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왜?

北 고위급회담 무기한 연기 왜?

2018.05.16. 오전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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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선택 / 통일외교 전문기자

[앵커]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빌미로 오늘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이처럼 무기한다라고 통보해 오면서 우리 정부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와 함께 북한의 회담 연기 통보 배경과 전망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갑작스럽게 북한이 지금 연기한다, 연기한다고 했나요, 취소한다고 했나요?

[기자]
무기 연기인데 매우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앵커]
어떤 의도가 있는 걸까요?

[기자]
기본적으로는 최근 한반도 안보 정세가 격변을 하고 그것이 전쟁 쪽에서 평화 쪽으로 이동하는 국면이었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의 국면 전환을 혹시 포기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고 또 북미 간에 지금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가지 물밑 협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혹시 뭐가 잘못돼서 경고를 하기 위해서 이런 걸 하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고. 그다음에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오늘 새벽 3시에 밝힌 내용이 있습니다.

거기에 보면 표면적인 내용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이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불만을 표명하고 있거든요. 그야말로 문장 그대로 불만을 표명하는 것일 수 있다, 그렇게 볼 수가 있는데. 저는 이 세 가지 중에서 세 번째 그야말로 문자 그대로 불만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보면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았는데 이 훈련은 지난 11일부터 하고 있고요. 공군훈련입니다, 한미연합 공군훈련이고. 거기에 보면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 무례한 도발이다 이렇게 표현을 했고. 판문점 선언을 보면 고의적 군사적 도발을 완화하고 전쟁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서 노력한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여기에 정면으로 위반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 군사훈련을 그렇게 하지 말고 군사위협을 줄이는 행동을 해야 하는데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까 대단히 불만스럽다, 이런 경고 차원으로 일단 보는 것이 현재로서는 맞는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어제 회담을 제안했을 때도 맥스선더 훈련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았습니까? 어떻습니까?

[기자]
그게 문제입니다. 그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도대체 왜 이런가 의도를 더 분석을 해 봐야 됩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린 대로 1번,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큰 틀에서의 변화 흐름 자체에 대해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중단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고. 두 번째로는 미국과의 물밑 협상에서 문제가 되고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한 경고를 하기 위해서 연합군사훈련을 문제삼을 수 있다고 보는데 제가 볼 때는 훈련은 11일에 시작이 됐어요.

11일에 시작됐는데 이미 그 전날 5월 10일날 오후에 우리 남쪽에서는 언론에서 보도가 다 나왔어요. 한미연합 공중훈련을 하고 100여 대가 참가하는 굉장히 대규모 훈련이고 그중에서 F-22 8대가 참가를 한다. 그다음 B-52 전략폭격기도 들어온다. 이런 내용은 이미 5월 10일 5시에 보도가 된 내용입니다.

그러면 그날 저녁에 북한은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강력한 반발이 나왔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그게 연기가 된 거죠, 지연이 된 거예요. 그사이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른 건 다 했거든요.

특히 남북 고위급 회담에 대한 일정도 받았고 풍계리 사찰하는 남측 언론의 초청 일정도 진행이 됐고. 무엇보다도 지난 밤에 제네바에 있는 대사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에 대해서 동참할 용의가 있다 이렇게 밝혔거든요.

이런 것들은 기존 지난 5개월 동안 북한이 보여온 비핵화 흐름과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에 대해서 5일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정책 오류라는 부분, 다시 말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해서 5일 전에 항의했어야 하는데 북쪽에서 이 부분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지금이라도 수습을 해서 경고를 해야 된다, 이런.

[앵커]
지금이라도, 갑작스럽게?

[기자]
그렇죠. 지금 이 상태에서 경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버려두면 그다음에 연합훈련이 증강이 돼도 북한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 약간 문제가 달라지죠. 왜냐하면 기억하시겠지만 지난 2월에 원래 한미연합훈련을 대대적으로 하는 게 예정되어 있었어요.

그것이 동계올림픽 때문에 연기가 됐고 또 규모가 축소가 됐고 그렇게 됐었거든요. 언론 노출도 최소로 줄였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당연히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용인은 할 수 있지만 더 커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군다나 정상회담에서 군사위협 해소하기로 해놓고 오히려 F-22 랩터 전투기는 이건 세계 최강이라고 하는 거거든요.

이런 걸 8대나 들여와서 이렇게 되면 항의를 했어야 되는데 항의를 못한 것에 대해서 뒤늦게 조치를 한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그 F-22 8대가 들어온 것은 이번 맥스선더훈련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고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인가요, 우리 대표단, 고위급 대표단을 만났을 때 한미훈련에 대해서 이해한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거하고는 다른 맥락인가요?

[기자]
지난 3월 5일날 우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하고 서훈 국정원장이 평양에 가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때 한 얘기입니다. 그때 한 얘기를 다음 날 정의용 실장이 와서 전해 준 얘기인데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남북관계나 한반도 정세 흐름에 따라서 조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두 가지를 얘기했어요.

[앵커]
뒤의 부분도 있었네요.

[기자]
뒤의 부분도 있죠.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그때 상황으로 봤을 때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진행되는 것을 가지고 문제 삼지는 않겠다. 그러나 앞으로는 줄여주면 좋겠다라는 얘기가 표현이 된 건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맥스선더 훈련은 오히려 훈련이 강화된 면이 있습니다.

[앵커]
아까 B-52도 이번에 참가한다고 하셨나요?

[기자]
B-52 전략폭격기도...

[앵커]
말하자면 전략자산이잖아요. 그것도 많이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아요.

[기자]
그것도 당연히 신경이 쓰이는데 그것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F-22는 충격이 큰 겁니다. F-22는 한 대가 들어와도 충격이 있습니다. 스텔스도 다른 스텔스보다 등급이 높습니다. 그래서 F-15 전투기가 현재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데 F-15 전투기와 유사한 전투기와 120대와 싸워서 한 번도 안 지는 전투기입니다.

[앵커]
120배나 강하군요, 말하자면.

[기자]
그러니까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한꺼번에 싸운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서 시뮬레이션을 하는데 120대가 계속해서 달려들어서 싸웠는데 1대를 못 이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F-22는 아주 엄청난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고 하는 건데 그게 한 대만 들어와도 신경이 쓰이는데 8대가 들어와서 하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반발하는 게 마땅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5일 전에 했어야 하는 겁니다. 지금 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5일 전에 했어야 하는 걸 지금 하니까 저로서는 북한에서 대남정책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대미정책 담당하는 사람들이 실수를 했다고 보고요. 그런 상황 속에서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 과격한 행동을 하는 것 같다.

[앵커]
그래서 새벽 0시에 부랴부랴 우리한테 통보를 한 거군요.

[기자]
일단 그렇게 보입니다. 왜냐하면 어제 저녁 행동까지는 일관성이 있었기 때문에. 다만 우리가 또 다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북한이 자정, 또 새벽 2시, 3시에 특이한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미사일을 쏘거나 여러 가지 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거는 대개 제가 볼 때 90% 이상 미국을 향한 메시지 전달용입니다.

[앵커]
미국 아침 시간에 맞춰서.

[기자]
미국의 낮 시간에 맞춰서 미국에 대해서 정확하게 깨끗하게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한밤중에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하고 미국은 그렇게 미사일을 쏘고 이렇게 밤 3시에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없어요. 물밑접촉선이 지금 채널이 통해 있거든요. 불만이 있으면 얘기를 하면 됩니다.

미사일을 쏠 필요도 없고 한밤중에 3시에 특별한 보도를 할 필요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쪽보다는 연합군사훈련이라고 하는 이 부분에 대해서 북한 쪽에서도 지금 엄청난 한반도 대격변기에 외교 담당하는 인력이 지금 태부족입니다.

이런 식으로 엄청나게 일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남쪽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이 상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결과에 따라서 이런 과격한 행동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미국에 대해서 북미 정상회담의 운명을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렇게 경고를 했거든요. 그렇다면 한편으로는 미국의 최근에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니까 이에 대한 반발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까요?

[기자]
그런 면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제가 볼 때는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 압박을 강화했다고 하는 것은 저는 믿지 않습니다. 지금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몇 가지 말을 했어요.

영구적이라는 말을 썼다가 또 뺐다가 또 폐기된 핵무기 시설들을 미국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옮겨진다, 그다음에 화생방 무기도 처리가 되어야 한다 이런 식의 말을 한 게 있는데 그 내용을 문맥을 보면 어떤 것은 이미 합의가 된 내용을 미국 국내의 정치권이라든가 대중들에게 설명하기 위해서 좀 더 거칠게 표현한 내용이 많아서 실제로 그것 때문에 북한이 화를 냈다면 두 달 전에 화를 냈을 겁니다.

[앵커]
안 그래도 요즘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해서 기자들만 오라고 했잖아요. 미국에서는 전문가가 가야지 무슨 소리냐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북한에서는 또 당신네들이 무슨 승전국인 줄 아느냐, 이러면서 계속 미묘한 측면이 있기는 있었거든요.

[기자]
그런 점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 또 남한과 미국이 오늘부터 관계 정상화 합시다, 관계 개선합시다라고 선언하면 그다음 날부터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이 100% 잘 될 수가 없습니다. 당연히 서로가 생각하고 있는 상대방의 입장이 다르고 표현하는 내용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할 때 상대방이 나를 공격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그것은 관계 개선을 하자는 큰 원칙이 있기 때문에 몇 번의 협의를 거쳐서 악의가 없다는 것이 확인되면 넘어갈 수도 있는 것이고 제가 볼 때는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몇 가지 의견 차이는 그 정도, 서로가 너무나 오랫동안 협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기술적인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지금 이번에 어젯밤, 오늘 새벽에 나온 행동은 굉장히 큰 내용이고 상당히 남쪽에 주는 경고의 의미가 크고 미국에 주는 경고의 의미도 상당히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한미연합훈련이잖아요. 남쪽의 훈련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사훈련이기 때문에 미국도 당연히 경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군사 위협을 줄이겠다, 해소하겠다라고 두 정상이 합의를 했는데 북쪽에서의 입장은 합의를 해놓고 실제로는 군사 위협을 높이고 있으니까 합의 위반이다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북미 간에는 지금 합의가 없어요, 아직까지는. 북미 정상회담을 해야지 합의가 나오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물밑협상을 통해서 그런 쪽으로 얘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쪽으로 얘기를 하고 있는데 지금 하는 행동은 거기에서 반대로 나가니까 그런 식으로 한다면 깨질 수도 있다라고 하는 것이고요.

[앵커]
기선제압일 가능성도 있군요.

[기자]
기선제압이라고 하는 내용은 공격적이고 지금 수세적입니다. 지금 방어적입니다. 그게 조선중앙통신 내용을 보면 마지막 문장이 중요한데 마지막 문장에 예의주시하겠다, 이렇게 돼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판을 깨겠다는 통보가 아니고 지금 이런 불만이 있는데 이렇게 불만을 표명을 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면 그다음에는 판 깨는 쪽으로 갈 수도 있다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1단계, 경고단계로 볼 수 있지 이것을 판 깨는 것을 통보하는 그런 것으로는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왕선택 통일외교 전문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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