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미 냉장고 수출 포기하나?

삼성·LG전자, 미 냉장고 수출 포기하나?

2012.03.25. 오전 01: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미국 상무부가 삼성과 LG전자의 하단 냉동고형 냉장고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대미 냉장고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우리 기업들은 최악의 경우 해당 품목의 냉장고 수출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리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하단형 냉장고는 미국인 체형에 맞춰 상부에는 냉장고, 하부에는 냉동고가 설치된 제품입니다.

삼성과 LG전자의 제품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고 날이 갈수록 시장점유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습니다.

미 상무부는 최근 삼성과 LG전자의 하단 냉동고형 냉장고에 대해 5~30%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삼성과 LG전자가 하단형 냉장고의 내수와 수출 가격을 다르게 설정해 팔았다는 겁니다.

삼성과 LG는 국내에서 이 같은 제품을 아예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비교 대상이 없는데도 미국 측이 무리하게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에 수출하는 하단형 냉장고의 평균 마진율은 약 5% 수준.

때문에 5~30% 수준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게 되면 사실상 대미 수출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반덤핑 관세 자체는 한시적인 조치지만, 한 번 부과하면 계속 연장하는 미국의 관례상 영구적인 수준의 관세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음 달, 미 국제무역위원회의 최종결정이 남아있지만, 미 상무부의 결정이 번복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인터뷰:김경열, LG전자 홍보부장]
"향후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서 이뤄지는 최종 결과에 따라서 우리 정부와 함께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등의 적극적인 불복 절차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삼성과 LG전자는 냉장고 뿐만 아니라 세탁기와 TV 등 주요 가전 시장에서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무기로 미국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습니다.

우리 가전업체의 도전에 고전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 가전업체 월풀은 냉장고에 앞서 세탁기도 반덤핑 혐의로 우리 가전업체들을 제소했습니다.

삼성과 LG 등 우리 가전업체들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해 가면서 미국 기업과 정부 당국의 견제는 갈수록 노골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미FTA가 발효됐지만 우리 기업들은 미국 기업의 텃세와 자국기업을 지키려는 보호 무역주의 기조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