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화물 운임 국제담합 적발...과징금 1,200억

[앵커멘트]

항공 화물 운임을 담합해온 국내외 항공사 20여 곳에 대해 과징금 1,200억 원이 부과 됐습니다.

기름값이 비싸다며 운임을 올려받았는데 그 부담은 모두 소비자들에게 돌아 갔습니다.

이만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4월, 기름값이 한창 올랐을 때 항공사들의 담합 의혹이 제기 됐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서로 짜고 국내선에 유류 할증료를 도입했다는 내용 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보전이 이유였습니다.

[인터뷰:대한항공 관계자(지난해 4월)]
"후발 항공사를 비롯해 저가 항공사들이 대한 항공의 제도를 거의 복제하듯이 발표한 것으로 결코 담합한 것이 아닙니다."

국제선에는 더 일찍 유류 할증료가 도입됐습니다.

담합 의혹이 일었지만 항공사들은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해 보니 담합의혹이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항공사들이 지난 1999년부터 2007년까지 화물 1kg당 백 원이 넘는 유류 할증료를 붙여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김학현, 공정거래위원회 상임위원]
"이 담합은 전세계 항공사들이 90년대 말 항공화물 운임 인상을 목적으로 유류할증료를 도입하려다가 실패하니까 각 지역별, 노선별 담합을 추진한 것입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 일본항공 등 국내외 항공사 21곳이 담합에 가담했습니다.

한국에서 다른 나라로 가는 노선에는 17개 업체가, 유럽과 홍콩에서 한국으로 오는 노선에도 각각 10개와 7개 업체가 담합에 참여했습니다.

비밀 요원을 이용하기도 하고, 암호를 사용하기도 하며 조직적으로 가격을 올린 것입니다.

결국 담합 항공사에는 과징금이 부과됐는데, 대한항공이 487억 원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아시아나 항공과 독일의 루프트 한자 항공이 뒤를 이었는데, 전체적으로 1,200억 원이 부과됐습니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외국인 10여 명을 포함해 항공사 임직원 50여 명이 공정위에 소환됐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미국과 EU등 외국의 관계기관과도 동시에 현장 조사를 벌였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앞으로도 국제적인 담합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YTN 이만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