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교육감 “수능개편안 1년 유예, 文 정부 참 잘했다”

이재정 교육감 “수능개편안 1년 유예, 文 정부 참 잘했다”

2017.08.31. 오후 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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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교육감 “수능개편안 1년 유예, 文 정부 참 잘했다”

- 수능개편안 1년 유예, 정부가 잘한 결정
- 입학사정관 제도 성적 아닌 성장• 변화 볼 수 있어
- 학생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건 좋지만 등급 높은 학생 뽑으려다보니 문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관점 바뀌어야
- 좋은 일자리 신나게 일하고, 행복한 삶 살 수 있어야. 사회 인식도 바뀌어야
- 학생들 OECD 국가 중 가장 불행하다고 해. 점수로 등급• 서열 매겨서야.
절대평가로 가야
- EBS 연계 과거의 교육 방법. EBS 교제 통한 수능 대비 사라져야. 교육 망쳐 온 원인
- 문정부 교육개혁, 교육 자치와 학교 민주주의 달성 중요.


[YTN 라디오 ‘곽수종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7년 8월 31일 (금요일)
■ 대담 :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 앵커 곽수종 박사(이하 곽수종)> 오늘로 예정되었던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발표가 1년 유예 결정이 났습니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은 현행 체제 로 시험을 치르게 됐고, 새로운 수능은 중2가 응시하는 2022학년도 수능부터 적용된다는데요. 유예가 됐지만 교육 일선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기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 연결해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이하 이재정)> 네, 안녕하십니까.

◇ 곽수종> 오늘 유예 결정 났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이재정> 네, 정부가 잘 결정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수능에 대한 2021학년도에 변경하려던 것을 2022년으로 연기한 것은 사실상 새 정부가 들어서서 얼마 시간도 안 됐고, 국민의 의사를 충분히 수렴할 기간도 충분치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시다시피 작년부터 정부가 거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래서 이것은 당연히 1년 연기하는 건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그러면 앞으로 수능 개편안이 다시 점검받아 또 다른 개편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까?

◆ 이재정> 저는 이번 정부가 일단 지금의 교육부가 제안했던 안을 완전히 폐기하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수능 시험은 사실상 대학 입시 전체를 우리가 살펴보면서 수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데, 수능만을 가지고 얘기할 건 아니거든요. 대학 입시는 수시가 대세이고 정시는 지금 일부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20% 정도밖에 안 되는데. 정시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수능 시험을 중심으로 할 것이 아니라 대학 입시 전체를 어떻게 개편할 거냐는 큰 틀에서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수시와 정시, 두 가지가 있지만 수시에 80%가 몰린다는 것은 마치 옛날의 본고사가 다시 부활되는 느낌이 듭니다.

◆ 이재정> 그렇진 않습니다. 실제 수시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가 입학생을 선발하고 있는데요. 입학사정관을 통해 여러 가지 학생들의 성과나 이런 것을 평가하고 학생 종합부에 나타난 여러 가지 내용들을 점검하기 때문에 사실상 좀 더 정확하게 다양하게 반영할 수 있다면, 특히 성적 중심이 아니라 학생들의 성과, 성장 중심으로 가져간다면 오히려 다양한 입시를 통해서 학생들이 하고 싶은 분야를 선택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입학사정관 제도에 대해서 조금 변화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개혁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들리는데요.

◆ 이재정>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입학사정관 제도도 우리가 여태 여러 가지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만, 자료도 실제 학생들이 어떤 입상 성적이나 우수 성적을 낸 것이 아니라 그러한 분야를 통해서 어떻게 성장, 변화해왔는지 볼 수 있고. 특히 학생들이 자기를 잘 표현해내는 자기소개서와 같은 내용을 정확하게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열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표현해낼 수 있으면 훨씬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곽수종> 2021학년도 수능 대상 학생들이 2015개정교육과정으로 수업은 받게 되지만, 수능 이전 교과과정인 2009교육과정 체계를 적용받는 것이 모순적이지 않으냐는 얘기가 있던데요. 교욱과정과 수능의 엇박자 우려는 어떻게 보십니까?

◆ 이재정> 실제 2015개정교육과정의 기본 방향이라는 것이 과거와는 달리 학생들이 정말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들을 어떻게 잘 이뤄나가느냐는 일종의 맞춤형 교육 방법이거든요. 기본방향에 맞게 수능 시험도 내용이나 방식이나 출제 범위가 변경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큰 혼란은 없으리라고 생각하고요. 특히 이렇게 중3 학생들부터 혼란 없도록 교육을 해나가면 충분히 되지 않을까 생각이고요.

◇ 곽수종> 이재정 교육감님께서도 교육의 전문가이시니까, 많은 부분을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웬만한 대학 입시를 보면 부모님들이 현명한 분들이 아니면 정시 수시가 혼돈되어 대학입시제도가 마치 상당히 혼란스러운 교차로에 정차된, 꼬리물기하고 있는 정도로 혼란스러워 보이거든요. 간단하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이재정> 저도 단순화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건 좋고요.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건 좋지만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수백 가지 함으로 해서 학생들이 선택하긴 너무 어렵게 되어 있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이것이 결국 학생들을 뽑는데, 우수 학생을 뽑느냐에 목적을 두지 않고 그 분야를 정말 하고 싶은 아이들을 뽑아서 그 아이들을 우수하게 교육시키는 게 중요한데, 대학마다 그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등급이 높은 학생을 뽑으려고 하다보니 이러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나. 그러나 사실상 우리가 새로운 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서는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교육감님이 말씀하신,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씀은 이해되는데요. 기존의 사회 질서, 경제 질서. 교육 제도를 바꾸려면 질서를 따라갔을 때 내가 받는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며, 10년이든 20년이든 안착이 되어야만 가능한 것 아니겠습니까?

◆ 이재정> 지금도 예를 들어서 교사로 임용되려면, 중등 과정의 경우 거의 과목에 따라서 30대 1 정도 됩니다. 합격 자체가 무척 어려운데, 그것으로 해서 5년, 10년 공부하는 사람도 있거든요. 좋은 일자리가 뭐냐, 안정적이고 수입이 좋다, 이것이 좋은 일자리가 아니고 사실 정말 좋은 일자리는 자기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고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게 좋은 일자리 아니겠어요. 결국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일자리에 대한 것도 좋고, 나쁜 기준 자체가 급여가 많다거나 사회적으로 알아준다거나 그런 게 아니고 정말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곳,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닐까. 또 그러한 일자리를 통해서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면 더 좋은 것이고요. 이러한 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면 유토피아적이고 이상적인 말씀이지 않는가,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여쭤봤고요.

◆ 이재정> 학교에 가보면 애들이 왜 불행하냐, 다른 나라 애들보다 우리는 OECD 국가에서 제일 불행하다고 하거든요. 불행한 이유가 다른 게 아니에요. 점수로 애들을 다 등급매기고 서열을 매기고 그러니까 불행하고 행복하지 않은 거죠. 학교에 가서 공부해도. 앞으로 2015교육과정이 좀 더 정착되면, 그야말로 고등학교 수업도 학점제로 한다거나 자기 선택제로 한다든가 하면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더 개발해서 자신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내는 것이 그것이 아마 앞으로 큰 의미 아닐까 싶습니다.

◇ 곽수종> 방금 말씀하신 내용은 서구주의식 사회 진출 방식인 것 같습니다. 과거나 시험을 통해서 동양은 자기를 평가받고 공직이나 관직을 하게 되는데요. 서양에서는 외교관 시험도 없고 그런 것 없지 않습니까.

◆ 이재정> 결국 성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 아마 성장과 역량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고, 사람을 전인적으로 봐서 이 사람이 기여할 수 있는 분야가 뭐냐, 이렇게 생각해서 판단을 종합적으로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면 저는 이러한 변화가 분명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둘 중 하나는 선택해야겠네요.

◆ 이재정> 저는 그 부분에서 절대평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상대평가는 결국 두 사람 세워 놓고 누가 더 성적이 좋으나 평가하는 거라고 하면, 절대평가는 이 사람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것, 성장이 어떻게 되었냐는 것, 그것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절대평가로 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하지만 사회에서는 절대평가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고 상대평가로 하는 방법이 더 많은 거 아니겠습니까?

◆ 이재정> 객관적으로 정확하다거나 쉽게 판단하기 위한 것이었고요. 교육적으로 보면 별로 좋은 방향은 아니었죠.

◇ 곽수종> 교육과 현실의 괴리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그동안 수능 문제가 EBS와 연계되어 많이 출제됐는데요. 문제풀이식 수업이라는 부작용이 뒤따랐다는 지적이 있거든요. EBS 연계 축소도 검토하십니까?

◆ 이재정> 문제풀이 정도가 아니라 문제를 외워서 답을 맞히는 것이 되어왔죠. EBS 문제 가지고 사지선다형의 답이 나와 있으니까 어떤 답이 옳은 거냐 고르는 것을 했는데, 그러니까 이것이 과거의 교육 방법이었습니다. 답을 맞히고 외워서 뭔가 문제에 대한 답을 맞히는 거였지만, 미래 시대는 그것보다는 내가 정말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지 질문을 만드는 것, 질문에 대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대로 방안을 찾는 교육으로 변화한다고 했을 때 EBS 교제를 통해서 수능 시험을 대비한다는 건 사라져야 할 일이죠. 정말 이것이 이제까지 교육을 망쳐온 하나의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한때는 EBS를 열심히 들어서 교과서 위주 공부를 하면 훌륭한 성적 받는다고 해서 EBS 교육을 상당히 강조했는데 다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 이재정> 실제 대학 총장들 만나서 얘기해보면, 수능 성적을 잘 받아서 들어온 아이들이 대학에서 공부 잘 하는 게 아니라는 거죠. 더군다나 논술 시험을 잘 본 아이들도 아니고, 왜냐면 학원에 가서 논술을 기능적으로 배워서 논술을 쓰니까 기능적으로 잘 쓸지는 모르지만 실제로 구체적으로 논문을 쓰거나 에세이 쓰는 능력을 길러내지 못한다는 거죠. 에세이는 창의력이 있어야 하는데. 상상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교육을 하려면 암기식 교육이나 지식 전달의 교육이 아니라 오히려 상상력을 가지고 지식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말씀을 듣고 보니 4차 산업혁명에 암기하고 기억하는 것은 인공지능 로봇이 다 하면 될 것 같고, 사람은 어떻게 이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데, 결국 우리가 과연 그것을 리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되겠군요.

◆ 이재정> 지금은 그렇게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미래 시대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자칫 그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빨리 전환해야 하는데, 그 하나가 이번에 대학 입시 제도에 대한 것을 보다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논의해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곽수종> 어쨌든 말씀하신 대로 미래지향적인 교육 개혁의 한 방향인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전환기에 일부 학생들이 놓이지 않습니까. 중3부터 놓인 것 같은데. 학생부 전형이 지금 금수저 전형, 깜깜이 전형이라는 말을 많이 받습니다. 학생부 종합전형도 전환기에 개혁적으로 개선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 이재정> 공감합니다. 여태 잡음도 있었고 정확도나 이런 것에 있어서 문제도 있었고. 학생부에 대한 기록도 서술적으로 해서 그 학생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실제로 학생이 정말 성장하고 변화해왔던 것이 어떤 것이 있는가, 그런 것을 살펴볼 수 있는 학생부 전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그를 위해 경기도에서는 꿈의 대학 같은 것도 하고 여러 가지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서 생기부에 기록하는 것을 좀 더 과학적이고 정확한 기록을 하도록 하자고 변화를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곽수종> 교육 정책에서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재량의 폭, 교육의 방향 폭이 넓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 이재정> 저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실제로 교육도 우리 한국이 좁긴 좁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경상남도의 교육과 경기도의 교육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경기도 내에서도 연천 포천의 교육과 수원의 교육이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문화와 여러 가지 면에서요. 각 지역이 획일화된 교육이 아니라 다르고,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겠죠.

◇ 곽수종> 다양한 교육의 필요조건은 무엇입니까?

◆ 이재정> 그것은 학생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생들에게 문화적 역사적 혹은 사회적 환경 속에서 어떤 것을 역점을 두고 학생들로 하여금 뭔가 자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지역적으로는 체험학습을 중심으로 한 교육도 가능할 거고요. 그래서 저는 각 지역에 너무 획일적 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들을 교과편성부터 자율성을 주는 게 필요하다는 거죠.

◇ 곽수종> 그 지역에 맞는 교육을 하려면 선생님들의 이동이나 선생님들 경험도 중요할 텐데요. 교사들 간 이동은 제약될 수 있지 않습니까?

◆ 이재정> 저는 꼭 그렇진 않다고 생각해요. 어느 지역에 가든 교사들이 지역 속에서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함께 노력하면 되는데요. 경기도의 경우 교원들이 전문적 학습 공동체라는 것을 만들어서 그 지역에서 어떻게 수업을 변화시켜 나갈까, 어떤 교과목을 어떻게 가르칠지 함께 연구하고 지역별로 적용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다양한 연구가 있다고 하면 교원들도 충분히 상황을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문재인 정부의 교육 개혁 방향에 대해 간단히 짚어주세요.

◆ 이재정> 저는 제일 중요한 것이 교육 자치와 학교 민주주의를 달성해서 학교마다 정말 구성원들이 좋은 개혁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곽수종>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 곽수종> 지금까지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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