요. 문재인 대통령도 그 심각성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돌파해내는, 자문해주는 참모들 가운데 일자리, 노동 시장, 여러 가지 실물 경제에 익숙한 참모들이 주변에 많아서 정직하게 대통령을 보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개헌으로 넘어가볼까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안 국민투표 부치겠다, 거듭 의지를 밝히고 있는데요. 노동일 교수님, 계획대로 될까요? 어떻게 보세요?

◆ 노동일> 부칠 수 있겠지만 국회에서 개헌안을 합의해서 발의하길 기다리면 아마 안 될 것 같아요. 너무 백가쟁명이고요. 현재 국회의원들 솔직한 속마음은 의원내각제 하자는 겁니다. 의회가 행정부 권력까지 갖겠다. 이런 욕심을 부리는 거고요. 국민들이 그것을 용납하겠습니까. 그래서 일부 나오는 것이 이원집정부제. 대통령은 형식적이고 국회가 뽑은 총리가, 프랑스처럼 그러한 실질적 권력을 갖는, 그런 것을 하자는 건데요. 많은 국민들의 생각은 4년 중임제 대통령제로 하자. 이런 얘기입니다. 합의가 되기 어렵겠고요. 만약 문재인 대통령 진심으로 개헌을 바란다면 대통령 발의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국회에서 물론 논의를 하게 되어 있거든요. 논의를 거쳐 국민투표에 부치는 방향으로 해야지. 국회에서 개헌특위 논의를 기다리다가는 부지하세월이고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곽수종> 방금 노동일 말씀하신 행간에 중요한 복선이 깔려 있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내용이, 과연 개헌할 의지가 있다, 의사가 있다고 해석해야 하나요? 어떻게 보십니까?

◆ 정연정>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국회에서는 합의안이 만들어지기 어렵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구조를 너무나 잘 알고 계시는 문 대통령께서는 결국 국회에서 합의하는 대로 하자, 이게 정답일 거예요. 그 입장에서 보면. 개헌 의지는 없다고 봐야 할 것 같고요. 저는 한 가지 당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우리 국회가 실질적으로 문제가 많고 국민의 지탄도 많이 사지만, 국회에서 의원내각제에 대한 개헌 고민이 그저 당리당략적일까 하는 겁니다. 그렇진 않아요. 저는 의원내각제를 찬성하거나 동의하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나름대로 권력구조를 개편할 때 의원내각제가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해 한 번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왜냐면 대통령 뽑아놓고 5년, 탄핵이 아닌 이상 되돌릴 수 없거든요. 대통령 5년 동안 무엇을 하든지 간에 국민들은 소환할 수도 없는 겁니다. 탄핵이 아니면. 의원내각제는 예를 들면 선거 기간을 조정해서, 2년마다 선거한다거나 한다면 제대로 행정부 운영 못하면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짧은 기간 동안 심판을 할 수 있어요. 행정부까지 싹 바꾸는 겁니다. 이러한 것들을 봤을 때 과연 이것이 국회의원들에게만 좋은 것이냐. 국민들에게도, 국민들이 처벌권을 행사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대통령의 절대 권력보다는 교체될 수 있는 권력으로 바꾸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너무 국회 내에서 논의들, 그런 것들에 대해 우리가 조금 더 고민도 필요하다. 그래서 그쪽으로 만약에 모아질 수 있다면 국민께 여쭤보면 됩니다. 여쭤봐서 결정 보는 것이 필요하다.

◇ 곽수종> 4944번 님, “이제부터 우리 헌법 전문에 대한민국은 공무원 공화국이라고 바뀌었으면 합니다.”라는 말씀을 보내주셨습니다. 정치권 개헌 논의, 이것만은 꼭 지키자. 끝으로 노동일 교수님, 짧게 당부 말씀 부탁드립니다.

◆ 노동일> 최종적으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하는 거니까요. 국민들이 합의할 수 있는, 국민들이 설득될 수 있는, 그러한 것을 만들어내야죠. 우리가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이원집정부제, 어떤 형태가 꼭 옳다, 그르다 할 수 없고요. 우리의 현재 풍토, 대한민국 풍토를 잘 분석해서 이에 맞는 권력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람직하죠.

◇ 곽수종> 지금까지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정연정 교수, 경희대학교 노동일 교수 두 분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하고 잘 들었습니다.

◆ 정연정, 노동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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