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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르, 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대 기금을 출연하면서 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단체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전경련 소속 기업들 중에서는 탈퇴를 고려하겠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얼마 전 친정부 성향 우익 단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을 놓고도 전경련은 논란에 올라있었습니다. 자유 시장경제 창달과 대기업 중심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그 민주적 의사를 모으는 도구였다는 평가와 달리 자꾸 정경유착 의혹에 연루되는 이유는 뭘까요.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기금 출연으로 촉발된 전경련 해체론 확산, 그 실체는 무엇인지 관련해서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하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그간 전경련에 대해 여러 비판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번 미르, K스포츠 재단 기금 출연을 놓고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해체를 요구하는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영준> 말씀하신 그대로 전경련이 과거를 답습하는, 구태를 반복하는, 정경유착 없어져야 할 행태가 계속 커지고, 계속 국민들의 법 감정과 상식을 호도하는, 믿지 않죠,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신뢰가 바닥이고, 이런 인식 때문에 대기업 집단들, 재벌들도 굉장히 불편할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전경련 자체가 자기들 스스로 행태 때문에 외딴 섬에 고립되어 이도저도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지 않나 싶습니다.
◇ 김우성> 이념적인 대립각에서 등장하는 주로 등장하는 단체, 이런 식으로 인식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어떤 곳입니까?
◆ 권영준> 55년이 지났죠. 지금 1961년 7월에 소위 ‘경제재건촉진회’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는데요. 그 당시에 아시다시피 삼성 그룹의 사카린 밀수나 여러 재벌들의 부정축재 문제가 정부 이후에 굉장히 큰 국민적 반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부정축재자처벌을 군사정부가 척결하려고 하니, 자기들이 오히려 협조하겠다, 국가경제재건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경제재건촉진회를 만들었고, 그 이후에 이름을 바꿔 전경련으로 출발하거든요. 아시다시피 대기업들 위주로 되어있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 600개 회원들이 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봐도 내수용이 600억 원 이상이어야 하고, 수출은 1억 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건설업체의 경우 1억 5천만 불 이상 된 기업들만 가입되어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약 16만 개의 회원 기업들이 있는데, 여기는 600개 정도, 주로 대기업 중심 이익 단체, 대변 단체다. 그것을 떠나 요즘엔 정경유착 어두운 그늘에서 어버이연합을 지원하거나, 여러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까? 환골탈태를 해야 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김우성> 지금 설명해주신 교수님 얘기만 들어봐도, 대기업, 재벌 중심의 경제 단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태생은 1961년 5.16 이후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말씀해주셨지만, 상공회의소와 같은 기업들의 공공연합회가 있고요. 경영자총연합회도 있지 않습니까? 경총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곳들과 기능이 비슷할 수 있습니다. 재계 간 의견을 조합하고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기구인데요. 비슷한 것 같은데요. 다른 점이 있나요?
◆ 권영준> 방금 말씀하신, 기업 측면에서 기업 건전한 발전과 정부에 건의한다는 것과 같은 것은 대한상공회의소도 그런 기능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만 기업이 아니지 않습니까? 중소기업도 있고, 개인 기업도 있는데요. 오로지 전경련은 재벌 중심으로 시작했다는 그 근본적인 출발선 때문에 지금도 벗어나지 않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4대 재벌들, 삼성을 비롯해 SK, LG까지 4대 재벌들은 한동안, 지금은 회장도 하지 않고, 어떤 때는 회비도 내지 않고, 전경련 오히려 거리를 두고 있는 입장이기에 지금 재벌 입장에서도 전경련에 대해 불신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죠. 전경련이 이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기에, 진보 보수 단체의 같은 목소리, 그것이 대부분 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주요 대기업까지 거리를 둘 정도다. 사실 그 핵심을 저희가 봐야 합니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가 있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교수님이 역사를 말씀해주신 부분에서도 나오는데요, 정치적인 이벤트와 계속 연루되거든요. 불법적이기도 하고, 절차상 문제가 있는 부분이 만들어지는데요. 80~90년대에도 전경련이 불법 정치 자금 사건이나 여러 가지 모금에 연루된 바가 있다, 이런 일들이 알려지고 있거든요.
◆ 권영준> 전두환 정권 말기에 일해재단을 만들면서, 강압적이긴 하지만 재벌들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 창구로써 전경련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했고요. 그리고 노태우 대통령 대선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고요. 95년도에는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97년도 세풍사건, 2002년도 차떼기 대선 자금이라고 하는, 불법대선자금에도 전경련이 개입하거든요. 그러면 전경련은 정말 대한민국 정경유착만을 위해 그 기능이 살아있다고 강조해도 틀린 바가 아닌 정도로 굉장히 문제가 많은 단체다, 상공회의소가 그런 것을 가진 적 없고, 노동계와 같이 타협해서 노사협의를 하는 대표적 기관인 경총도 그런 혐의를 받고 있지 않거든요. 그런 부정적인 것만 남아 있으면 존립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연구기능과 같은 것, 정책제안 기능 같은 것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연구소로, 한국경제연구원이나 이런 곳도 있거든요. 연구 기능은 남겨놓고, 민간 재벌 기업들 다 연구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소 안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연합회가 연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기능을 남겨놓고, 지금과 같은 전경련의 형태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긍정적 기능, 연구나 대기업들 간 국제 경쟁도 치열하기에 그런 것과 관련한 이관, 보존 등 얘기해주셨는데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오랫동안 있어 왔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과거에도 전경련 해체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데, 물론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문제들로 인해 더 불거지고 있습니다. 다른 맥락이 있나요?
◆ 권영준> 2002년도 대선 직후에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에 전경련 상무라는 사람이 이상한 발언을 해서, 새로 탄생하는 정부에 대해 이념적 발언을 해서 굉장히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건 이념적 잣대로 전경련이 이야기한 것이기에 상무라는 사람이 옷을 벗고 문제를 덮고 나갔는데요. 그때도 해체론이 굉장히 크게 대두되었죠. 이번에는 그런 이념적 잣대가 아니라 부패와 관련된 것들 아닙니까. 어버이연합이나 미르, K스포츠, 있을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가는, 일해재단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것 아닙니까. 이런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느냐. 역사가 발전해야지 퇴보에 앞장서는 전경련은 국민적 감정이나 전문가들 식견으로 볼 때도,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적 정서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수사 중인 점도 있고요. 면밀히 조사되어 나오면 더 정확한 것이 나오겠지만, 지금 의혹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일본에 보니 게이단렌(經團連), 전경련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똑같이 정경유착 논란에 휩싸이고 존폐위기가 왔지만, 스스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전경련을 외부에서 해체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해체를 할 경우 스스로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또한 불가능하지 않나, 이런 얘기가 나오고요.
◆ 권영준> 설립법에 근거가 있으니 문제가 있으면 국회에서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고 보고요. 다만 일본 게이단렌처럼 정부에 대안도 제시하고, 모든 기업들이 참여해서, 우리는 재벌 기업들만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위 기업 측면에서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체제로 간다고 한다면, 제가 보기엔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경련은 합병해서 순기능을 남기고 역기능을 없애는 방향으로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다시해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적해주신 것처럼 국제적 트렌드도 중소기업, 여러 가지 IT 기업, 스타트업이 경제를 주도해가는 흐름도 있지 않습니까.
◆ 권영준> 4차 산업 혁명이죠.
◇ 김우성> 네, 4차 산업 혁명, 다보스 포럼에도 나왔지만, 문제는 경총도 그렇고 상공회의소도 그렇고 사실상 우리나라는 규모가 큰 기업 위주 경제 목소리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경제민주화라는 취지와도 맞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들,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아젠다가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방향이 필요할까요?
◆ 권영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발전적인 생태계로 변화하기 위해 우선 대기업, 재벌 기업들 자성도 필요하고요. 협력해서, 대, 중소기업이 산업적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한데요. 어느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재벌 동물원만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코 동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가 퇴보적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대기업, 정치권, 언론 전부 협력해서 선진화된 산업 질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일단 대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특히 이렇게 부정적인 것, 정경유착인 것들부터 먼저 없애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생태계라는 지적이 와 닿습니다. 생태계 무너지면 대기업도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권영준>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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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미르, K스포츠재단에 800억 원대 기금을 출연하면서 재단 설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단체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나오고 있습니다. 전경련 소속 기업들 중에서는 탈퇴를 고려하겠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얼마 전 친정부 성향 우익 단체,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을 놓고도 전경련은 논란에 올라있었습니다. 자유 시장경제 창달과 대기업 중심 국민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그 민주적 의사를 모으는 도구였다는 평가와 달리 자꾸 정경유착 의혹에 연루되는 이유는 뭘까요.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기금 출연으로 촉발된 전경련 해체론 확산, 그 실체는 무엇인지 관련해서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하 권영준)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사실 그간 전경련에 대해 여러 비판 목소리가 있었지만, 이번 미르, K스포츠 재단 기금 출연을 놓고 진보, 보수 할 것 없이 해체를 요구하는 상황이거든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권영준> 말씀하신 그대로 전경련이 과거를 답습하는, 구태를 반복하는, 정경유착 없어져야 할 행태가 계속 커지고, 계속 국민들의 법 감정과 상식을 호도하는, 믿지 않죠, 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신뢰가 바닥이고, 이런 인식 때문에 대기업 집단들, 재벌들도 굉장히 불편할 것 같습니다. 실질적으로 전경련 자체가 자기들 스스로 행태 때문에 외딴 섬에 고립되어 이도저도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지 않나 싶습니다.
◇ 김우성> 이념적인 대립각에서 등장하는 주로 등장하는 단체, 이런 식으로 인식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꽤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어떤 곳입니까?
◆ 권영준> 55년이 지났죠. 지금 1961년 7월에 소위 ‘경제재건촉진회’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는데요. 그 당시에 아시다시피 삼성 그룹의 사카린 밀수나 여러 재벌들의 부정축재 문제가 정부 이후에 굉장히 큰 국민적 반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부정축재자처벌을 군사정부가 척결하려고 하니, 자기들이 오히려 협조하겠다, 국가경제재건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경제재건촉진회를 만들었고, 그 이후에 이름을 바꿔 전경련으로 출발하거든요. 아시다시피 대기업들 위주로 되어있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 600개 회원들이 있는데요. 2015년 기준으로 봐도 내수용이 600억 원 이상이어야 하고, 수출은 1억 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건설업체의 경우 1억 5천만 불 이상 된 기업들만 가입되어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약 16만 개의 회원 기업들이 있는데, 여기는 600개 정도, 주로 대기업 중심 이익 단체, 대변 단체다. 그것을 떠나 요즘엔 정경유착 어두운 그늘에서 어버이연합을 지원하거나, 여러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까? 환골탈태를 해야 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 김우성> 지금 설명해주신 교수님 얘기만 들어봐도, 대기업, 재벌 중심의 경제 단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요. 태생은 1961년 5.16 이후로 이해할 수 있는데요. 말씀해주셨지만, 상공회의소와 같은 기업들의 공공연합회가 있고요. 경영자총연합회도 있지 않습니까? 경총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곳들과 기능이 비슷할 수 있습니다. 재계 간 의견을 조합하고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기구인데요. 비슷한 것 같은데요. 다른 점이 있나요?
◆ 권영준> 방금 말씀하신, 기업 측면에서 기업 건전한 발전과 정부에 건의한다는 것과 같은 것은 대한상공회의소도 그런 기능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만 기업이 아니지 않습니까? 중소기업도 있고, 개인 기업도 있는데요. 오로지 전경련은 재벌 중심으로 시작했다는 그 근본적인 출발선 때문에 지금도 벗어나지 않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4대 재벌들, 삼성을 비롯해 SK, LG까지 4대 재벌들은 한동안, 지금은 회장도 하지 않고, 어떤 때는 회비도 내지 않고, 전경련 오히려 거리를 두고 있는 입장이기에 지금 재벌 입장에서도 전경련에 대해 불신을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죠. 전경련이 이 상태로는 도저히 안 되기에, 진보 보수 단체의 같은 목소리, 그것이 대부분 학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주요 대기업까지 거리를 둘 정도다. 사실 그 핵심을 저희가 봐야 합니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가 있다고 해서 그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교수님이 역사를 말씀해주신 부분에서도 나오는데요, 정치적인 이벤트와 계속 연루되거든요. 불법적이기도 하고, 절차상 문제가 있는 부분이 만들어지는데요. 80~90년대에도 전경련이 불법 정치 자금 사건이나 여러 가지 모금에 연루된 바가 있다, 이런 일들이 알려지고 있거든요.
◆ 권영준> 전두환 정권 말기에 일해재단을 만들면서, 강압적이긴 하지만 재벌들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그 창구로써 전경련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했고요. 그리고 노태우 대통령 대선 비자금을 제공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고요. 95년도에는 다시 그러지 않겠다고 대국민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97년도 세풍사건, 2002년도 차떼기 대선 자금이라고 하는, 불법대선자금에도 전경련이 개입하거든요. 그러면 전경련은 정말 대한민국 정경유착만을 위해 그 기능이 살아있다고 강조해도 틀린 바가 아닌 정도로 굉장히 문제가 많은 단체다, 상공회의소가 그런 것을 가진 적 없고, 노동계와 같이 타협해서 노사협의를 하는 대표적 기관인 경총도 그런 혐의를 받고 있지 않거든요. 그런 부정적인 것만 남아 있으면 존립할 이유가 뭐가 있느냐, 연구기능과 같은 것, 정책제안 기능 같은 것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은 연구소로, 한국경제연구원이나 이런 곳도 있거든요. 연구 기능은 남겨놓고, 민간 재벌 기업들 다 연구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소 안 가지고 있는 기업들을 위해 연합회가 연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기능을 남겨놓고, 지금과 같은 전경련의 형태로는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긍정적 기능, 연구나 대기업들 간 국제 경쟁도 치열하기에 그런 것과 관련한 이관, 보존 등 얘기해주셨는데요.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오랫동안 있어 왔다고 설명해주셨습니다. 과거에도 전경련 해체 얘기가 나왔어야 하는데, 물론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문제들로 인해 더 불거지고 있습니다. 다른 맥락이 있나요?
◆ 권영준> 2002년도 대선 직후에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직후에 전경련 상무라는 사람이 이상한 발언을 해서, 새로 탄생하는 정부에 대해 이념적 발언을 해서 굉장히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그건 이념적 잣대로 전경련이 이야기한 것이기에 상무라는 사람이 옷을 벗고 문제를 덮고 나갔는데요. 그때도 해체론이 굉장히 크게 대두되었죠. 이번에는 그런 이념적 잣대가 아니라 부패와 관련된 것들 아닙니까. 어버이연합이나 미르, K스포츠, 있을 수 없는 과거로 돌아가는, 일해재단의 망령이 다시 살아난 것 아닙니까. 이런 것을 그냥 두고 볼 수 있겠느냐. 역사가 발전해야지 퇴보에 앞장서는 전경련은 국민적 감정이나 전문가들 식견으로 볼 때도, 용납할 수 없다는 국민적 정서가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 수사 중인 점도 있고요. 면밀히 조사되어 나오면 더 정확한 것이 나오겠지만, 지금 의혹에 대해 짚어주셨습니다. 일본에 보니 게이단렌(經團連), 전경련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데요. 똑같이 정경유착 논란에 휩싸이고 존폐위기가 왔지만, 스스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전경련을 외부에서 해체할 수는 없다는 얘기도 나오거든요. 해체를 할 경우 스스로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 또한 불가능하지 않나, 이런 얘기가 나오고요.
◆ 권영준> 설립법에 근거가 있으니 문제가 있으면 국회에서 얼마든지 다룰 수 있다고 보고요. 다만 일본 게이단렌처럼 정부에 대안도 제시하고, 모든 기업들이 참여해서, 우리는 재벌 기업들만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까, 소위 기업 측면에서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체제로 간다고 한다면, 제가 보기엔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경련은 합병해서 순기능을 남기고 역기능을 없애는 방향으로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발전적 해체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다시해주셨습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적해주신 것처럼 국제적 트렌드도 중소기업, 여러 가지 IT 기업, 스타트업이 경제를 주도해가는 흐름도 있지 않습니까.
◆ 권영준> 4차 산업 혁명이죠.
◇ 김우성> 네, 4차 산업 혁명, 다보스 포럼에도 나왔지만, 문제는 경총도 그렇고 상공회의소도 그렇고 사실상 우리나라는 규모가 큰 기업 위주 경제 목소리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 경제민주화라는 취지와도 맞지 않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들,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아젠다가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방향이 필요할까요?
◆ 권영준>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발전적인 생태계로 변화하기 위해 우선 대기업, 재벌 기업들 자성도 필요하고요. 협력해서, 대, 중소기업이 산업적 협력을 통해 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것이 필요한데요. 어느 정치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나라는 재벌 동물원만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결코 동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없는 것처럼 생태계가 퇴보적이라는 이야기 아닙니까. 이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부, 대기업, 정치권, 언론 전부 협력해서 선진화된 산업 질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일단 대기업 중심 산업 구조에서, 특히 이렇게 부정적인 것, 정경유착인 것들부터 먼저 없애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우성> 생태계라는 지적이 와 닿습니다. 생태계 무너지면 대기업도 무너지지 않겠습니까?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권영준>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권영준 경희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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