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홈플러스 인수합병, 먹튀는 아니다?

[생생경제] 홈플러스 인수합병, 먹튀는 아니다?

2015.09.09. 오후 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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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홈플러스 인수합병, 먹튀라고 판정하는 건 무리가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7:00)
■ 진행 : 김윤경 기자
■ 대담 :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김윤경> 오늘 첫 번째 인터뷰는요. ‘국내 사모펀드가 주인이 된 유통업체 홈플러스의 운명은?’ 알아보겠습니다. 국내 2위 대형마트죠. 홈플러스가 그동안 판다, 안 판다 진통 끝에 결국은 국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이 됐습니다. 금액이 60억 달러라고 하죠. 국내 M&A 사상 최고액입니다. 7조 2천억 원. 그런데 M&A를 둘러싼 후폭풍이 거셀 수밖에 없는데요. 이 테스코가 원래 주인이었는데 이번에 나가면서 5조 원 정도의 매각 차익을 내게 되거든요. 그리고 MBK 파트너스는 구조조정은 없다고 했는데 어떻게 될지 지금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인데요. 숙명여대 경영학부의 서용구 교수님 전화로 모시고요. 홈플러스의 운명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용구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이하 서용구)>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김윤경> 홈플러스를 결국은 사모펀드가 샀네요. MBK파트너스가 꽤 많은 업체들을 인수합병하고 했었는데, 이 곳 좀 아시나요?

◆서용구> 네. 우리 아시다시피 사모펀드라는 것이 사모님이 하시는 펀드가 아니고요. Private Equity Fund이라고 해서 일반인들한테 돈을 조달해서 펀드를 만들어 기업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회사가 아니겠습니까?

◇김윤경> 사적으로 모여서 만든 펀드죠.

◆서용구> 그래서 기업 사냥꾼이기 때문에 기업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판다고 해서 영화의 주제로도 많이 나오고, 우리 MBK파트너스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사모펀드 회사죠.

◇김윤경> MBK파트너스는 샀던 것들이 좀 많이 있죠.

◆서용구> 예. C&M도 있고 ING생명도 있고 그렇더라고요.

◇김윤경> 그렇군요. 논란이 되는 게 가장 먼저는 매각 가격이에요. 예상보다 상당히 높았는데, 7조 2천억 원. 7조 6천억 원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수정을 하던데. 그런데 홈플러스의 기업 가치가 이 정도 되냐는 의문이 먼저 들거든요.

◆서용구> 그렇습니다. 기업 가치는 평가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만. 우리 유통업에 매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가 일종의 베이스라인이, 기초 라인이 되는데. 테스코 본사에서는 6조 7천억 이하는 안 판다. 6조 7천억을 매각할 수 있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본 것 같고요. 결국은 1조 원 정도의 프리미엄이 더 붙어서 7조 7천억에 가까운 숫자가 계약 가격이 된 것으로 지금 보이고 있는데요. 이렇게 된 데에는 또 우리 환율이라는 게 있거든요. 테스코 영국 본사가 매각을 결정한 5월 말 시점에서 지금까지 벌써 파운드 대비 한국 원화가 10% 이상 빠졌거든요. 그래서 10%가 금액이 환율 때문에 빠졌기 때문에 한화로 치면 6조 7천억이 7조 7천억이 되더라도 파운드로는 예상한 금액을 그냥 받았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윤경> 그러네요. 테스코가 샀을 때 얼마에 샀는지 모르겠지만, 매각 차액이 5조 원이라고들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너무 많이 남겨가는 게 아니냐, 라는 생각이 들어서 먹튀다. 이런 얘기가 나오기도 하고요. 또 홈플러스 노조 측 얘기를 들어보면 계속 안 판다고 했다고 해요. 파는 일은 없다고 얘기했는데 결국 팔았잖아요. 이런 것은 어떻게 봐야 할까요?

◆서용구> 자본주의 4.0 시대에 사는 자세로서 기업도 하나의 상품처럼 매매가 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너무 그런 기업 매각이나 이런 건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홈플러스가 지난 17년 동안 2조 6천억 정도를 투자한 것으로 돼있는데요. 그래서 5조가 먹튀가 아니냐, 그 차액이. 그런데 18년 전에 3억이면 지금 6억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요. 그런 17년 간 계속 투자한 금액, 그리고 20년 전에 우리나라 유통 산업하고 영국의 유통 업체하고 실력 차이가 많이 있었거든요. 지금은 거의 비슷해졌다고까지 평가받고 있는 그런 경영 노하우라든지, 국내 유통 산업의 유일한 외국계 업체로서 그런 국제적 시각을 공급했다든지. 이런 시각을 본다면 이것은 먹튀라고 판정하는 것은 많은 무리가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김윤경> 만약에 안 판다고 근로자들에게는 안심을 시켜놓고 팔았다면 그것은 약간 도의상의 문제는 있죠. 그래서 이것에 대해서 노조는 너무 비밀 매각을 고수한 게 아니었느냐,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서용구> 제가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홈플러스가 또 국내 회사로 소비자들이 인식할 정도로 영국의 테스코가 100% 가지고 있는 그런 회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시작부터가 삼성물산의 유통사업부에 있던 매장 2, 3개를 사서 시작한 것이거든요.

◇김윤경> 예. 삼성플라자 사서 시작했죠.

◆서용구> 삼성플라자가 아니라 홈플러스 대구 매장을 사서 시작한 것이거든요.

◇김윤경> 그런가요? 예.

◆서용구> 삼성이 원래 백화점 삼성 플라자 사업하고 대형마트 사업을 했는데 대형마트 매장 3개를 홈플러스에 매각한 것이거든요. 99년 상황이. 그래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테스코가 사실은 지난 17년 동안 이 회사를 엄청 키운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런 공과도 있고. 테스코 본사에서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서울에 있는 임원들이나 심지어 서울 대표, 우리 도 대표까지도 자기가 의사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알려주고 싶어도 알아야 알려준다. 이런 식인 거죠.

◇김윤경> 그렇군요. 그리고 기업을 기업이 사는 것이랑 기업을 사모펀드가 사는 것과는 또 다르잖아요. 이 사모펀드가 사게 되면 이것은 틀림없이 매각 차익을 노리는 것이기 때문에 언젠가 또 팔 것이고. 사자마자 대부분의 경우에는 인적 구조조정이나 비용 절감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게 있을까봐들 걱정하는 것 같아요.

◆서용구> 그래서 미국 같은 경우는 사모펀드가 회사를 매수하게 되면 그게 분해해서, 돼지 도살해서 파는 것처럼 가장 비싼 매장은 프리미엄을 갖고 팔고, 손실 매장은 디스카운트해서 팔고. 이런 식의 해체 작업을 할 것이라고 미국 사람이면 생각이 되겠는데. 한국 정서상 과연 그런 식의 매장을 분할해서 판다는 게 될 것이냐, 하는 생각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견도 있고요. 사모펀드가 아니라 현대백화점이라든지 기타 등등 우리나라 대형 마트에 진출하려던 기업이 샀으면 아무래도 종업원 인수 양도 같은 게 원만하게 이뤄질 텐데. 사모펀드가 샀기 때문에 의심은 끝까지 계속 되겠죠.

◇김윤경> 아무래도요. 그런데 이게 임직원들의 구조조정 문제로 넘어가게 되면 어떨까요? 자연스럽게 새로 주인이 생기면 저도 경험을 해봤습니다만. 경영 철학이 다르거든요. 그러면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되는, 자연스럽게 문 밖으로 나가게 되는 직원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게다가 여기에 MBK는 C&M도 그랬고 ING생명 때도 그랬고 구조조정 안 하겠다고 하면서 해고했거든요.

◆서용구> 예. 그런 전과도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보기에 신뢰가 좀 안 가고요. 사실 구조조정 없으면 그 가격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사모펀드의 생리고, 미션이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유통업체는 사실은 많은 인력이 있어도 필요하고, 또 성장을 하려면 인력이 계속 있어야 하고 매장도 존재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제조업에 비해서는 인력 구조조정이 많이 안 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전망도 해볼 수 있는데요. 구조조정 없는 사모펀드는 의미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지 구조조정은 해야만 되는데.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의 규모라든지 방향은 알 수가 없는 것이죠.

◇김윤경> 그리고 주인은 테스코였지만 어쨌든 이게 한국 홈플러스라는 회사가 있었던 것이잖아요. 법인이요. 계속 흑자였다고 하는데 장사는 잘 됐던 것인가요?

◆서용구> 맞습니다. 한국의 홈플러스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테스코의 전세계 13개국 매장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 법인이고, 가장 규모도 컸고요. 테스코가 지금 본사가 아주 어려움에 처했거든요. 작년 1년간 회계연도에 10조 원의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뭔가 우량 자산이나 우량 회사를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그래서 한국의 해외법인이 잘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가장 덩치도 큰 우량 자산이기 때문에 판매를 결정한 것이고요. 이번에 팔았다고 해서 작년 1년간의 손실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테스코 본사가 정크 본드 수준의 기업 평가 가치를 받으면서 영국 1위 유통 업체가 지금 가장 크게 상당히 망가진 상황입니다. 현재. 그래서 그런 맥락에서, 테스코 본사 맥락에서 봤을 때 가장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이 한국 홈플러스 현지 법인이었고요. 그래서 이번에 매각 결정을 하게 된 것이고. 영국 본사에서도 이번 매각 결정으로 상당한, 턴어라운드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김윤경> 가장 잘 나가는 게 팔기도 제일 좋으니까 아마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러면 테스코는 왜 그렇게 어려워요? 영국 경제가 그렇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서용구> 영국 경제가 2008년부터 5년간 플러스 성장을 못 하는 기간이 있었고요. 그 불황기에 테스코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많이 했는데. 최근 3, 4년 동안도 보면 중국에서 철수했고, 일본에서 철수했고, 미국에서도 사업이 실패했거든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실패했고, 한국하고 태국에서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해외 사업으로 인해서 손실이 누적됐고. 2013년,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여름인데. 분식회계가 발각이 됐어요. 영국에서 엄청난 스캔들이었는데. 그 이후로 2년간 계속 엄청난. 영국에 700개 매장 중에서 지금 200개를 매각한다는 설도 있고요. 굉장합니다.

◇김윤경> 네. 그렇군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2년 동안 홈플러스에 1조 원 투자하겠다고 얘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인적 구조조정은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만약에 믿는다면 문제는 안 될 텐데. 그동안 한국 홈플러스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었거든요. 고객들 정보를 팔아먹었던 것도 있었고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었는데 그런 것들은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서용구> 그렇습니다. 2년 전에 영국 본사가 사장도 바뀌고, 작년에 또 한 번 바뀌었는데요. 그러면서 영국 본사의 헤드쿼터의 장악력 부족으로 사실 한국 오피스의 모럴 해저드랄까,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면서 지난 2, 3년 동안 우리 홈플러스도 카드 정보라든지, 여러 가지 두 번의 스캔들 비슷한 사건이 있으면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요. 그러면서 소유권이 확정이 됐으니까 좀 명확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점검을 해서. 매일 매일 우리 소비자를 상대해야 하는 매장을 갖고 있는 유형적인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주인을 새롭게 맞았으니까 새롭게 잘 시작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윤경> 그래야겠죠.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용구> 감사합니다.

◇김윤경> 숙명여대 경영학과의 서용구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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