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2만불 넘었다는데 서민들은 '한숨'

소득 2만불 넘었다는데 서민들은 '한숨'

2011.04.13. 오후 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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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요즘 잘 나가는 대기업들은 곳간이 넘쳐 돈 쓸 곳을 찾느라 고민이지만 중소기업들은 돈 빌리느라 아우성입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하루가 다르게 매출이 늘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과 구멍가게들의 한숨 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걸쳐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문제, 뾰족한 대책은 없는 걸까요?

이양현 선임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 점심 무렵인데도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비슷한 시각, 서울시내의 한 재래시장 대형마트와는 대조적으로 한산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인터뷰:시장 상인]
"손님이 없어요."

전국 1,500여개 재래시장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24조 원으로, 2006년에 비해 19.5%나 감소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대형마트의 총 매출액은 33조 원으로, 31%나 증가했습니다.

최근들어 양극화 현상은 사회 전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양극화의 주요 원인으로 경제구조의 불균형을 꼽았습니다.

[인터뷰:금재호, 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수출·내수, 제조·서비스, 대기업·중기 연계 약해져 소득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IMF 이후, 세계화의 급류에 휩쓸린 상황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것이 경제 구조의 불균형을 심화시켰다는 해석입니다.

[인터뷰: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대기업과 수출 기업 중심의 성장 모델을 고수하면서 고환율과 저금리 정책을 고수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양극화 심화됐다."

세계화에 대한 미흡한 대처는 우리 경제를 크게 왜곡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새로 생겨난 사업체와 휴폐업한 업체 수는 각각 연평균 60만개 가까이 됩니다.

평균 종업원 수가 4명에도 못미치는 이들 영세업체의 절반은 생계형 업종인 도소매와 숙박.음식업이었습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 3년간 10대 민간 대기업의 자산 총액 증가율은 60%가 넘었고, 계열사도 절반 가까이 늘었습니다.

양극화의 심화는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 평균소득의 50%에서 150% 사이를 중산층으로 봤을때 90년에는 그 비율이 75%였으나 작년에는 67%로 준 반면 평균소득의 50%에도 못미치는 빈곤층은 7%에서 12.5%로 높아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대기업 중심의 성장 위주 대신 고용과 분배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이병훈, 중대 사회학과 교수]
"현 정부의 성장 주도 전략은 트리클 다운 효과가 없다. 고용에 방점을 두고 노동시장 불균형을 바로 잡아야 한다."

[인터뷰: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제는 인적자원이 주도하는 성장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여성, 노인 인력, 고학력 청년이 일자리 갖도록 하는 것이 성장이자 복지의 관건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이후 3년만인 지난해 국내 1인당 국민총소득 GNI 2만불 시대를 다시 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은 IMF때 보다도 더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중산층의 몰락과 빈곤층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사회적 불안요인으로 자리매김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 중심의 고용없는 성장이 중산층 몰락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고용을 동반한 중소기업 육성과 생계형 업종의 보호, 정부의 정책적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YTN 이양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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