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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수도권 투데이]
□ 방송일시 : 2016년 8월 10일(수요일)
□ 출연자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우리나라 가구 전기료 평균 4만원수준...
이 경우 보급형 벽걸이 에어컨 日 3시간씩 틀면 약 6만원 수준으로 나와“
- 우리나라 누진제 비율 높은 편이지만 전기료 자체가 낮아 요금은 싼 편
- 여름철 누진제로 20만원 넘는 경우 1.4%에 불과
- 체감 더위에 ‘습도’도 중요... 에어컨 ‘제습’ 기능 활용
- 10년 이상 된 에어컨은 효율 떨어져 교체필요
- 올해 폭염,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정책 필요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요즘 전기요금 누진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폐지하거나 축소 개편하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고, 아니다, 전력 대란 올 수 있다, 합리적으로 잘 쓰면 된다, 이런 정부의 입장도 어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전기요금 누진제가 뭔지, 이에 맞설 절약법은 무엇이 있을지 한 번 살펴보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이하 이헌석):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대표님 어제 에어컨 좀 트셨습니까?
◆ 이헌석: 네, 날씨가 너무 덥죠.
◇ 정병진: 요즘 이게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사람들이 더위를 타고 있고요. 무엇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많이 틀고 싶은데,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걱정도 많거든요. 이 누진제가 뭔지 설명 좀 해주시죠.
◆ 이헌석: 네, 일단 말 그대로 요금 자체가 점점 쌓여서 많이 쓰면 많이 쓴 만큼 더 많이 돈을 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 전기는 1kw당 얼마, 이렇게 요금을 책정하게 되는데요. 현재는 전체 6단계에 걸쳐서 구간이 설정되어 있고요. 제일 낮은 구간하고 제일 높은 구간의 전기요금 차이가 11.6배가 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쓰면 쓸수록 단계가 올라가고, 1단계와 6단계 차이는 11배가 넘는다는 거죠. 그런데 가정용에는 이런 누진제가 있지만,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고요. 집은 물론 사이즈가 아주 큰 집도 있고, 아주 작은 집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집에 사는 사람의 수라든가, 여러 가지 기기의 숫자가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런데 산업용 같은 경우는 아주 작은 공장부터 커다란 설비까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원래부터 다른 거죠. 쉽게 말씀드리면 아주 대규모 공장 같은 경우는 전봇대로 전기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송전탑으로 전기가 들어갑니다. 이런 것을 일률적으로, 너희는 많이 쓰니까 전기 요금을 더 많이 내라고 하는 것이 기준도 애매할뿐더러, 집에서 쓰는 것하고는 조금 다른 거죠.
◇ 정병진: 그렇군요. 이런 차이가 있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나라의 누진제가 70년도에 만들어진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당시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에어컨을 좀 많이 틀 수 있게끔, 전기 사용 현실에 부합하게끔 바꾸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거잖아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해외에도 누진제가 있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요금 차이가 어느 정도입니까?
◆ 이헌석: 누진제 자체만 보면 우리나라의 누진제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일본이나 미국 등의 경우는 많아봤자 2배, 3대 정도밖에 되지 않고요. 그런데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놓치고 있는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 11.6배 차이가 나는 것은 맞는데요. 그걸 적용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서 전기요금이 쌉니다. 그러니까 누진제 구간의 차이들이 조금씩 있는 것이지, 사실 누진제의 가장 낮은 구간, 1단계, 2단계 같은 경우에는 원가 이하로 전기가 공급되고 있거든요. 이건 저소득층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설정해 놓은 겁니다.
◇ 정병진: 요금 자체가 기본적으로 싸기 때문에, 해외와 맞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그 나라와 우리나라의 물가도 좀 차이가 있을 거고요. 그런 상황도 감안해야 할 것 같은데요.
◆ 이헌석: 네, 그런 상황을 다 비교해도 한국이 쌉니다.
◇ 정병진: 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가 누진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벽걸이 에어컨을 매일 몇 시간씩 썼다, 이런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이헌석: 네, 보통 우리 가정에서 쓰는 전기요금의 전체 평균을 내면 4만원에서 4만 5천 원 선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평균 4만 원 정도 전기요금을 내던 집에서, 보급형으로 나와 있는 벽걸이 에어컨을 하루에 3시간씩 쓴다, 그러면 요금이 누진제를 적용해서 얼마가 나오느냐? 현재 한 4만원 정도인 게 6만 1천 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이건 여름철에 가장 더울 때 에어컨을 켜는 거지, 7월과 8월에 덥기는 덥습니다만 좀 시원한 날도 있고, 편차들이 좀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지금 전기요금 폭탄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물론 전기요금이 한 달에 몇 십만 원씩 나온 집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뜯어보면, 집이 굉장히 크다거나, 에어컨이 집에 두 대 이상 있는 집들, 이런 집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게 되면 전기를 좀 많이 쓰시는 집들이에요. 그래서 이걸 전체적으로 보면, 여름철, 7, 8, 9월 동안 누진제 구간 중에 가장 많이 요금이 올라가는 구간, 20만원이 넘는 분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게 워낙 충격적이다 보니까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물론 많이 쓰게 되면 전기요금이 올라가죠. 하지만 폭탄이라고 하기에는, 사람마다 경제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조금 과장된 면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입니다.
◇ 정병진: 지금 이헌석 대표님의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 전기를 과다하게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사용하면 요금 폭탄은 피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헌석: 그렇습니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많습니다.
◇ 정병진: 사실 이게 어제 정부가 이야기한 내용이거든요. 사실 이게 매일 균일하게 쓴다기 보다는, 너무 더울 때는 과다하게 하루 종일 틀수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 이헌석: 물론이죠. 그럴 수 있습니다.
◇ 정병진: 네,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요금폭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건데요. 이게 지금 개편되든, 아니면 이대로 가든지 간에, 당장 오늘의 더위를 넘겨야 하거든요. 9812번님이 문자 주셨어요. “누진제를 지금 당장 폐지해 줄 건 아닌 것 같고, 당장 더워 죽겠습니다. 에어컨 얼마 정도 틀어야 누진제 피할 수 있나요?” 이렇게 문자 주셨어요. 에어컨과 선풍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헌석: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트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것 같고요. 조금 덜 알려진 것 중에 하나는, 사실 습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에어컨에서 제습 기능을 틀더라도 전기요금은 굉장히 줄어들면서 시원한 효과를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에어컨이 보통 큰 방, 거실, 이런 곳에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너무 문을 많이 열어서 냉방하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버리면 당연히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냉방할 수 있는 공간은 최소화하고, 선풍기라든가, 제습 모드를 사용한다거나, 에어컨을 청소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같이 해주는 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효율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10년 이상 된 에어컨은 사실상 효율이 너무나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체하는 것이 맞다. 최근 에어컨이라든가 냉장고, 냉방 기술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효율도 전기요금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병진: 에어컨을 처음에 설치할 때 실외기를 통풍이 잘 되게끔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저희도 사실 실외기실이 굉장히 좁은 곳에 있어가지고 에어컨을 아무리 돌려도 시원한 바람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실외기실에 있는 각종 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치우고 그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것이 전기도 줄이고 시원하게 살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 정병진: 에어컨을 처음부터 18도로 맞춰놓고 세게 트는 게 효과적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처음 사용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이헌석: 처음부터 세게 확 트는 것보다는 설정온도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에어컨이 가장 낮추면 18도로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처음부터 세게 틀 경우에는 초기에 모터가 아주 세게 돌면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이걸 조절해가면서, 중간 중간에 한 번씩 제습모드라든가, 에어컨을 완전히 껐다가 다시 킨다거나, 이런 식의 조절들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처음에 에어컨을 틀 때, 몇 도 정도로 맞춰놓고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 이헌석: 지금 정부에서는 설정온도를 26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26도라고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것 같은데, 그건 26도 정도로 실내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고요. 집의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24라든가 23이라든가, 그런 정도로 하되, 다만 너무 밖과의 온도 차이가 많이 나게 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전기요금 문제가 아니라 거기서도 건강의 문제가 되는 거니까요. 지금 실외기온이 35도, 아스팔트 위는 40도까지 올라가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실외와의 격차가 너무 커지게 되면 건강의 문제도 다시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많은 질문을 해주셨어요. 우리나라의 더위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이 더운 것 아니냐? 이런 의견 주신 분도 있고요.
◆ 이헌석: 네, 올해가 특히 덥죠.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정도 상황이면 우리가 홍수라든가, 아니면 지난 번 메르스 사태처럼 거의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러면 근무를 좀 쉬게 하거나, 이렇게 되는 것이 좀 필요하다, 왜냐면 지금은 그냥 불편한 정도를 넘어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고, 지역별로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거든요. 94년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3천 명이 넘었습니다. 올해는 그거보다 더 덥다고 말하는 거고, 수 천 명이 더위 때문에 힘든 상황이 되면, 이건 사실상 재난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고요.
◇ 정병진: 그래서 이럴 때는 에어컨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을 좀 완화하는 게 좋지 않으냐? 이런 의견인 거거든요.
◆ 이헌석: 충분히 가능하고, 특히 노인들이라든가, 아이들, 이런 경우에는 각종 쉼터 같은 것을 만들어서, 거기 모여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오늘 일부 언론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지원되는 금액도 적고, 그런 것이 얼마나 있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따라서 가장 약자들부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가면서 누진제 관련 논의도 해 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입니다.
◇ 정병진: 네, 그래서 한시적으로라도 누진제를 완화하자, 이런 의견도 나오는데요. 어쨌든 오늘 누진제 관련해서 잠시 짚어보고, 어떻게 하면 절약하면서 냉방할 수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헌석: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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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8월 10일(수요일)
□ 출연자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우리나라 가구 전기료 평균 4만원수준...
이 경우 보급형 벽걸이 에어컨 日 3시간씩 틀면 약 6만원 수준으로 나와“
- 우리나라 누진제 비율 높은 편이지만 전기료 자체가 낮아 요금은 싼 편
- 여름철 누진제로 20만원 넘는 경우 1.4%에 불과
- 체감 더위에 ‘습도’도 중요... 에어컨 ‘제습’ 기능 활용
- 10년 이상 된 에어컨은 효율 떨어져 교체필요
- 올해 폭염,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정책 필요
◇ 정병진 아나운서(이하 정병진): 요즘 전기요금 누진제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폐지하거나 축소 개편하자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고, 아니다, 전력 대란 올 수 있다, 합리적으로 잘 쓰면 된다, 이런 정부의 입장도 어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전기요금 누진제가 뭔지, 이에 맞설 절약법은 무엇이 있을지 한 번 살펴보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이하 이헌석): 네, 안녕하세요.
◇ 정병진: 대표님 어제 에어컨 좀 트셨습니까?
◆ 이헌석: 네, 날씨가 너무 덥죠.
◇ 정병진: 요즘 이게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그 정도로 사람들이 더위를 타고 있고요. 무엇보다 에어컨이나 선풍기 많이 틀고 싶은데,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한 걱정도 많거든요. 이 누진제가 뭔지 설명 좀 해주시죠.
◆ 이헌석: 네, 일단 말 그대로 요금 자체가 점점 쌓여서 많이 쓰면 많이 쓴 만큼 더 많이 돈을 낸다는 겁니다. 그래서 보통 전기는 1kw당 얼마, 이렇게 요금을 책정하게 되는데요. 현재는 전체 6단계에 걸쳐서 구간이 설정되어 있고요. 제일 낮은 구간하고 제일 높은 구간의 전기요금 차이가 11.6배가 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정병진: 그렇군요. 쓰면 쓸수록 단계가 올라가고, 1단계와 6단계 차이는 11배가 넘는다는 거죠. 그런데 가정용에는 이런 누진제가 있지만, 산업용과 상업용 전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면서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고요. 집은 물론 사이즈가 아주 큰 집도 있고, 아주 작은 집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집에 사는 사람의 수라든가, 여러 가지 기기의 숫자가 대부분 비슷합니다. 그런데 산업용 같은 경우는 아주 작은 공장부터 커다란 설비까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원래부터 다른 거죠. 쉽게 말씀드리면 아주 대규모 공장 같은 경우는 전봇대로 전기가 들어가는 게 아니라 송전탑으로 전기가 들어갑니다. 이런 것을 일률적으로, 너희는 많이 쓰니까 전기 요금을 더 많이 내라고 하는 것이 기준도 애매할뿐더러, 집에서 쓰는 것하고는 조금 다른 거죠.
◇ 정병진: 그렇군요. 이런 차이가 있지만, 어찌되었건 우리나라의 누진제가 70년도에 만들어진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지금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당시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에어컨을 좀 많이 틀 수 있게끔, 전기 사용 현실에 부합하게끔 바꾸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거잖아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 정병진: 해외에도 누진제가 있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요금 차이가 어느 정도입니까?
◆ 이헌석: 누진제 자체만 보면 우리나라의 누진제가 굉장히 높은 편입니다. 일본이나 미국 등의 경우는 많아봤자 2배, 3대 정도밖에 되지 않고요. 그런데 지금 언론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놓치고 있는 게 있습니다. 한국에서 11.6배 차이가 나는 것은 맞는데요. 그걸 적용하더라도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서 전기요금이 쌉니다. 그러니까 누진제 구간의 차이들이 조금씩 있는 것이지, 사실 누진제의 가장 낮은 구간, 1단계, 2단계 같은 경우에는 원가 이하로 전기가 공급되고 있거든요. 이건 저소득층이라든가 이런 분들을 지원해주기 위해서 아예 처음부터 그렇게 설정해 놓은 겁니다.
◇ 정병진: 요금 자체가 기본적으로 싸기 때문에, 해외와 맞비교는 어렵다. 하지만 그 나라와 우리나라의 물가도 좀 차이가 있을 거고요. 그런 상황도 감안해야 할 것 같은데요.
◆ 이헌석: 네, 그런 상황을 다 비교해도 한국이 쌉니다.
◇ 정병진: 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가 누진제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일반적인 가정에서 벽걸이 에어컨을 매일 몇 시간씩 썼다, 이런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이헌석: 네, 보통 우리 가정에서 쓰는 전기요금의 전체 평균을 내면 4만원에서 4만 5천 원 선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그래서 평균 4만 원 정도 전기요금을 내던 집에서, 보급형으로 나와 있는 벽걸이 에어컨을 하루에 3시간씩 쓴다, 그러면 요금이 누진제를 적용해서 얼마가 나오느냐? 현재 한 4만원 정도인 게 6만 1천 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이건 여름철에 가장 더울 때 에어컨을 켜는 거지, 7월과 8월에 덥기는 덥습니다만 좀 시원한 날도 있고, 편차들이 좀 있는 거죠. 그런 면에서는 지금 전기요금 폭탄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물론 전기요금이 한 달에 몇 십만 원씩 나온 집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뜯어보면, 집이 굉장히 크다거나, 에어컨이 집에 두 대 이상 있는 집들, 이런 집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보게 되면 전기를 좀 많이 쓰시는 집들이에요. 그래서 이걸 전체적으로 보면, 여름철, 7, 8, 9월 동안 누진제 구간 중에 가장 많이 요금이 올라가는 구간, 20만원이 넘는 분은 우리나라 전체에서 1.4%밖에 되지 않습니다. 물론 그게 워낙 충격적이다 보니까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쨌든 전체적으로는, 물론 많이 쓰게 되면 전기요금이 올라가죠. 하지만 폭탄이라고 하기에는, 사람마다 경제상황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습니다만, 조금 과장된 면이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입니다.
◇ 정병진: 지금 이헌석 대표님의 입장에서는 매일 매일 전기를 과다하게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사용하면 요금 폭탄은 피할 수 있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이헌석: 그렇습니다.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많습니다.
◇ 정병진: 사실 이게 어제 정부가 이야기한 내용이거든요. 사실 이게 매일 균일하게 쓴다기 보다는, 너무 더울 때는 과다하게 하루 종일 틀수도 있고, 그렇지 않습니까?
◆ 이헌석: 물론이죠. 그럴 수 있습니다.
◇ 정병진: 네, 그런 경우가 있기 때문에 요금폭탄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건데요. 이게 지금 개편되든, 아니면 이대로 가든지 간에, 당장 오늘의 더위를 넘겨야 하거든요. 9812번님이 문자 주셨어요. “누진제를 지금 당장 폐지해 줄 건 아닌 것 같고, 당장 더워 죽겠습니다. 에어컨 얼마 정도 틀어야 누진제 피할 수 있나요?” 이렇게 문자 주셨어요. 에어컨과 선풍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이헌석: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트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것 같고요. 조금 덜 알려진 것 중에 하나는, 사실 습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에어컨에서 제습 기능을 틀더라도 전기요금은 굉장히 줄어들면서 시원한 효과를 볼 수 있고요. 그리고 에어컨이 보통 큰 방, 거실, 이런 곳에 설치된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너무 문을 많이 열어서 냉방하는 공간을 크게 만들어 버리면 당연히 전기 요금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냉방할 수 있는 공간은 최소화하고, 선풍기라든가, 제습 모드를 사용한다거나, 에어컨을 청소한다거나, 이런 것들을 같이 해주는 게 중요하고요. 그리고 효율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10년 이상 된 에어컨은 사실상 효율이 너무나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체하는 것이 맞다. 최근 에어컨이라든가 냉장고, 냉방 기술이 굉장히 좋아졌습니다. 효율도 전기요금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정병진: 에어컨을 처음에 설치할 때 실외기를 통풍이 잘 되게끔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요?
◆ 이헌석: 네, 그렇습니다. 저희도 사실 실외기실이 굉장히 좁은 곳에 있어가지고 에어컨을 아무리 돌려도 시원한 바람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실외기실에 있는 각종 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치우고 그 공간을 넉넉하게 확보하는 것이 전기도 줄이고 시원하게 살 수 있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 정병진: 에어컨을 처음부터 18도로 맞춰놓고 세게 트는 게 효과적인지도 궁금하거든요. 처음 사용법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이헌석: 처음부터 세게 확 트는 것보다는 설정온도를 적절하게 설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에어컨이 가장 낮추면 18도로 되어 있는데요. 이렇게 처음부터 세게 틀 경우에는 초기에 모터가 아주 세게 돌면서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이걸 조절해가면서, 중간 중간에 한 번씩 제습모드라든가, 에어컨을 완전히 껐다가 다시 킨다거나, 이런 식의 조절들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그러면 처음에 에어컨을 틀 때, 몇 도 정도로 맞춰놓고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 이헌석: 지금 정부에서는 설정온도를 26도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26도라고 하면 아마 많은 분들이 놀라실 것 같은데, 그건 26도 정도로 실내 기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고요. 집의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24라든가 23이라든가, 그런 정도로 하되, 다만 너무 밖과의 온도 차이가 많이 나게 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전기요금 문제가 아니라 거기서도 건강의 문제가 되는 거니까요. 지금 실외기온이 35도, 아스팔트 위는 40도까지 올라가는 상황인데, 그런 상황에서 실외와의 격차가 너무 커지게 되면 건강의 문제도 다시 한 번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 정병진: 알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많은 질문을 해주셨어요. 우리나라의 더위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이 더운 것 아니냐? 이런 의견 주신 분도 있고요.
◆ 이헌석: 네, 올해가 특히 덥죠.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정도 상황이면 우리가 홍수라든가, 아니면 지난 번 메르스 사태처럼 거의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이러면 근무를 좀 쉬게 하거나, 이렇게 되는 것이 좀 필요하다, 왜냐면 지금은 그냥 불편한 정도를 넘어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있고, 지역별로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거든요. 94년에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3천 명이 넘었습니다. 올해는 그거보다 더 덥다고 말하는 거고, 수 천 명이 더위 때문에 힘든 상황이 되면, 이건 사실상 재난으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고요.
◇ 정병진: 그래서 이럴 때는 에어컨 사용할 수 있는 여력을 좀 완화하는 게 좋지 않으냐? 이런 의견인 거거든요.
◆ 이헌석: 충분히 가능하고, 특히 노인들이라든가, 아이들, 이런 경우에는 각종 쉼터 같은 것을 만들어서, 거기 모여서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오늘 일부 언론에서도 나왔습니다만 지원되는 금액도 적고, 그런 것이 얼마나 있는지, 어떻게 운영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따라서 가장 약자들부터,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가면서 누진제 관련 논의도 해 가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이런 생각입니다.
◇ 정병진: 네, 그래서 한시적으로라도 누진제를 완화하자, 이런 의견도 나오는데요. 어쨌든 오늘 누진제 관련해서 잠시 짚어보고, 어떻게 하면 절약하면서 냉방할 수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이헌석: 네, 감사합니다.
◇ 정병진: 지금까지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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