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구제역 백신 효력 없어...균주 불일치

기존 구제역 백신 효력 없어...균주 불일치

2015.03.27. 오전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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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돼지 구제역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부적합한 '백신'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부가 준 백신을 믿었던 농가들만 억울하게 됐습니다.

고한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세계 구제역 표준연구소인 영국의 퍼브라이트 연구소가 우리 검역당국에 보고서를 보내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충북 진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우리나라가 2011년부터 접종해온 O Manisa (오 마니사)형 백신과의 상관성을 분석한 겁니다.

진천주에서 분리한 균주 6개 가운데 5개는 O Manisa (오 마니사) 백신주와 상관성을 나타내는 r1(알원)값이 0.3이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r1값은 방어력이 완벽할 때 1로 나타나고 0.3 이하일 경우 면역학적으로 상관관계가 너무 낮아 백신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반면 농식품부가 이달부터 새로 도입한 'O 3039'(오삼공삼구)균주를 사용한 백신은 r1값이 대부분 0.3 이상으로, 이전 백신보다는 방어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장]
"우선 발생지역에는 현재와 같이 긴급으로 도입된 O Manisa와 O 3039가 혼합된 O형 단가 백신을 사용하고…"

앞으로는 과거 발생유형과 주변국의 발생상황을 고려해 여러 종류의 바이러스 균주가 혼합된 기존 3가 백신에 O 3039 균주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백신 교체를 게을리한 방역당국의 늑장대응이 구제역 확산을 불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
"묻지마식으로 지난 4년 동안 백신주를 바꾸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해서 (구제역이) 토착화 상태로 접어 든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정부는 기존 백신이 효과가 없는 '물백신'이라는 사육농가의 주장에 대해 백신의 효과는 확실하며 접종방식이 잘못됐다는 입장을 되풀이해왔습니다.

하지만 기존 백신의 문제가 드러난 만큼 백신 미접종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매몰처분 보상금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농가의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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