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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 김우성> 한때는 우리 산업의 주력이라고 말했던 조선, 해운, 위기의 구조조정 대상 업체들 이야기 계속해서 인터뷰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국책은행 등 그동안 부실기업들을 현 사태에까지 이르게 방치한 기관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또 하나가 기업의 위험을 미리 알려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외부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회계법인, 애널리스트 등도 손을 놨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위험을 앞두고 비상벨과 경고음을 울린다면 이 위험을 조금은 대비할 수 있을 텐데, 그 또한 없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고요. 그런 이유 때문에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더 놓치게 되었다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뭐고 어떤 상황인지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경희대 경영학과 권영준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현대상선이 채권단 공동 관리를 신청하기 불과 8일전만 해도, 현대상선의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이 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큰 문제없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게 알려졌거든요. 이게 어떤 내용입니까?
◆ 권영준> 아주 심각한 도덕적 헤이, 더 나아가서 일종의 전문가와 기업의 유착, 도덕성이 완전히 땅에 떨어진 세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회계법인은 자본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종의 시장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소액투자자나 소액 채권자들은 기업의 실체를 잘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쓰는 감사보고서나 애널리스트의 증권사 보고서 같은 것, 또 신용평가회사가 판단하는 등급 같은 것, 이런 것들을 보고 투자하고 자본 시장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아시다시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 사람들이 제대로 안 해서 미국도 대형 사고가 난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우리나라에도 IMF 외환위기 때, 무려 18년 전에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이 있어서 당시에 회계 법인들이 처벌도 받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조금 정상화하려고 노력을 하는 가운데 다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자만심이 팽배해가지고 전문가들이 돈 앞에 자기 양심을 버리는 이런 일들을 했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아주 적나라한 표현입니다. 돈 앞에 자기 양심을 버린다, 그만큼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원래의 회계가 가지고 있는 기능인 기업의 건전성 평가, 감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다들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유착되어 있나? 어떤 이유 때문에 이 회계 법인이 본래의 역할을 못하고 이런 일에 동참하고 있나? 이런 불만들이 있거든요. 이게 어떻게 가능하게 된 겁니까?
◆ 권영준> 일단 외부 감사인으로서 회계 법인들이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조사하고 하는 과정에서 감사 피(fee)라고 하는 돈을 받습니다. 그 돈이 굉장히 커요. 기업의 사이즈에 따라서 수십억이 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웬만하면 적당히 써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지금 문제가 되는 게 방금 말씀하셨던 현대상선과 함께 대우조선해양도 문제가 많이 있거든요. 2014년도에 같이 경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이 두 회사는 대규모 적자가 났다고 발표를 했어요.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라고 발표를 하거든요. 이게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어떻게 동종업계에서, 다른 두 개의, 그것도 대주주가 있는 조선사들은 적자가 나는데, 대주주도 없고 산업은행이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는 대우조선해양이 흑자를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결국은 어찌 되었느냐? 그 감사 보고서가 잘못되어서 나중에 추경오류라고 하는 그럴듯한 변명으로 나중에 특별 감리 받고, 정밀 감리 받고, 처벌받게 되었으니까 자진신고 하는, 그런 식으로 면피하는 과정이 있었거든요. 실질적으로 보면 이런 것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평상시 대형 사고가 나기 전에는 넘어 갑니다. 그런데 대형 사고가 나면 책임 안 지려고 하는 행태들을 우리 금감원이나 감사원 등에서 철저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국책은행의 부실대출도 이런 비슷한 사태, 도덕적 헤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지금 교수님이 말씀하신 현대상선이나 대우조선해양 같은 업체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건전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얻게 되었고, 이렇게 할 경우에 해당 회사들, 회계 법인들이 취하는 이득이 있는 건가요?
◆ 권영준> 이미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 기업이 별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니까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위기에 봉착해서 대규모 기업구조조정과 산업 위기가 국가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도 나서고, 국회도 난리가 났지 않습니까? 언론도 지금 계속 보도하고 있고요. 사실 회계 법인들이나 시장 와치독들이 이런 것을 일찍 발견해서 경고 사인을 보냈다면, 우리가 국가 경제를 환자에 비유한다면, 암 환자가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암을 제대로 진단해가지고, 이게 암이니까 빨리 수술하면 낫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걸 환자와 유착되었다고 해서, 환자가 수술 받기 싫다고 해서 모르핀 주사로 계속 넘어간다고 하면 그 환자는 수술할 시기를 놓쳐서 죽는다는 것 아닙니까? 그게 바로 골든타임이라는 거죠.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은 이미 놓쳤습니다. 사실 해운이나 조선업이 골든타임을 3년 정도 놓쳤기 때문에, 지금 공적자금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고,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고, 그 지역의 피해, 노동자들의 피해,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결국 두 가지 아닙니까? 돈 들어가는 것하고, 노동자들 전부 해고시키는 것, 결국 국민 돈 들어가고, 노동자들이 피해 보게 만든,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책임자들,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사, 마켓 애널리스트, 이런 사람들은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제가 오프닝에도 분식회계가 가루 분자에 꾸밀 식이다, 결국 그럴싸하게 좋게 만들어서 속인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 권영준> 그냥 마사지 하는 거죠.
◇ 김우성> 네, 이런 것은 처벌을 어떻게 합니까? 이것도 처벌 대상이죠?
◆ 권영준> 그렇죠. 처벌 대상인데, 이게 케이스마다 많이 다르거든요. 대우조선이 3,800억의 분식회계를 한 적이 있어요. 이게 적발되어서 그때 처벌이 어떻게 되었냐면, 대표이사 해임, 그리고 과징금을 10억 원 정도밖에 매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과징금이 작으니까 이런 대규모 분식회계가 드러나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작년 9월에 진웅섭 현재 금감원장께서 국정감사 때 이 법을 개정해야 되겠다, 법을 개정해서 처벌 수위도 높이고, 회계감사법인이 컨설팅을 같이 하는 것도 아무리 자회사 형태라고 해도 완전히 못하도록 금지해야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국회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입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우성> 대우도 언급하셨지만, 과거 노무라 증권에서는 정확하게 이야기한 바와 비교되기도 하는데요.
◆ 권영준> 네, 당시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인 고원종 씨가 보고서를 써가지고 굉장히 일찍 얼리 워닝을 한 적이 있었죠.
◇ 김우성> 네, 이런 것들이 있는데, 또 하나의 문제가 신용평가입니다. 국가의 신용평가, 국가의 신용평가, 사실 좋게 평가받을 때마다 뉴스의 단골 메뉴거든요. 그런데 국내 신용평가와 국제 신용평가와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A를 줬는데 외국에선 B를 준다는 것, 이것 역시 조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권영준> 심각하죠.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사실 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국 회사를 제대로 평가 안 해가지고 어마어마하게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벌어져서 투자자들이 다 피해를 본 것 아닙니까? 전 세계적으로 거의 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를 가져왔는데요. 그래서 이것들이 지금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대기업에서 제대로 평가를 안 하고, 여기도 마찬가지고 거래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당히 봐준 경향이 많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에 A등급을 주면,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보다 정밀하게 자료 검사를 해서, 무디스 같은 곳에서는 투기등급, 또는 B등급으로 떨어트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건 같은 회사에서 어느 게 더 정확하냐? 국제 신평사가 더 정확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우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 경실련에서도 구조조정의 5대 원칙 같은 것을 발표했는데요. 정말로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인데 또 일부만 건드렸다가는 병을 키울 것 같습니다. 구조조정, 정확한 방향과 원칙, 또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주시죠.
◆ 권영준> 저희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6.25 동란 이후로 가장 큰 경제적 국란을 거치지 않았습니까? 어마어마한 피해를 전 국민이 받았는데요. 이게 자꾸 재발되는 것을 막아야 하거든요. 이번 산업 위기가 구조조정을 통해서 더 이상 이런 것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게 해야 하고, 책임성, 책임 있는 사람을 엄벌에 처해야 하고요. 그리고 노동자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구조조정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책임자를 방기하는 정부 주도의 불투명한 구조조정에서, 국민들이 전부 다 바라볼 수 있는, 국회주도의, 정부가 자기 마음대로 하기에는 조금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원칙적으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구조조정으로 이번에 환골탈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구조조정 대상 기업도 물론 철저하게 원인과 책임을 물어야 되겠지만, 구조조정 자체의 룰도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 채권단, 협력업체, 여러 가지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다음에 또 저희가 이 문제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권영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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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 김우성> 한때는 우리 산업의 주력이라고 말했던 조선, 해운, 위기의 구조조정 대상 업체들 이야기 계속해서 인터뷰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국책은행 등 그동안 부실기업들을 현 사태에까지 이르게 방치한 기관들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또 하나가 기업의 위험을 미리 알려줘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외부감사를 담당하고 있는 회계법인, 애널리스트 등도 손을 놨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위험을 앞두고 비상벨과 경고음을 울린다면 이 위험을 조금은 대비할 수 있을 텐데, 그 또한 없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었고요. 그런 이유 때문에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더 놓치게 되었다는 비판도 일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뭐고 어떤 상황인지 전문가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경희대 경영학과 권영준 교수 연결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이하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현대상선이 채권단 공동 관리를 신청하기 불과 8일전만 해도, 현대상선의 외부감사인 삼일회계법인이 기업으로서 존속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큰 문제없다는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게 알려졌거든요. 이게 어떤 내용입니까?
◆ 권영준> 아주 심각한 도덕적 헤이, 더 나아가서 일종의 전문가와 기업의 유착, 도덕성이 완전히 땅에 떨어진 세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회계법인은 자본 시장의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종의 시장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소액투자자나 소액 채권자들은 기업의 실체를 잘 알 수 없거든요. 그래서 그 사람들이 쓰는 감사보고서나 애널리스트의 증권사 보고서 같은 것, 또 신용평가회사가 판단하는 등급 같은 것, 이런 것들을 보고 투자하고 자본 시장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아시다시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 사람들이 제대로 안 해서 미국도 대형 사고가 난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우리나라에도 IMF 외환위기 때, 무려 18년 전에 이런 어마어마한 일들이 있어서 당시에 회계 법인들이 처벌도 받고 그랬습니다. 그래서 조금 정상화하려고 노력을 하는 가운데 다시,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자만심이 팽배해가지고 전문가들이 돈 앞에 자기 양심을 버리는 이런 일들을 했다고 판단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아주 적나라한 표현입니다. 돈 앞에 자기 양심을 버린다, 그만큼 양심을 지킨다는 것은 원래의 회계가 가지고 있는 기능인 기업의 건전성 평가, 감시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그렇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다들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유착되어 있나? 어떤 이유 때문에 이 회계 법인이 본래의 역할을 못하고 이런 일에 동참하고 있나? 이런 불만들이 있거든요. 이게 어떻게 가능하게 된 겁니까?
◆ 권영준> 일단 외부 감사인으로서 회계 법인들이 감사보고서를 작성하고 조사하고 하는 과정에서 감사 피(fee)라고 하는 돈을 받습니다. 그 돈이 굉장히 커요. 기업의 사이즈에 따라서 수십억이 되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웬만하면 적당히 써주는 경향이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대표적으로 지금 문제가 되는 게 방금 말씀하셨던 현대상선과 함께 대우조선해양도 문제가 많이 있거든요. 2014년도에 같이 경쟁하고 있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이 두 회사는 대규모 적자가 났다고 발표를 했어요. 그런데 대우조선해양은 흑자라고 발표를 하거든요. 이게 있을 수가 없는 거죠. 어떻게 동종업계에서, 다른 두 개의, 그것도 대주주가 있는 조선사들은 적자가 나는데, 대주주도 없고 산업은행이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는 대우조선해양이 흑자를 본다는 것은 말이 안 되죠. 결국은 어찌 되었느냐? 그 감사 보고서가 잘못되어서 나중에 추경오류라고 하는 그럴듯한 변명으로 나중에 특별 감리 받고, 정밀 감리 받고, 처벌받게 되었으니까 자진신고 하는, 그런 식으로 면피하는 과정이 있었거든요. 실질적으로 보면 이런 것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평상시 대형 사고가 나기 전에는 넘어 갑니다. 그런데 대형 사고가 나면 책임 안 지려고 하는 행태들을 우리 금감원이나 감사원 등에서 철저하게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김우성> 국책은행의 부실대출도 이런 비슷한 사태, 도덕적 헤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요. 지금 교수님이 말씀하신 현대상선이나 대우조선해양 같은 업체들이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건전한 투자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얻게 되었고, 이렇게 할 경우에 해당 회사들, 회계 법인들이 취하는 이득이 있는 건가요?
◆ 권영준> 이미 돈을 받았기 때문에, 그리고 이 기업이 별 문제가 없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니까 별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위기에 봉착해서 대규모 기업구조조정과 산업 위기가 국가 위기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정부도 나서고, 국회도 난리가 났지 않습니까? 언론도 지금 계속 보도하고 있고요. 사실 회계 법인들이나 시장 와치독들이 이런 것을 일찍 발견해서 경고 사인을 보냈다면, 우리가 국가 경제를 환자에 비유한다면, 암 환자가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암을 제대로 진단해가지고, 이게 암이니까 빨리 수술하면 낫겠습니다. 이렇게 해야 하는데, 그걸 환자와 유착되었다고 해서, 환자가 수술 받기 싫다고 해서 모르핀 주사로 계속 넘어간다고 하면 그 환자는 수술할 시기를 놓쳐서 죽는다는 것 아닙니까? 그게 바로 골든타임이라는 거죠.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은 이미 놓쳤습니다. 사실 해운이나 조선업이 골든타임을 3년 정도 놓쳤기 때문에, 지금 공적자금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가고,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가고, 그 지역의 피해, 노동자들의 피해,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결국 두 가지 아닙니까? 돈 들어가는 것하고, 노동자들 전부 해고시키는 것, 결국 국민 돈 들어가고, 노동자들이 피해 보게 만든, 골든타임을 놓치게 한 책임자들, 회계법인이나 신용평가사, 마켓 애널리스트, 이런 사람들은 처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제가 오프닝에도 분식회계가 가루 분자에 꾸밀 식이다, 결국 그럴싸하게 좋게 만들어서 속인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 권영준> 그냥 마사지 하는 거죠.
◇ 김우성> 네, 이런 것은 처벌을 어떻게 합니까? 이것도 처벌 대상이죠?
◆ 권영준> 그렇죠. 처벌 대상인데, 이게 케이스마다 많이 다르거든요. 대우조선이 3,800억의 분식회계를 한 적이 있어요. 이게 적발되어서 그때 처벌이 어떻게 되었냐면, 대표이사 해임, 그리고 과징금을 10억 원 정도밖에 매기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과징금이 작으니까 이런 대규모 분식회계가 드러나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작년 9월에 진웅섭 현재 금감원장께서 국정감사 때 이 법을 개정해야 되겠다, 법을 개정해서 처벌 수위도 높이고, 회계감사법인이 컨설팅을 같이 하는 것도 아무리 자회사 형태라고 해도 완전히 못하도록 금지해야 되겠다, 이런 이야기를 국회에서 이야기 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직 입법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 김우성> 대우도 언급하셨지만, 과거 노무라 증권에서는 정확하게 이야기한 바와 비교되기도 하는데요.
◆ 권영준> 네, 당시 노무라 증권 애널리스트인 고원종 씨가 보고서를 써가지고 굉장히 일찍 얼리 워닝을 한 적이 있었죠.
◇ 김우성> 네, 이런 것들이 있는데, 또 하나의 문제가 신용평가입니다. 국가의 신용평가, 국가의 신용평가, 사실 좋게 평가받을 때마다 뉴스의 단골 메뉴거든요. 그런데 국내 신용평가와 국제 신용평가와 차이가 난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A를 줬는데 외국에선 B를 준다는 것, 이것 역시 조금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 권영준> 심각하죠.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사실 이 국제신용평가사들이 미국 회사를 제대로 평가 안 해가지고 어마어마하게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벌어져서 투자자들이 다 피해를 본 것 아닙니까? 전 세계적으로 거의 공황에 버금가는 위기를 가져왔는데요. 그래서 이것들이 지금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대기업에서 제대로 평가를 안 하고, 여기도 마찬가지고 거래 관계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적당히 봐준 경향이 많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국내 대기업에 A등급을 주면, 해외 신용평가사들은 보다 정밀하게 자료 검사를 해서, 무디스 같은 곳에서는 투기등급, 또는 B등급으로 떨어트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건 같은 회사에서 어느 게 더 정확하냐? 국제 신평사가 더 정확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우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 경실련에서도 구조조정의 5대 원칙 같은 것을 발표했는데요. 정말로 대수술이 필요한 시점인데 또 일부만 건드렸다가는 병을 키울 것 같습니다. 구조조정, 정확한 방향과 원칙, 또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주시죠.
◆ 권영준> 저희가 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6.25 동란 이후로 가장 큰 경제적 국란을 거치지 않았습니까? 어마어마한 피해를 전 국민이 받았는데요. 이게 자꾸 재발되는 것을 막아야 하거든요. 이번 산업 위기가 구조조정을 통해서 더 이상 이런 것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게 해야 하고, 책임성, 책임 있는 사람을 엄벌에 처해야 하고요. 그리고 노동자들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구조조정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그래서 책임자를 방기하는 정부 주도의 불투명한 구조조정에서, 국민들이 전부 다 바라볼 수 있는, 국회주도의, 정부가 자기 마음대로 하기에는 조금 불편할지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원칙적으로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구조조정으로 이번에 환골탈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네, 구조조정 대상 기업도 물론 철저하게 원인과 책임을 물어야 되겠지만, 구조조정 자체의 룰도 말씀하신 것처럼 국회, 채권단, 협력업체, 여러 가지 주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다음에 또 저희가 이 문제로 연락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권영준>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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