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물러선 홍준표? "독재자를 대화 끌어낸 것은 잘한 일"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대해 연일 혹평을 이어가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오늘(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며 비난 수위를 낮췄다.

이날 홍 대표는 "내가 우려하는 현상황은 결코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보다 냉철하게 남북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라며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 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며 "제비 한 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비판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어 홍 대표는 핵물질. 핵기술 이전 금지, 핵실험 중지, ICBM 개발 중단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 합의가 될 경우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남북대화를 결코 반대하지 않는다"며 현 정권이 '감상적 민족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 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홍 대표가 비난 수위를 한 풀 꺾은 것은 자유한국당 당내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은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특히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인 남경필 현 지사 역시 "박수 칠 것은 치고 또 비판할 건 비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홍 대표의 맹목적인 비난을 우회적으로 꼬집기도 했다.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