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앵커]
여러분, 알고 계십니까?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그룹 내 지분이 불과 0. 05%입니다. 지분은 적지만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롯데그룹전체를 지배해 왔습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모시고 순환출자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복잡한 지배구조가 아닐까 하는데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 05%. 그리고 신동주, 신동빈 일가 지분을 다 합쳐도 2. 5%가 안 되는데 이렇게 적은 지분으로 어떻게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겁니까?
[인터뷰]
말씀하신 것처럼 롯데그룹이 우리나라 재벌들 중에서 가장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순환출자 고리 수도 가장 많고요. 순환출자 그림을 보시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미줄처럼 엉켜져 있는데요.
그런 거미줄처럼 엉켜져있는 출자구조를 이용해서 롯데호텔이 일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롯데호텔을 총수 일가가 지배하면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그런 구조고요. 이 롯데호텔은 일본의 롯데홀딩스와 투자회사라고 하는 L투자회사가 99%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롯데호텔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계열사다, 그런데 일본의 계열사인데 우리 공정거래법에 이런 해외에 있는 계열사들은 공시를 한다든지 소유지분 관계를 드러낼 의무가 없습니다. 깜깜이가 되고 있는 것이죠.
[앵커]
불투명한 상황인데 그런데 순환출자, 저희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마는 아는 분도 계시고 잘 모르시는 분도 있으니까 순환출자가 뭔지 쉽게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순환출자는 기업 A가 계열사 B한테 출자를 하고 B가 C에 출자하고 C가 다시 A에 출자하는 식으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우리 상법에는 상호출자, 즉 A가 B에 출자하고요, B가 다시 A에 출자하는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죠. 꼼수로 중간에 하나의 회사를 끼워서 A가 C에, C가 D로, B가 다시 A에 하는 식으로 간접상호출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서로 계열사 간에 조금씩 투자하는데 실제투자를 하는 건 아니고 지분만 확보하는 거니까 뭔가 서류상의 지분 확보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맞습니까?
[인터뷰]
당연히 A가, 예를 들어서 생각해 보시면 A지분을 B에 50% 출자를 했다고 생각하시고요. B가 다시 C에 50을 출자하고 다시 그 50을 A에게 출자했다면 50을 가지고 100을 만들 수 있겠죠. 그런 식으로 이걸 우리가 가공자본이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순환출자 또는 간접적 상호출자를 통해서 적은 지분을 통해서 많은 자산을 거느린 기업들을 지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앵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상호출자는 제가 알기에는 금지가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순환출자 구조가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여러 기업들이 해소를 해 왔던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롯데그룹 사태를 보니까 80여 개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가 무려 416개에 달합니다. 다른 기업과 비교해 봤을 때 많은 숫자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상당히 많습니다. 롯데가 왜 이렇게 순환출자를 유지를 하고 있는지 이유가 있습니다. 롯데의 특별한 이유인데요. 아시다시피 이번에 롯데호텔이라는 롯데그룹의 가장 지주회사격인 롯데호텔을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이 일본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라는 그런 회사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롯데그룹의 경영권 세습 같은 것들이 국내 기업들의 출자구조를 변경시키지 않고 일본에 있는 조그마한 비상장회사들의 주식을 정리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얼마든지 할 수가 있습니다. 삼성 엘리엇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배권 승계할 때 우리 기업들이 출자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그래야지만 승계를 받는 쪽에서 돈도 많이 남기고 그리고 세금도 내지 않게 되고 그런 이점이 있기 때문에 출자구조를 바꾸는데. 롯데는 일본 롯데와 일본의 L투자회사라는 일본 비상장쪽에 기업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국내기업들의 출자구조를 변경시킬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방만한 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지분은 확보하고 자기 경영권은 유지하지만 복잡한 견제를 받을 필요가 없다, 투명하게 경영감시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보이는데. 다른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좀더 투명한 방향으로 가고 정부도 규제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롯데는 지금까지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았는지.
[인터뷰]
사실 롯데가 규제를 안 받았다는 건 아니고 우리 법에 따른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재벌들의 소유지배구조가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주회사 체제가 있고 다른 하나는 순환출자 구조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삼성, 현대차, 롯데, 5대 재벌 중에서 3개가 바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LG와 SK 이 두 3, 4위 재벌들은 지주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주회사 체제로 가면 금산분리라든지 출자단계라든지 지분율에 대한 규제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주회사 밖에 있으면 순환출자를 하고 있든 어떤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든지간에 사실상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최근에 작년에인가 재작년에 신규 순환출자금지만이 출자규제로 하나가 첨가됐고 그외에 출총제도 폐지되고 해서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재벌들 입장에서는 굳이 지주회사 체제로 가고 싶어하지 안죠. 지주회사 체제바깥에 있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뭐든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앵커]
지주회사체제로 가고싶지 않다, 이 말은 삼성의 예로 들면 금산분리를 해야 되니까 삼성생명 같은 부분이 분리를 시켜야 되는 거죠?
[인터뷰]
그렇게 되면 금융, 비금융 지주회사로 분리가 돼야 되는데 한 사람이 예를 들어서 이재용 부회장이 두 금융, 비금융 부분을 지배를 못하게 되고, 그러면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되겠죠. 그걸 회피하기 위해서 지금 온갖 M&A을 한다든지 방법을 동원해서 하고 그것이 결국은 엘리엇 사태와 같은 일을 불러들였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롯데 사태의 근본 원인은 우리 법에 미비가 있다, 즉 우리가 기업집단을 인정하더라도 기업 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서 그런 겁니다. 우리가 기업집단을 인정하지만 순수한 지주회사 형태로만 기업 집단을 유지하라 이렇게 우리 법이 명확히 돼 있다면 롯데의 지금같은 이것이 이런 궁중암투같은 것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고 삼성 엘리엇 같은 분쟁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데.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는 법이 있고 나머지는 사실상 열려 있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도 물론 우리나라보다 큰 기업들이 많은데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순환출자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까?
[인터뷰]
우리 재벌이 얼마나 좀 특별한가를 말씀을 드리자면 재벌과 대기업을 혼돈을 해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재벌이라고 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을 일단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이 크고 작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다음에 대규모 기업집단 중에서 총수 일가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가문이 그 대규모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재벌이라고 할 수 있고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선진국들도 기업집단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도 그렇고 독일도 그렇고요. 2차세계대전 이후에 대규모 기업집단을 소유하고 있는 가문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기업집단은 존재하지만 우리 같은 재벌형태로 유지가 되어 있지 않고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기업집단의 형태가 지주회사 형태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2차세계대전 이후 지주회사를 금지를 시키는 바람에 계열이 형성되면서 상호출자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독특한 형태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사실 공정거래법을 도입할 때 지주회사를 금지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이상한 순환출자, 온갖 이상한 방식의 출자 방식으로 기업집단이 생겼습니다. 지금 그것을 다시 바로 잡아야 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도 굉장히 따갑습니다. 지금 여야,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특히 야당 같은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자.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을 포함해서 순환출자 자체도 금지하자. 이 법이 통과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겁니까?
[인터뷰]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해서 롯데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공정거래법에 있는 지주회사법 자체도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른바 루프홀들이 있습니다. 재벌들을 위한. 루프홀들이 있는데 그런 루프홀들을 막고 우리 순수한 지주회사 체제로 가는. 그 법을 단순하게 만들면 지금같은 많은 문제점들이 더 이상 야기되지 않고요.
그런 근본적인 법제도의 개선이 없다면 제2, 제3의 롯데, 제2 제3의 정주영 회장 때의 현대의 경우라든지 두산의 경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감히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롯데그룹의 경영구조가 너무 복잡하다 보니까 국적 논란이 있는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한국기업이냐, 아니면 일본기업이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업에서 주인을 정하는 것이 결국 주주가 중요한데. 사실 롯데그룹의 매출은 95%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주주 구성을 봤을 때 중요한 주주들은 일본에 있는 게 아니냐? 그러면 결국 롯데가 일본 주주에 좌지우지되는 걸 보면 사실상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롯데그룹의 특수성 중 하나고요. 말씀드리기 전에 롯데그룹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사실 실망하고 저도 상당히 실망을 하고 있으면서 한 가지 분노스러운 것이 롯데그룹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 시내 면세점 사업입니다. 롯데호텔 매출 80% 이상이 시내 면세점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시내 면세점은 국가에서 이른바 특허, 전매특허를 줘서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롯데시내면세점 사업에서 전매 수수료를 낸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건 법에서 지금 바뀌어서 매출의 0. 05% 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시내면세점의 매출액이 5조 4000억원이 됐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2배 이상의 매출액이었는데요. 5조 4000 매출액 중에서 롯데의 점유율이 60% 됐는데 롯데가 면세점 수수료로 낸 것은 20억이 안 됩니다. 올 봄에 가격 경쟁을 해서 경매를 했는데 향후 신세계, 롯데, 신라호텔이 향후에 5년간 매년 한 1조 정도 수수료 겸 영업 임대료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거하고 비교해도 ...
[앵커]
왜 그동안 안 낸 겁니까?
[인터뷰]
이게 법의 미비라는 것이죠. 저도 이 사실을 올해 알게 됐는데 듣고는 제 귀를 의심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가? 그런데 지난 30년간 있었던 일이고요. 롯데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것이 시내 면세점입니다.
국가재정으로 돌아가야 될 돈이 롯데그룹으로 갔고 그 돈을 가지고 롯데가 성장을 했고 그 돈이 배당을 통해서 일본롯데홀딩스랑 일본 롯데회사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것이 국부 유출이 아니면 무엇이 국부 유출이겠습니까?
[앵커]
법적으로 봤을 때 외국기업으로 분류돼서 면세 혜택을 받은 겁니까?
[인터뷰]
아닙니다. 신라호텔 면세점도 같은데요. 신라호텔이 시내 면세점의 한 점유율 26%를 차지하는데 신라호텔의 모든 사업 부분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시내 면세점만이 흑자를 봐서 유지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시내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는 국가재정수입으로 돌아가야 될 돈을 재벌기업들에게 보조금으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장 많은 혜택을 본것이 롯데의 재벌인데 지금 와서 이런 형제간에 경영권 분쟁이라든지 이런 나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개탄스럽고요.
이것이 롯데재벌 총수 일가의 각성을 통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법제도를 통해서만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보통 총수를 견제하는 것이 주주고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롯데그룹같은 경우에도 지배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불투명하고 공개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국민연금 같은 주주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지금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부지분율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것은 총수 일가의 지분 플러스 계열사 지분, 우호지분을 합친 개념입니다. 그걸 통해서 사실상 지배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단일한 계열기업 자연인 또는 법인을 통틀어서 저희가 알기로 가장 큰 대주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들간의 복잡한 순환출자 때문에 롯데의 총수일가가 그 작은 지분으로 주주총회에서 이길 수 있는 구조로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통해서 롯데의 구조를 지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건 법제도적으로 해야 될문제고 그러나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 정도 법제도적으로 지배구조가 개선이 된 다음에 경영진 그것이 총수일가든 전문 경영인이든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게 또는 사회의 이익과 부합하게 경영하는 가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할 역할이 많고요.
지금까지 국민연금이 너무나 소극적이었다, 국민연금 국내 투자의 3분의 2가 재벌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재벌의 황제경영을 맡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 사실 한 게 없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런 면에서 국민연금이 앞으로 기여해야 될 것이 많고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이런 기간투자자들의 기여가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서 경영실적의 개선으로 이어진 예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국민연금이 그런 역할을 향후에 할 수 있도록 저도 소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롯데사태를 보면서 이른바 황제경영을 개선해야 될 부분은 없는지 법적으로 이를 보완해야 될 목소리가 높은데 정부기관에서도 이를 보면서 뭔가 국회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법적인 보완에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앵커]
여러분, 알고 계십니까? 롯데그룹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그룹 내 지분이 불과 0. 05%입니다. 지분은 적지만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로 롯데그룹전체를 지배해 왔습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를 모시고 순환출자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보고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복잡한 지배구조가 아닐까 하는데요.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 05%. 그리고 신동주, 신동빈 일가 지분을 다 합쳐도 2. 5%가 안 되는데 이렇게 적은 지분으로 어떻게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겁니까?
[인터뷰]
말씀하신 것처럼 롯데그룹이 우리나라 재벌들 중에서 가장 복잡한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순환출자 고리 수도 가장 많고요. 순환출자 그림을 보시면 이해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거미줄처럼 엉켜져 있는데요.
그런 거미줄처럼 엉켜져있는 출자구조를 이용해서 롯데호텔이 일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롯데호텔을 총수 일가가 지배하면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그런 구조고요. 이 롯데호텔은 일본의 롯데홀딩스와 투자회사라고 하는 L투자회사가 99%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롯데호텔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계열사다, 그런데 일본의 계열사인데 우리 공정거래법에 이런 해외에 있는 계열사들은 공시를 한다든지 소유지분 관계를 드러낼 의무가 없습니다. 깜깜이가 되고 있는 것이죠.
[앵커]
불투명한 상황인데 그런데 순환출자, 저희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마는 아는 분도 계시고 잘 모르시는 분도 있으니까 순환출자가 뭔지 쉽게 설명을 해 주시죠.
[인터뷰]
순환출자는 기업 A가 계열사 B한테 출자를 하고 B가 C에 출자하고 C가 다시 A에 출자하는 식으로 돌아오는 구조입니다. 우리 상법에는 상호출자, 즉 A가 B에 출자하고요, B가 다시 A에 출자하는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죠. 꼼수로 중간에 하나의 회사를 끼워서 A가 C에, C가 D로, B가 다시 A에 하는 식으로 간접상호출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서로 계열사 간에 조금씩 투자하는데 실제투자를 하는 건 아니고 지분만 확보하는 거니까 뭔가 서류상의 지분 확보다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 맞습니까?
[인터뷰]
당연히 A가, 예를 들어서 생각해 보시면 A지분을 B에 50% 출자를 했다고 생각하시고요. B가 다시 C에 50을 출자하고 다시 그 50을 A에게 출자했다면 50을 가지고 100을 만들 수 있겠죠. 그런 식으로 이걸 우리가 가공자본이다, 이렇게 말을 합니다. 순환출자 또는 간접적 상호출자를 통해서 적은 지분을 통해서 많은 자산을 거느린 기업들을 지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앵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상호출자는 제가 알기에는 금지가 돼 있는 걸로 알고 있고 순환출자 구조가 전부터 문제가 됐는데. 여러 기업들이 해소를 해 왔던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에 롯데그룹 사태를 보니까 80여 개 계열사의 순환출자 고리가 무려 416개에 달합니다. 다른 기업과 비교해 봤을 때 많은 숫자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상당히 많습니다. 롯데가 왜 이렇게 순환출자를 유지를 하고 있는지 이유가 있습니다. 롯데의 특별한 이유인데요. 아시다시피 이번에 롯데호텔이라는 롯데그룹의 가장 지주회사격인 롯데호텔을 실제로 지배하고 있는 기업들이 일본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라는 그런 회사가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롯데그룹의 경영권 세습 같은 것들이 국내 기업들의 출자구조를 변경시키지 않고 일본에 있는 조그마한 비상장회사들의 주식을 정리한다든지 이런 방식으로 얼마든지 할 수가 있습니다. 삼성 엘리엇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지배권 승계할 때 우리 기업들이 출자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그래야지만 승계를 받는 쪽에서 돈도 많이 남기고 그리고 세금도 내지 않게 되고 그런 이점이 있기 때문에 출자구조를 바꾸는데. 롯데는 일본 롯데와 일본의 L투자회사라는 일본 비상장쪽에 기업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굳이 국내기업들의 출자구조를 변경시킬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방만한 출자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고요.
[앵커]
지분은 확보하고 자기 경영권은 유지하지만 복잡한 견제를 받을 필요가 없다, 투명하게 경영감시도 받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보이는데. 다른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좀더 투명한 방향으로 가고 정부도 규제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롯데는 지금까지 이런 규제를 받지 않았는지.
[인터뷰]
사실 롯데가 규제를 안 받았다는 건 아니고 우리 법에 따른 일입니다, 기본적으로. 재벌들의 소유지배구조가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지주회사 체제가 있고 다른 하나는 순환출자 구조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삼성, 현대차, 롯데, 5대 재벌 중에서 3개가 바로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고요.
그리고 LG와 SK 이 두 3, 4위 재벌들은 지주회사 체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주회사 체제로 가면 금산분리라든지 출자단계라든지 지분율에 대한 규제가 그 속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지주회사 밖에 있으면 순환출자를 하고 있든 어떤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든지간에 사실상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최근에 작년에인가 재작년에 신규 순환출자금지만이 출자규제로 하나가 첨가됐고 그외에 출총제도 폐지되고 해서 아무런 규제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재벌들 입장에서는 굳이 지주회사 체제로 가고 싶어하지 안죠. 지주회사 체제바깥에 있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뭐든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앵커]
지주회사체제로 가고싶지 않다, 이 말은 삼성의 예로 들면 금산분리를 해야 되니까 삼성생명 같은 부분이 분리를 시켜야 되는 거죠?
[인터뷰]
그렇게 되면 금융, 비금융 지주회사로 분리가 돼야 되는데 한 사람이 예를 들어서 이재용 부회장이 두 금융, 비금융 부분을 지배를 못하게 되고, 그러면 사회에 대한 영향력이 감소되겠죠. 그걸 회피하기 위해서 지금 온갖 M&A을 한다든지 방법을 동원해서 하고 그것이 결국은 엘리엇 사태와 같은 일을 불러들였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롯데 사태의 근본 원인은 우리 법에 미비가 있다, 즉 우리가 기업집단을 인정하더라도 기업 집단의 소유지배구조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정이 필요한데. 예를 들어서 그런 겁니다. 우리가 기업집단을 인정하지만 순수한 지주회사 형태로만 기업 집단을 유지하라 이렇게 우리 법이 명확히 돼 있다면 롯데의 지금같은 이것이 이런 궁중암투같은 것들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고 삼성 엘리엇 같은 분쟁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앵커]
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는데.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는 법이 있고 나머지는 사실상 열려 있다는 말씀 아니겠습니까?
다른 나라는 어떻습니까? 다른 나라도 물론 우리나라보다 큰 기업들이 많은데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순환출자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한 제한이 있습니까?
[인터뷰]
우리 재벌이 얼마나 좀 특별한가를 말씀을 드리자면 재벌과 대기업을 혼돈을 해서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재벌이라고 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을 일단 말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이 크고 작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그다음에 대규모 기업집단 중에서 총수 일가가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특정한 가문이 그 대규모 기업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재벌이라고 할 수 있고요. 미국과 영국을 제외한 선진국들도 기업집단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도 그렇고 독일도 그렇고요. 2차세계대전 이후에 대규모 기업집단을 소유하고 있는 가문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기업집단은 존재하지만 우리 같은 재벌형태로 유지가 되어 있지 않고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기업집단의 형태가 지주회사 형태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에는 2차세계대전 이후 지주회사를 금지를 시키는 바람에 계열이 형성되면서 상호출자를 한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독특한 형태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사실 공정거래법을 도입할 때 지주회사를 금지를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더 이상한 순환출자, 온갖 이상한 방식의 출자 방식으로 기업집단이 생겼습니다. 지금 그것을 다시 바로 잡아야 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여야의 시선도 굉장히 따갑습니다. 지금 여야,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 특히 야당 같은 경우에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자.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런 내용들을 포함해서 순환출자 자체도 금지하자. 이 법이 통과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겁니까?
[인터뷰]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해서 롯데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 우리 공정거래법에 있는 지주회사법 자체도 상당히 많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른바 루프홀들이 있습니다. 재벌들을 위한. 루프홀들이 있는데 그런 루프홀들을 막고 우리 순수한 지주회사 체제로 가는. 그 법을 단순하게 만들면 지금같은 많은 문제점들이 더 이상 야기되지 않고요.
그런 근본적인 법제도의 개선이 없다면 제2, 제3의 롯데, 제2 제3의 정주영 회장 때의 현대의 경우라든지 두산의 경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감히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앵커]
롯데그룹의 경영구조가 너무 복잡하다 보니까 국적 논란이 있는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한국기업이냐, 아니면 일본기업이냐. 이런 말이 나오고 있는데 어떤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업에서 주인을 정하는 것이 결국 주주가 중요한데. 사실 롯데그룹의 매출은 95%가 한국에서 발생하지만 주주 구성을 봤을 때 중요한 주주들은 일본에 있는 게 아니냐? 그러면 결국 롯데가 일본 주주에 좌지우지되는 걸 보면 사실상 일본기업이 아니냐는 말을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롯데그룹의 특수성 중 하나고요. 말씀드리기 전에 롯데그룹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사실 실망하고 저도 상당히 실망을 하고 있으면서 한 가지 분노스러운 것이 롯데그룹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 시내 면세점 사업입니다. 롯데호텔 매출 80% 이상이 시내 면세점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시내 면세점은 국가에서 이른바 특허, 전매특허를 줘서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롯데그룹이 롯데시내면세점 사업에서 전매 수수료를 낸 것이 거의 없습니다. 그건 법에서 지금 바뀌어서 매출의 0. 05% 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작년에 시내면세점의 매출액이 5조 4000억원이 됐습니다.
인천공항 면세점보다 2배 이상의 매출액이었는데요. 5조 4000 매출액 중에서 롯데의 점유율이 60% 됐는데 롯데가 면세점 수수료로 낸 것은 20억이 안 됩니다. 올 봄에 가격 경쟁을 해서 경매를 했는데 향후 신세계, 롯데, 신라호텔이 향후에 5년간 매년 한 1조 정도 수수료 겸 영업 임대료를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거하고 비교해도 ...
[앵커]
왜 그동안 안 낸 겁니까?
[인터뷰]
이게 법의 미비라는 것이죠. 저도 이 사실을 올해 알게 됐는데 듣고는 제 귀를 의심을 했습니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가? 그런데 지난 30년간 있었던 일이고요. 롯데가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것이 시내 면세점입니다.
국가재정으로 돌아가야 될 돈이 롯데그룹으로 갔고 그 돈을 가지고 롯데가 성장을 했고 그 돈이 배당을 통해서 일본롯데홀딩스랑 일본 롯데회사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것이 국부 유출이 아니면 무엇이 국부 유출이겠습니까?
[앵커]
법적으로 봤을 때 외국기업으로 분류돼서 면세 혜택을 받은 겁니까?
[인터뷰]
아닙니다. 신라호텔 면세점도 같은데요. 신라호텔이 시내 면세점의 한 점유율 26%를 차지하는데 신라호텔의 모든 사업 부분은 적자를 보고 있습니다. 시내 면세점만이 흑자를 봐서 유지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시내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은 거위라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는 국가재정수입으로 돌아가야 될 돈을 재벌기업들에게 보조금으로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 가장 많은 혜택을 본것이 롯데의 재벌인데 지금 와서 이런 형제간에 경영권 분쟁이라든지 이런 나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개탄스럽고요.
이것이 롯데재벌 총수 일가의 각성을 통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법제도를 통해서만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보통 총수를 견제하는 것이 주주고 최근에는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 아니겠습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앵커]
롯데그룹같은 경우에도 지배구조가 매우 복잡하고 불투명하고 공개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국민연금 같은 주주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인터뷰]
지금 복잡한 순환출자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부지분율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그것은 총수 일가의 지분 플러스 계열사 지분, 우호지분을 합친 개념입니다. 그걸 통해서 사실상 지배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이 단일한 계열기업 자연인 또는 법인을 통틀어서 저희가 알기로 가장 큰 대주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들간의 복잡한 순환출자 때문에 롯데의 총수일가가 그 작은 지분으로 주주총회에서 이길 수 있는 구조로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을 통해서 롯데의 구조를 지배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건 법제도적으로 해야 될문제고 그러나 말씀하신 것처럼 어느 정도 법제도적으로 지배구조가 개선이 된 다음에 경영진 그것이 총수일가든 전문 경영인이든 전체 주주의 이익에 부합하게 또는 사회의 이익과 부합하게 경영하는 가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할 역할이 많고요.
지금까지 국민연금이 너무나 소극적이었다, 국민연금 국내 투자의 3분의 2가 재벌기업들에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재벌의 황제경영을 맡기 위해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 사실 한 게 없지 않느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런 면에서 국민연금이 앞으로 기여해야 될 것이 많고 외국의 예를 보더라도 이런 기간투자자들의 기여가 거버넌스 개선을 통해서 경영실적의 개선으로 이어진 예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국민연금이 그런 역할을 향후에 할 수 있도록 저도 소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롯데사태를 보면서 이른바 황제경영을 개선해야 될 부분은 없는지 법적으로 이를 보완해야 될 목소리가 높은데 정부기관에서도 이를 보면서 뭔가 국회에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법적인 보완에 나서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