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그날, 바다’ 감독 "가장 힘들었던 건 자료보관, 흰 복면 쓴 침입자까지"

김지영 ‘그날, 바다’ 감독 "가장 힘들었던 건 자료보관, 흰 복면 쓴 침입자까지"

2018.04.13. 오후 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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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그날, 바다’ 감독 "가장 힘들었던 건 자료보관, 흰 복면 쓴 침입자까지"

- 침몰에 관한 최초 과학적 다큐멘터리
- 3년 반 조사 기간, 과학적 검증 통해 내린 결론... 하나의 가설을 영화에 담아 제시
- 박근혜 정부 때 내놓은 기록들 서로 대부분 불일치, 어느 게 진짜인지 찾는 과정 가장 힘들어
- 박근혜 정부에서 단순 사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AIS 항적도, 현실과 다른 가짜 데이터... 조작 가능성 높다
- 자료 보관이 가장 힘들어, 특별 제작한 금고 벽에 붙여 보관
- CPU 밑에 핀 휘어져있어
- CCTV, 하얀 복면 쓴 침입자 편집기 해체한 다음 CPU 뜯고 핀만 망가뜨리고 재조립하고 나가는 장면 있어
- ‘왜’ 의심하는 문제, 국가가 답 내놓아야
- 정우성 나레이션, 딱딱한 단어에서 마음 느껴져... 세월호에 자신의 마음 담아 영화 풍성해져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8년 4월 13일 (금요일)
■ 대담 : 김지영 영화 '그날, 바다' 감독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년여 년 시간이 흘렸습니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세월호가 침몰한 원인을 쫓은 다큐멘터리 영화, ‘그날, 바다’가 어제 날짜로 개봉했습니다. 개봉 하루 만에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흥행 순항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화 ‘그날, 바다’를 제작한 김지영 감독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영 영화 '그날, 바다' 감독(이하 김지영)>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영화 어제 개봉했는데요. 생각보다 엄청난 반응인 것 같아요.

◆ 김지영> 기대 이상입니다. 얼떨떨한 상황입니다.

◇ 이동형> 이러한 격한 반응이 있으리라고 예상 못하셨죠?

◆ 김지영> 이 정도까지는 못하고요. 다만 유가족 시사회 때 유족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셨고, 그래서 반응이 괜찮지 않을까 정도 생각했지만 워낙 시간이 많이 지났잖아요. 4년이라는 세월도 지나고 그래서 일반 시민들까지 세월호를 많이 기억하실까, 이런 우려가 있었는데 지금 반응을 보고는 그렇지 않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이러한 격한 반응이 세월호의 관심 때문만은 아닐 것 같은데, 무엇 때문에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할까요?

◆ 김지영>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그런 것 같습니다. 세월호를 다룬 영화들 중에 보통 유족들의 슬픔, 구조 문제로 많이 가 있는데, 저희들이 처음으로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과학적으로 다뤘기 때문에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세월호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많았지만, 침몰에 관한 다큐멘터리는 처음이다,

◆ 김지영> 한 편도 없었죠. 제가 알기론 그렇습니다.

◇ 이동형> 그렇다면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세월호가 도대체 왜 침몰했는지 알 수 있는 겁니까?

◆ 김지영> 저희들도 이 결론이 100% 세월호의 침몰 원인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3년 반의 조사 기간을 갖고 철저하게 들여다본 바로, 과학적 검증을 통해서 들여다보고 내린 결론은, 이것밖에 없다고 저희가 하나의 가설을 제시합니다. 그것을 저희 영화에 담았습니다.

◇ 이동형> 3년 반이 걸렸다고 하셨는데요.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있습니까?

◆ 김지영> 있습니다. 자료 보관도 그랬지만, 그보다 제게 가장 힘들었던 건, 세월호를 조사해보신 분들, 특별조사위원 조사관들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는데요, 아마 일반 시민들은 상상도 못할 일인데요. 박근혜 정부 때 내놓은 항적자료들 같은 것, 기록들이 서로 대부분 불일치하고 있습니다. 세월호라는 단 하나의 배가 어떤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서 일어난 사고라면 레이더 자료, 세월호에서 송신한 AIS 자료들이 일치해야 하는 게 상식 아닙니까. 그러나 일치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사하는 분들의 모든 딜레마는 그거죠. 정확히 어느 게 진짜냐, 어느 게 가짜냐, 대부분 가짜라면 어느 부분이 진실의 파편을 담고 있냐, 이런 것들을 구별하려면 절대적인 기준이 필요하거든요. 잣대. 그런 것을 찾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 이동형> 그래서 오래 걸렸다. 그러면 방금 말씀하신 것은 누군가 보이지 않은 손의 힘을 작용해 진실을 덮는, 그런 일들이 있었다고 생각하시는 거네요?

◆ 김지영> 저는 이렇게 대답하겠습니다. 제가 가장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할애를 했는데, 박근혜 정부에서 단순 사고라고 주장하면서 내세운 데이터, 결정적 자료라며 내세운 데이터가 AIS 데이터라는 거거든요. AIS 항적도. 그것을 조사해보니 현실과는 다른 가짜 데이터들이었습니다. 거기에 조금 추가적으로 설명드린다면, 일반 분들은 모르시는데 특별조사위원회 1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냐면, 내부 세미나에서도 저도 거기에 갔는데 국내 AIS 망 관리하던 업체 대표님과 저를 세미나에 초청해 서로 AIS가 조작됐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도 벌였습니다. 특별조사위 조사관들이 다 지켜보는 앞에서 영상으로 찍으면서, 기록으로 남기면서. 거기에서 끝날 쯤에 어떤 일이 벌어졌냐면, AIS 망 관리 업체가 제가 제기한 AIS 조작 의혹에 대해 데이터들에 이상한 것, 프로그램은 만질 수 없는데요?, 라고 제가 계속 답을 요구하니까 세월호에 실려 있던 AIS 장비가 고장 났을 가능성에 대해 제기하시더라고요. 해명을. 고장 가능성. 그러니까 무슨 얘기이냐면, 이 AIS가 정상이라는 말은 못하시는 거예요. 공개된 생방송 청문회에서 똑같은 업체의 연구소장님이 나오셔서 그것은 AIS 프로그램에서 만질 수 없는, AIS 규격상 설명할 수 없는 데이터라고 인정까지 하셨습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단순 사고의 증거로 내세운 AIS 데이터가 정상이 아니다, 여기에서.

◇ 이동형> 조작인지 어떤지 확인은 못 했지만 어쨌든 정상은 아니다,

◆ 김지영> 정상은 아니다. 그러나 조작 가능성이 높고. 특별조사위 2기가 이번에 출범하게 되면, 특별조사 1기에서는 어디까지 갔느냐면, 장비 고장에 대해 완벽하게 확인 안 했기 때문에 조작이라는 것에 대해 결론을 안 내리겠다고 했는데, 특별조사 2기에서는 조작으로 결론이 내려질 거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지켜보면 되겠고요. 그러면 이 영화에서도 AIS 조작에 대한 의혹 이야기가 나옵니까?

◆ 김지영> 나옵니다.

◇ 이동형> 보면 알 수 있겠네요.

◆ 김지영> 그렇습니다.

◇ 이동형> 영화를 만들면서 3년 6개월 고생하셨는데, 어려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 김지영> 이미 여러 군데에서 말씀드렸는데, 사실 자료 보관이 가장 힘들었어요. 혹시나 어떤 불의의 침입을 당해서 이 자료들이 분실되지 않을까, 망가지지 않을까. 자료 보관에 특별히 힘을 썼고요. 그러다 보니 자료 곁에 사람을 배치해서 지금까지 지켜왔고 자료가 있는 곳은 특별히 제작한 금고를 벽에 붙여서 그 안에 자료를 담아 계속 보관했습니다.

◇ 이동형> 보안 유지. 그런데 영화 편집기를 누군가 고장 내는 일도 있었다고요?

◆ 김지영> 네, 어느 날 저희들이 밖에서 조사를 마치고 전 스텝이 나갔다가 돌아온 적이 있습니다. 돌아와 보니 잘 아시겠지만 CPU 밑에 핀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 핀들이 휘어 있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부팅이 안 되어 뜯어보니. 그것은 CPU가 망가지면 망가졌지 그 밑에 핀들이 휘긴 힘들지 않습니까, 물리적으로. 그 일이 있었는데 마침 그때 언론에 이상한 기사가 떴어요. 저처럼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시던 감독님이 침입자가 들어와서 편집기가 망가졌다는 기사를 봤어요. 그래서 저희 PD가 그 감독님에게 연락을 해서, 어디가 고장 났냐, 바로 동일한 날이라서 물어보니까 CPU 핀이 휘었더라.

◇ 이동형> 똑같은 거네요.

◆ 김지영> 네, 똑같은 거예요. 아마 그게 동일 날일 거예요. 아니면 하루 전인가 동일 날이기 때문에 그런데 마침 감독이 너무나도 잘 하셨는데, 자기만 아는 곳에다가 불안하니까 CCTV 카메라를 설치해놓으셨던 거예요.

◇ 이동형> 찍혔습니까?

◆ 김지영> 네, 찍혀서 혹시 보셨던 분들도 많을 텐데, 침입자가 하얀 복면을 쓰고 들어왔는데, 반도체 실에 보면 눈만 드러내는 방진복 아시죠. 그런 것 같이 눈만 드러내고 들어와 PC를 편집기를 다 해체한 다음 CPU를 뜯고 핀만 망가뜨리고 재조립하고 나가는 광경이 찍혀서 그 당시 화제가 됐죠.

◇ 이동형> 이해가 안 되는 게, 남의 집에 들어가면 물건을 훔치거나 돈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데 컴퓨터를 고장 내고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갔다, 이상하네요.

◆ 김지영> 네, 그러다 보니 그 감독님과 저와 얘기를 나눌 때, 그 감독님이 제게 그러시더라고요. 세월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경고 아닌가. 그렇게 추정하시더라고요.

◇ 이동형> 그러면 감독님,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추정하시는 거죠, 본인은?

◆ 김지영> 저도 알고 싶어서, 이렇게 답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알고 싶어서 이 다큐멘터리를 내놓았고 많은 시민들이 많이 보시고 계속 ‘왜’를 질문해주시면 특조위 2기, 국가가 나서서 수사해서 그 ‘왜’를, 여러분이 의심하시는 문제에 대해서 답을 국가가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이미 지나간 얘기입니다만, 문자가 왔습니다. 청취자 의견입니다. 3496번 님, “김관묵 교수님은 영화가 주장하는 AIS 주장이 너무 일방적이다, 이렇게 얘기하는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하셨어요.

◆ 김지영> 조금 전에 말한 게 답변이 되어 편한데요. 제가 알기로 그 교수께서 AIS를 전공한 교수님이십니까? AIS 전문가라면 모르겠는데, AIS 업체, 정부 AIS망 관리 업체 대표마저, 연구소장 마저 이 데이터가 정상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인정한 상황에서. 그리고 AIS망을 꾸릴 때 기술적인 것을 뒷받침해주셨던 교수님까지 제가 그 AIS 교수님을 직접 뵈었습니다. 제가 검증한 데이터를 보여드리고, AIS 데이터가 정상이 아님을 검증받았는데, 제기하신 김 교수님이라는 분은 어떤 자격으로 어떤 근거를 내세워서 AIS 전문가들도 정상이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시는지 제가 더 궁금하네요.

◇ 이동형> 답변이 됐으리라 생각하고요. 궁금하면 영화 보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 김지영> 그렇습니다. 반론이 있으시면 제발 증거를, 증거와 명확한 근거를 갖고 하시지, 추정을 가지고, 본인의 느낌, 생각, 주장을 가지고 반론을 펼치는 건 사양하겠습니다.

◇ 이동형> 감독님 그동안 많이 시달린 모양이네요?

◆ 김지영> 물밑 싸움이 좀 있었는데, 가지고 오는 데이터들이 어디에서 근거 없는 것을 가지고, 결국 보고 나면 아무 근거도 없는 것을 보니까 너무 시간 소비가 많더라고요.

◇ 이동형> 저도 요즘 근거 없는 것 때문에 싸우고 있습니다.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고 있다고 이해해주시고. 예매 1위를 얘기하셨는데요. 상영관은 많이 확보됐나요?

◆ 김지영> 상영관들, 극장들이 조금씩 더 열어주고 있다는 소식을 조금 전 들었어요. 마침.

◇ 이동형> 예매 1위 힘이 번진 거네요.

◆ 김지영> 그런 것 같아요. 마케팅하시는 분들도 좋아하는 모습을 방금 봤거든요. 저도 너무 뿌듯하고 기분 좋고요. 유가족들이 전 국민이 다 보셨으면 좋겠다, 이렇게 바라셨는데. 배급은 잘 안 될 거예요, 현실적으로. 이렇게 생각하셨는데. 그 우려와는 달리 점점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 이동형> 블랙리스트 관련자가 다 처벌되어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화제가 된 게, 영화 ‘그날, 바다’, 영화배우 정우성 씨가 나레이션을 해줬다고 해요. 어때요, 감독으로서 정우성 씨의 나레이션, 만족합니까?

◆ 김지영> 너무 만족하고요. 정우성 씨가 나레이션을 해줌으로써 저희가 과학 다큐이잖아요. 굉장히 드라이한 나레이션이 많은데, 정우성 씨가 어떤 부분에서 배우만이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마음을 담아 나레이션을 딱딱 단어에서 마음이 느껴져요. 세월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담았기 때문에 영화가 훨씬 풍성해졌어요. 그런 점에서 너무 감사하고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 이동형> 마지막으로, 조금 있으면 세월호 4주기입니다. 영화도 그때 맞춰 개봉됐는데요. 세월호에 대해 특별히 하실 말씀 한 마디만 더 하고 마치겠습니다.

◆ 김지영> 이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까 김 교수님이라는 분도 그렇고 박근혜 정부에서 나온, 발표한 문서나 자료들은 하나도 조작되지 않았다고 맹신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정부도 때로는 시민들을 속입니다. 국민을 속입니다. 문서를 조작하고 자료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해관계가 얽힌 전문가들도 거짓말 할 수 있습니다. 일반 국민들을 속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항상 편견과 선입견을 갖지 않고 적어도 세월호 사건에 관해서는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상식으로 판단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동형> 갑자기 생각났는데요. 예전에 고의 침몰 가능성 의혹을 한 번 제기한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도 이번 영화에 나오나요?

◆ 김지영> 저희들은 그렇게 직접적으로 제기한 적 없고요.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얻고자 이 영화를 만들었고, 그것은 국가가 대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영화 ‘그날, 바다’ 제작한 김지영 감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지영>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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