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외치더니..." 두 얼굴 롯데월드

"상생 외치더니..." 두 얼굴 롯데월드

2011.06.13. 오전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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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015년, 서울 잠실에 123층 짜리 롯데 수퍼타워가 들어서면서 최대 규모의 쇼핑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는 롯데월드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중소 상인들이 하나 둘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된 일인지, 염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잠실 롯데월드 지하상가에서 설렁탕 집을 운영하던 안달옥 씨.

안 씨는 지난달, 10년 넘게 운영하던 가게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롯데월드가 지하상가를 리모델링 한다며 장소대여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강제집행에 나선 것입니다.

[인터뷰:안달옥, 롯데월드 지하상가 상인]
"보증금이 얼마 되지도 않죠, 그 돈 가지고는 어디 가게 얻을 수도 없고, 인근 가면 3억에서 5억 줘야해요, 이런 가게 얻으려면 권리금만."

지금까지 강제집행 된 점포는 한 곳이지만, 이 곳 식당가를 중심으로 지하 상가 25개 점포가 거리로 내몰릴 위에 처했습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정부가 123층 짜리 제2 롯데월드를 건립하기로 결정한 지난 2009년, 롯데월드가 지하 임대 매장을 직접 관리하겠다며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으면서 시작됐습니다.

임대 상인들은 4년 전 관람객 사망사고로 놀이동산이 문을 닫았을 때, 또 인근 아파트 재건축으로 유동 인구가 급격히 줄었을 때, 상생하자며 상인들을 붙잡던 롯데월드가 말을 뒤집었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종순, 롯데월드 지하상가 상인]
"장사가 조금 나아질만 하고, 아파트가 들어서니까 지금 나가라고 하니까 우리로서는 진짜 너무 황당합니다."

하지만 상인들은 2008년 임대차 연장 계약을 하면서 1년간의 임대기간이 끝나면 시설을 철거할 수 있다는 조항에 동의를 한 상황입니다.

[인터뷰:장승자, 롯데월드 지하상가 상인]
"재계약을 안 해 준대요. 그러면 당장 먹고 살 일이 급급한데, 별 문제가 없겠구나 하고 찍었습니다. 찍고 나서 나중에 보니까 강제집행을 당할 수 있는 판결문이더라고요."

이런 주장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1년 반 이상 전부터 계약을 통해 상인들에게 강제 집행을 예고했다"면서 "현재는 그에 따른 법적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울 때 매달리다가 필요가 없어지자 버리는 롯데월드의 모습은 대기업의 아전인수 식 '상생 논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YTN 염헤원[hyew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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