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중기청장 내정자 사의..."주식 처분 조건 가혹해 부담"

[앵커멘트]

중소기업청장으로 내정됐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돌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공직을 맡기 위해서는 주식을 모두 처분해야 하는 공직자윤리법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승윤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벤처 1세대이자 중소기업 CEO로는 처음으로 중소기업청장에 내정돼 기대를 모았던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

내정 발표 사흘 만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이유는 자신이 경영하는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의 보유 주식을 모두 팔아야 하는 규정 때문이었습니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상 재산공개 대상인 1급 이상 공무원은 3천만 원 이상의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금융기관에 백지 신탁해야 합니다.

또 백지 신탁한 주식은 60일 안에 강제 매각해야 하지만 황 내정자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제가 이해가 잘못됐던 것 같아요. 백지신탁이라하면 제가 갖고 있는 주식을 신탁기관에 맡기고 공직이 끝나면 신탁해놓은 주식을 다시 찾아다가 회사로 컴백할 수 있는 줄로 알았었습니다."

황 내정자는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사실상 기업주는 공직에 못 들어가도록 돼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녹취: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이 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창업한 기업인이거나 어떠한 기업인들이 공직에 들어가기는 참 힘들지 않을까..."

물론 직무와 관련 없는 주식은 보유할 수 있지만, 황 내정자의 주식은 직무 연관성이 높다고 인정돼 예외를 적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가 3조 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도 직무 연관성이 없다는 결정을 받고 백지신탁을 피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경우와 비교할 때, 중소기업을 잘 알아야 하는 중소기업청장 내정자에 대해선 조건을 지나치게 가혹하게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계는 정부가 앞으로 중소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를 뽑으려면 이번 처럼 중소기업인의 정책 참여를 막는 손톱 밑 가시부터 뽑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risungyoon@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