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공유경제 새로운 먹거리 되려면, 노동권 보장부터

[생생경제] 공유경제 새로운 먹거리 되려면, 노동권 보장부터

2016.01.04. 오후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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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공유경제 새로운 먹거리 되려면, 규제혁파와 노동권 보장을"-희망제작소 이원재 소장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희망제작소 이원재 소장

2016 신년 기획인터뷰

◇김우성> 생생인터뷰, 매일 생생인터뷰는 주요 경제 이슈를 다루는 인터뷰 시간입니다. 이 생생인터뷰 시간에서 저희가 신년을 맞이해서 특집 기획 인터뷰를 준비했는데요. 2016년, 주목할 만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경제는 저성장, 저소비, 그리고 높은 실업률, 저임금. 이런 아주 낮고 깊은 늪에 빠져있습니다. 사람들은 이제 보는 방법을 바꿔라, 구조를 바꿔라. 이렇게 새로운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요. 지난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에 전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경제 패러다임이 있습니다. 개인, 혹은 기업들이 이미 갖고 있는 잉여자산을 다른 사람에게 재분배해서 또 다른 경제 가치로 창출할 수 있는 것. 바로 ‘공유경제’입니다. 공유경제, 말은 들어봤는데 잘 모르겠어. 혹은 공유경제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주목하고 있지? 궁금하신 분들은 귀 쫑긋 세우시기 바랍니다. 희망제작소 소장이자 경제평론가 이원재 소장 연결돼있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희망제작소 이원재 소장(이하 이원재)> 예. 안녕하세요.

◇김우성> 소장님께서는 전공자이시지만 또 전공하지 않은 청취자 분들도 많은데요. 이 공유경제라는 말이 정확히 어떤 뜻인지, 또 왜 공유라는 단어를 썼는지 궁금하거든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원재> 이게 미래 경제 트렌드의 한 형태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공유에 대칭되는 표현이 소유죠? 그러니까 보통 우리가 물건을 사용할 때 배타적으로 소유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경우가 현대 경제에서는 많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미래에는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물건. 그러니까 자산을 공유하거나 또는 어딘가 공동체에서 소유하고 있는데 접근할 수 있으면서 사용하는 형태. 이런 형태가 상당히 확산될 것이고, 주류가 될 것이다. 이런 이야기 속에서 나온 게 바로 공유경제입니다. 예를 들면 카풀, 옛날식으로 표현하자면 카풀도 공유경제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우성> 그 때는 캠페인이었는데.

◆이원재> 그렇죠. 그래서 자동차를 타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만약 출퇴근 할 때 사용한다면 아침과 저녁에만 자동차가 있으면 되는데. 하루 종일 자동차를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단 말이죠. 그렇다면 자동차 한 대를 누군가 가지고 있고,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겠구나. 같은 사무실을 출퇴근하거나 비슷한 곳에서 일을 한다면. 그런 개념이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비슷하게 자동차 공유는 카 쉐어링, 집을 같이 사용하는 하우스 쉐어링, 이런 것들이 있고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가 이 본산지라고 합니다. 신산업이 샌프란시스코 하면 실리콘 밸리가 바로 떠올라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첨단 기업들이 많이 있는데. 이런 신산업 지역에서 우리가 보니까 지나치게, 불필요하게 너무 많이 생산하고 너무 많이 소유하면서 낭비하는 것이 많은데. 이것을 같이 사용함으로써, 덜 소유하고 덜 사용함으로써 자원도 절약하고, 비용도 절약하고. 그리고 조금 더 적게 사용하는 삶을 추구하는. 좀 더 지속가능한 소비자 태도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겠다. 이런 생각에서 확산이 된 것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김우성> 예. 지금 일단 방금 말씀하신 공유 경제. 즉 굳이 내가 갖고서 보유한 상태로, 소유한 상태로 쓰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연결해서 쓰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했는데. IT가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공유경제라는 것도 등장하지 않았을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이원재> 그렇죠. 이게 IT하고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요. 예를 들면 이제 가장 대표적인 공유경제 기업 중에 미국의 ‘우버’라는 곳이 있죠. 우버라는 곳은 택시하고 비슷한 서비스인데, 기본적으로는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나 콜을 받고 그 시간에 자기가 시간이 되면 차를 가지고 나가서 자동차가 필요한 사람에게 차 운전을 해주는. 이렇게 연결해주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게 우버 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것입니다. 우버 앱을 통해서 운전자를 등록한 사람과, 우버 앱을 통해서 승객으로 등록한 사람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겠다는 것이 딱 맞았을 때 마치 우리가 콜택시를 불렀거나, 대리운전을 불렀거나 할 때처럼 바로 매칭이 돼서 사용할 수 있게 해줬고. 이제 우버 앱을 통해서 결제를 하고. 우버 앱을 통해서 이 사람이 누구이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가는지 기록이 되기 때문에. 돈 거래라든지, 또 안전 문제와 관련해서 투명성이 확보되고. 이러면서 가능해진 것이죠. 이런 것처럼 IT기술이 굉장히 많이 뒷받침이 됐기 때문에 공유 경제 확산이 가능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우성>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우버는 사실상 퇴출된 상태고요. 그리고 ‘콜버스’, 오늘 기사가 나오고 있는데. 전세버스 한 대를 수요에 맞춰서 필요한 사람들이 공동 등록을 하고 접속을 하면 필요한 구간에 따라서 쓰겠다. 이것도 지금 반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궁금한 게 이 우버나 에어비엔비나 지금 말씀하신 새로운 형태의 모델이 기존에 있는 것들과의 충돌, 내지는 불법성 논란. 이런 것들도 불러오고 있거든요. 공유경제라고 볼 수 있을까요? 또 다른 것을 대체하기 위한 싸움이 아닐까. 이렇게 보이는데. 어떻습니까?

◆이원재> 그게 참 고민인데요. 그러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어떤 연구 결과를 보니까 이런 게 있습니다. 어떤 한 순간을 딱 시계를 멈춰놓고, 지구상에 있는 전체 자동차 중에서 얼마나 운행이 실제로 되고 있느냐. 이것을 실제로 계산을 해봤더니. 한 3% 정도만 운행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97%는 서있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자동차라든지, 예를 들면 건물이나 사무실, 집도 아마 비슷할 텐데요. 이렇게 사실 우리가 많은 투자를 해서 만들어내고, 자원을 많이 써서 사실 환경 자원을 많이 사용해서 만들어낸 것들이 대부분 놀고 있다면. 이것을 최대한 공유를 해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인데. 이제 근대 자본주의에서는 공장을 만들어서 무언가를 계속 생산해야 경제 성장이 되는 것으로 계산을 하고 있거든요.

◇김우성> 예. 성장 주도형으로 보고 있는 것이죠.

◆이원재> 그렇습니다. 무언가 자원을 많이 사용해서 성장을 해야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그게 경제가 좋아지는 것으로 보는데. 사실 그런 게 아닌 거죠. 사실은 있는 것들을 잘 활용하면 당장 실제로 우리가 무언가를 물리적으로 만들어내지 않더라도 사용을 잘 할 수 있으면 경제생활이 풍족해질 수 있다는 식으로 시각이 바뀌어야 되는데요. 이게 과도기이다 보니까 기존에 계속 생산하면서 돈을 벌고 계신 분들이 계시잖아요. 그 분들의 이익이 침해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경우들이 당연히 있습니다.

◇김우성> 자동차도 말씀하셨지만 이를테면 국내 자동차 회사는 판매량으로 실적과 성장을 보고 있는데. 지금 말씀하신 기준은 판매량이 아니라 그 자동차가 그 지역 공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이렇게 되는 거잖습니까.

◆이원재>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준이 바뀌기 때문에. 기존에 자동차 생산해서 먹고살던 기업, 또는 기존에 면허를 가지고 택시를 운영하던 분들. 이런 분들은 이익이 침해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요. 사실은 그것들을 어느 한 쪽을 옳다, 이렇게 말할 것이 아니고요. 트렌드는 공유경제의 방향으로 어차피 가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의 정책에서 소프트랜딩을 잘 시켜야 합니다. 기존에 계신 분들이 최대한 이익을 침해받지 않도록 하면서도 새로운 트렌드가 들어올 수 있도록 잘 디자인을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김우성> 벌써부터 관련된 규제를 없애라고 주장하는 사람과 더 규제해라. 벌써 이렇게 충돌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도 공유경제 어느 정도, 아직 걸음마 단계겠죠? 현재 현황은 어떻습니까?

◆이원재> 지금 한국에서 사실은 걸음마 단계이고. 말씀하신 것처럼 우버가 금지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조금 공유경제 도입을 막은 측면은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에서 기존에 사업을 하시던 분들의 입장을 많이 대변해서 막은 측면이 있는데요. 그래도 여전히 눈에 띄는 부분이 몇 군데 있는데. 예를 들면 카 쉐어링 하는 ‘쏘카’라는 기업 같은 경우에 굉장히 많이 성장했죠.

◇김우성> 예. 비싼 값에 팔렸죠.

◆이원재> 예. 비싼 값에 외국계 자본에 인수되기도 했고요. 또 조금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로 보이는 사업 아이템으로 예를 들면 요즘 많이 하는 ‘열린 옷장’이라는 공유경제 기업이 있는데요. 열린 옷장이라는 곳은 우리가 입사 면접을 보거나, 또는 맞선을 보거나. 이런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옷을 아주 잘 차려입고 나가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요. 그러한 옷이 수백만 원씩 하기도 하고…….

◇김우성> 그렇죠. 그것 한 번을 위해서 살 수는 없죠.

◆이원재> 그래서 사는 대신에 그 날을 위해서 대여를 해주는. 그리고 그런 부분과 관련된 컨설팅도 해줍니다. 코디도 약간 해주고. 그런 공유경제 기업도 있고요. 이런 방식으로 좀 소셜 다이닝이라고 해서 ‘집밥’이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는 부엌을 공유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그래서 밥뿐만 아니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요즘 1인 가구가 많아서 혼자 살면서 고독한 분들이 많은데. 이 분들이 조금 공동체를 이룰 수 있게 이렇게 돕는 공유경제 기업도 있고. 이렇게 실험적인 곳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그런데 지금 규제 때문에 그렇게 기대하는 것만큼, 미국이나 다른 곳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김우성> 네. 시간이 부족해서 좀 짧게 질문 드립니다. 저희가 그러면 규제 완화와 육성. 이 두 가지를 놓고 봤을 때 정부의 태도, 정책의 태도 어떠해야 합니까?

◆이원재> 저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노동 문제라고 보는데요. 예를 들어서 우버 논쟁 중에서도 한 가운데 있었던 것이 택시이고. 이 택시 기사들의 기존 면허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이익을 침해받는다는 것이고. 그리고 미국에서 우버가 벌였던 논쟁도 우버 자동차를 운행하는 운전자들이 노동권 보호를 못 받는다. 이런 4대 보험이라든지.

◇김우성> 개별 사업자로 바라보는 거죠.

◆이원재> 그렇죠. 그런 문제들이었는데요. 이런 것들은 정부에서 정책으로 좀 해결해주면서 공유경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프리랜서라든지, 한국에서는 특수고용직이라고 불리는 직군이 있는데요. 이런 분들에게 4대 보험을 제공한다든지, 노동권 보호라든지. 이런 권리를 조금 더 보장해주면서 이 공유경제 기업들이 사업권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는 조금 풀어주고. 이런 방식으로 복지와 노동은 강화해 주면서 새로운 트렌드의 기업 활동의 자유는 좀 더 강화해주는. 이런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좀 더 좋은 정책 방향이 아닌가 싶고요. 한 가지 또 하나 방향은 공유 경제 기업들이 지금은 노동권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는데요. 사회적 경제라는 영역이 또 있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처럼 목적 자체가 자기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인데요. 사회적 경제의 기업 형태를 지니면서 공유경제 활동을 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공유경제하고 사회적 기업의 만남을 좀 추구해보는 것도 좋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김우성> 네. 사회적 경제라는 새로운 개념 아래서 공유경제를 바라보자. 그리고 어쨌든 정책과 제도를 수행하거나 그 대상은 사람이기 때문에, 어떤 노동이라든지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자. 이 두 가지 결론부도 아주 잘 들었습니다. 앞으로 또 종종 저희가 이런 새로운 트렌드 관련해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이원재> 네. 감사합니다.

◇김우성> 예.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희망제작소 이원재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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