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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이제 경제 관련해서는 최악이다, 어렵다, 이런 얘기를 쓰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계속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오는데요. 내년 경제, 그래도 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에 무색하게 할 분석들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잡았는데요. 그것조차 어렵지 않을까 이야기가 나옵니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고요. 민간경제연구원은 더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해외투자은행들은 2% 초반까지 전망합니다. 이렇게 경제성장률 규모가 낮아지는 것, 서민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을 텐데요. 하락하는 한국경제, 어떤 대안이 필요하고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전문가와 진단해보겠습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하 김창배)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경제성장률 전망치, 사실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같기도 한데요. 한국은행은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놨습니다. 민간 연구원들도 그렇고 2% 초중반으로 더 떨어질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지금까지 나온 전망은 트럼프 당선을 아직 반영하지 못한 것들인데요. 대체적으로 2% 중반, 2.5%로 내년 성장률은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당선이라는, 어떻게 보면 전 세계적인 악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 부분들이 추가되면 내년 한국경제 성장 전망치가 더 낮아질 거로 예상되고요. 기본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을 반세계화 흐름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반영될 경우 한국경제 성장률,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요. 일부에서는 1%까지 예견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단순하죠. 트럼프나 중국의 어떤 자국보호주의 기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이것이 반영 안 되었을 땐 좋았지만, 반영되고 힘들어진다는 얘기인데요. 당장 사분기만 해도 –0.4%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금 직면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까?
◆ 김창배> 네, 그렇습니다. 삼분기까지는 대체로 우리경제 성장률이 2.9%까지 양호했는데요. 물론 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있었지만, 사분기에는 여러 악재가 나왔습니다. 삼성 갤럭시폰 반품, 현대차 파업도 있었고요. 특히 염두에 두는 건 김영란법 시행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지 않을까, 이를 반영해서 성장률을 어떻게 보면 전기 대비로 마이너스까지 예상했는데요. 지금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더 나빠질 수 있겠다고 봅니다.
◇ 김우성> 지갑이 닫혀버리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인데요. 일본 사례를 비교하는 분도 계시지만, 우리도 장기 저성장, 장기적 침체기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내년 성장기까지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우려를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장기적인 성장을 얘기하려면, 잠재성장률이 얼마인지 살펴봐야 하는데요. 잠재성장률은 경제학적으로 볼 때 과도한 물가상승 같은 부작용 없이 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됩니다. 그러면 3년 동안 우리경제 성장률이 예상대로라면, 2% 중반에 그친다고 볼 때 어떻게 보면 우리의 경제성장률, 공급 능력도 그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봐야 합니다. 문제는 향후에 어떻냐, 이를 봐야 하는데요. 잠재성장률의 구성 3요소라고 하는 건 노동, 자본, 생산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노동의 경우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있고, 또 하나는 투자가 늘어나며 한계생산이 떨어지고 있는,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의 2% 중반 성장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 저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김우성> 그간 추경부터 여러 방어막을 썼지만, 구조조정 문제까지 어려운 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낮은 성장률을 김영란법 시행과 세계 보호주의 무역을 지적했는데요. 낮은 성장률이 가장 피부에 와 닿겠죠. 힘들게 우리 경제 영향을 주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 김창배> 기본적으로 구조적 요인은 내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우리가 저성장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저출산 고령화라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것에 더해 대외적 요인이 가미되었습니다.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이런 반세계화 흐름이 보호주의 강화로 이어지며 글로벌 교역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것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의 감소로 이어지는 게 한국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 김우성> 지금 조선, 해양 쪽도 마찬가지만,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겠네요.
◆ 김창배> 그렇습니다. 지금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며 성장의 고용 효과도 떨어지고 있고, 우리 경제가 새로운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하기에 그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미리 알고 준비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적해주셨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조차도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미 FTA를 뒤집겠다, TPP는 폐기하겠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김창배> 일단 캠페인 중에 나온 공약이라 과격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위 조절될 가능성이 있고요. 어쨌든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심화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간 교역 규모는 축소될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겠고요.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서 전반적인 재협상으로 가기 보다는 품목별, 산업별 협상이 있을 거로 예상되고요. 그간 트럼프가 한 말이나 한미 교역 구조를 볼 때 한국이 FTA로부터 이익이 많다고 생각하는 부분들, 자동차, 휴대폰, 철강 부분들에 대해 부정적 영향이 많을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실질적으로 철강 부분에서는 반덤핑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환율과 같은 미묘한 부분도 사실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세 조정에 대한 부분을 조작, 이렇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거든요. 이 부분도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 김창배> 환율 문제는 일차 타깃은 사실 중국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식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율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한국의 환율 정책을 유연하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전반적으로 만약에 미국과 중국의 어떤 갈등,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교역 축소 요인이기에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큰 타격이 예상되고요. 여기에 더해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의존이 높기 때문에, 한국 수출은 중첩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정말 고래 싸움에 새우등, 이런 표현이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앞선 질문과 연결된 질문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대한 어떤 트라우마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기조, 여러 환경에서 외환은 안전한가,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외환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또 한 번 위기가 온다는 지적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창배> 모든 것에 대한 가능성은 있습니다. 외환위기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최근 우리 경제 대외 건전성 부분은 그다지 나쁘지 않거든요. 해외부채비율이나 외환보유고나 이런 점을 보면 아직까지 경제위기를 얘기하기엔 조금 이르지 않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지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금리 인상 부분입니다. 올해 안에 반드시 올린다고 했는데 이제 한 달 남았거든요. 옐런 의장은 인상하겠다고 시사했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어떻게 될지 또다시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상황으로 가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일단 12월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보면 대세인 것 같고요. 12월에 올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불확실성도 있지만 이러한 기대감을 일부 반영한 거라고 봐야 하고요. 문제는 향후에 금리 인상 경로죠. 빨리 할 것인가, 느리게 할 것인가, 트럼프 당선 이후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봅니다. 사실 트럼프가 캠페인에서 한 말을 보면, 오락가락한 면이 있었거든요.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주장인지, 금리 인하를 원하는 건지 사실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서요. 예를 들면 보호무역을 강조한 입장에서 보면, 달러 약세를 원하면 당연히 금리 인상이 늦어지는 것을 원할 거고요. 또 하나 최근에 미국 금융업이 수익성을 높여야겠다고 하면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비치지기에, 트럼프 정책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이후 까지는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 김우성>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상황이군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내외금리차와 같은 고려 때문에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습니까? 가계부채의 부담도 나오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그렇습니다. 당연히 외화 유출을 걱정한다면 한국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느 정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되는데요. 일단 국내 대출금리가 이미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가계부채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면서 이것이 소비 위축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사실상 금리는 정체되는, 내려갈 일은 거의 없다고 볼 때 가계 실질적으로 이제부터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이 부분이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민간 경기가 제로로 얼어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마이너스가 되는 그런 걱정, 생각도 듭니다. 지금 사실 정국이 혼란스럽지 않습니까? 재계도 최순실 여파로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 와중에 우리 경제 컨트롤타워가 믿음직하냐, 많은 분들이 이렇게 보시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설상가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사태가 없었더라도 향후에 대선 정국, 대통령 레임덕만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내년이었거든요. 여기에 최순실 사태로 인해 정국 중심을 잘 잡아야 할 청와대도 흔들리고 기재부도 흔들리고, 이렇게 되며 사실상 집권 마지막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추동력이 거의 상실된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기업들은 총수 소환으로 인해 투자 결정도 미루는 상황이고, 가계들도 정치 불안, 경제 불안으로 인해 지갑을 닫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사실상 내년도 경제는 크게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 김우성> 큰 흐름은 경제 성장률이라는 것을 지금 위원님과 통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데요. 대략 이런 말도 합니다. 성장률이라는 경제의 성적표, 너무 건설 투자나 부동산, 민간 소비 이 두 축에만 쏠려있는 것 아니냐, 달리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앞서 올해 우리 삼분기까지 경기가 좋았다고 했는데요. 대부분 건설투자, 민간소비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실제로 건설투자 증가율이 삼분기까지 10%가 넘었고요. 건설투자는 아시다시피 정부 정책에 민감한 부분이 있거든요. 부동산 정책이나 SOC 정책. 어떻게 보면 정부 주도의 성장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소비 부분도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별소비세 인하, 이러한 소비 진작 정책에 힘입은 바가 컸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정부 주도의 성장은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거죠. 자연스럽게 가계소비로 연결되고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져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텐데, 지금 우리 경제는 그러한 조짐이 잘 보이고 있지 않아서 내년도, 후년도 경제까지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 김우성> 정말 응급조치만 되고 있고요. 선순환을 통해 일어설 수 있는 구조가 잘 안 보입니다. 끝으로 어려움이 많고, 안 좋다는 것만 알아도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성장률 하락을 저지하고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대안들, 지적 부탁드립니다.
◆ 김창배> 일단 트럼프 당선 이후 현안은 한미 FTA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대한 우리 사전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 같고요. 대내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 정책 수단들,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환율 정책을 어떻게 잘 믹스해서 내수 경기가 급락하지 않도록 처방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이보다 가장 중요한 것, 근본적으로 환자의 체질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체질로 거듭나는, 그래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2%대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구조개혁이라고 전문가들께서 한 말들이 벽돌처럼 쌓여서 거대한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창배>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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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이제 경제 관련해서는 최악이다, 어렵다, 이런 얘기를 쓰기 민망할 정도입니다. 계속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려오는데요. 내년 경제, 그래도 좀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감에 무색하게 할 분석들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8%로 잡았는데요. 그것조차 어렵지 않을까 이야기가 나옵니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고요. 민간경제연구원은 더 어렵다고 얘기합니다. 해외투자은행들은 2% 초반까지 전망합니다. 이렇게 경제성장률 규모가 낮아지는 것, 서민 경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을 텐데요. 하락하는 한국경제, 어떤 대안이 필요하고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전문가와 진단해보겠습니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하 김창배)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경제성장률 전망치, 사실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 같기도 한데요. 한국은행은 하향 조정 가능성을 내놨습니다. 민간 연구원들도 그렇고 2% 초중반으로 더 떨어질 거란 얘기가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지금까지 나온 전망은 트럼프 당선을 아직 반영하지 못한 것들인데요. 대체적으로 2% 중반, 2.5%로 내년 성장률은 전망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당선이라는, 어떻게 보면 전 세계적인 악재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인데요. 이 부분들이 추가되면 내년 한국경제 성장 전망치가 더 낮아질 거로 예상되고요. 기본적으로는 트럼프의 당선을 반세계화 흐름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반영될 경우 한국경제 성장률,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요. 일부에서는 1%까지 예견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입니다. 단순하죠. 트럼프나 중국의 어떤 자국보호주의 기조가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이것이 반영 안 되었을 땐 좋았지만, 반영되고 힘들어진다는 얘기인데요. 당장 사분기만 해도 –0.4% 예상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지금 직면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까?
◆ 김창배> 네, 그렇습니다. 삼분기까지는 대체로 우리경제 성장률이 2.9%까지 양호했는데요. 물론 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있었지만, 사분기에는 여러 악재가 나왔습니다. 삼성 갤럭시폰 반품, 현대차 파업도 있었고요. 특히 염두에 두는 건 김영란법 시행 이후 민간소비 증가율이 크게 둔화되지 않을까, 이를 반영해서 성장률을 어떻게 보면 전기 대비로 마이너스까지 예상했는데요. 지금 트럼프 당선으로 인해 더 나빠질 수 있겠다고 봅니다.
◇ 김우성> 지갑이 닫혀버리면 더 어려워지는 상황인데요. 일본 사례를 비교하는 분도 계시지만, 우리도 장기 저성장, 장기적 침체기에 들어가는 것 아닌가, 내년 성장기까지 보면 그럴 수도 있지 않나, 우려를 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장기적인 성장을 얘기하려면, 잠재성장률이 얼마인지 살펴봐야 하는데요. 잠재성장률은 경제학적으로 볼 때 과도한 물가상승 같은 부작용 없이 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됩니다. 그러면 3년 동안 우리경제 성장률이 예상대로라면, 2% 중반에 그친다고 볼 때 어떻게 보면 우리의 경제성장률, 공급 능력도 그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 봐야 합니다. 문제는 향후에 어떻냐, 이를 봐야 하는데요. 잠재성장률의 구성 3요소라고 하는 건 노동, 자본, 생산성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노동의 경우 생산가능 인구가 줄고 있고, 또 하나는 투자가 늘어나며 한계생산이 떨어지고 있는, 이런 추세를 감안하면 지금의 2% 중반 성장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 저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김우성> 그간 추경부터 여러 방어막을 썼지만, 구조조정 문제까지 어려운 산들이 많이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낮은 성장률을 김영란법 시행과 세계 보호주의 무역을 지적했는데요. 낮은 성장률이 가장 피부에 와 닿겠죠. 힘들게 우리 경제 영향을 주는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 김창배> 기본적으로 구조적 요인은 내부적 요인도 있습니다. 우리가 저성장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저출산 고령화라고 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것에 더해 대외적 요인이 가미되었습니다.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이런 반세계화 흐름이 보호주의 강화로 이어지며 글로벌 교역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것이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의 감소로 이어지는 게 한국경제의 가장 큰 어려움을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봅니다.
◇ 김우성> 지금 조선, 해양 쪽도 마찬가지만,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이 있겠네요.
◆ 김창배> 그렇습니다. 지금 전반적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며 성장의 고용 효과도 떨어지고 있고, 우리 경제가 새로운 경제로 가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하기에 그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 김우성> 미리 알고 준비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적해주셨지만,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초강대국조차도 자국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미 FTA를 뒤집겠다, TPP는 폐기하겠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떻게 전망하세요?
◆ 김창배> 일단 캠페인 중에 나온 공약이라 과격한 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책 수립 과정에서 어느 정도 수위 조절될 가능성이 있고요. 어쨌든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가 심화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한국과 미국 간 교역 규모는 축소될 거라는 예상은 할 수 있겠고요. 특히 한미 FTA와 관련해서 전반적인 재협상으로 가기 보다는 품목별, 산업별 협상이 있을 거로 예상되고요. 그간 트럼프가 한 말이나 한미 교역 구조를 볼 때 한국이 FTA로부터 이익이 많다고 생각하는 부분들, 자동차, 휴대폰, 철강 부분들에 대해 부정적 영향이 많을 거로 보입니다.
◇ 김우성> 실질적으로 철강 부분에서는 반덤핑에 대한 얘기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환율과 같은 미묘한 부분도 사실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은 미세 조정에 대한 부분을 조작, 이렇게 신경전을 벌이고 있거든요. 이 부분도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 김창배> 환율 문제는 일차 타깃은 사실 중국을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식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경우 한국에 대한 환율조작국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율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면서 한국의 환율 정책을 유연하게 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가능성이 크고요. 전반적으로 만약에 미국과 중국의 어떤 갈등, 무역 갈등이 심화될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글로벌 교역 축소 요인이기에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큰 타격이 예상되고요. 여기에 더해 우리는 중국에 대한 의존이 높기 때문에, 한국 수출은 중첩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정말 고래 싸움에 새우등, 이런 표현이 와 닿을 것 같습니다. 앞선 질문과 연결된 질문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에 대한 어떤 트라우마가 있지 않습니까. 이런 기조, 여러 환경에서 외환은 안전한가,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후 외환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또 한 번 위기가 온다는 지적도 하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김창배> 모든 것에 대한 가능성은 있습니다. 외환위기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최근 우리 경제 대외 건전성 부분은 그다지 나쁘지 않거든요. 해외부채비율이나 외환보유고나 이런 점을 보면 아직까지 경제위기를 얘기하기엔 조금 이르지 않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지표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 우려되는 점은 금리 인상 부분입니다. 올해 안에 반드시 올린다고 했는데 이제 한 달 남았거든요. 옐런 의장은 인상하겠다고 시사했는데 트럼프 당선으로 어떻게 될지 또다시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 상황으로 가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일단 12월 금리 인상은 시장에서 보면 대세인 것 같고요. 12월에 올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미국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불확실성도 있지만 이러한 기대감을 일부 반영한 거라고 봐야 하고요. 문제는 향후에 금리 인상 경로죠. 빨리 할 것인가, 느리게 할 것인가, 트럼프 당선 이후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고 봅니다. 사실 트럼프가 캠페인에서 한 말을 보면, 오락가락한 면이 있었거든요.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주장인지, 금리 인하를 원하는 건지 사실 불분명한 부분이 있어서요. 예를 들면 보호무역을 강조한 입장에서 보면, 달러 약세를 원하면 당연히 금리 인상이 늦어지는 것을 원할 거고요. 또 하나 최근에 미국 금융업이 수익성을 높여야겠다고 하면 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뜻으로 비치지기에, 트럼프 정책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이후 까지는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여전히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있을 겁니다.
◇ 김우성> 뚜껑을 열어봐야 하는 상황이군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내외금리차와 같은 고려 때문에 우리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지 않습니까? 가계부채의 부담도 나오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그렇습니다. 당연히 외화 유출을 걱정한다면 한국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어느 정도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되는데요. 일단 국내 대출금리가 이미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가계부채가 굉장히 많이 늘어나면서 이것이 소비 위축의 큰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던 것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사실상 금리는 정체되는, 내려갈 일은 거의 없다고 볼 때 가계 실질적으로 이제부터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라 이 부분이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 김우성> 민간 경기가 제로로 얼어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마이너스가 되는 그런 걱정, 생각도 듭니다. 지금 사실 정국이 혼란스럽지 않습니까? 재계도 최순실 여파로 어려운 상황인데요. 이 와중에 우리 경제 컨트롤타워가 믿음직하냐, 많은 분들이 이렇게 보시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설상가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사태가 없었더라도 향후에 대선 정국, 대통령 레임덕만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내년이었거든요. 여기에 최순실 사태로 인해 정국 중심을 잘 잡아야 할 청와대도 흔들리고 기재부도 흔들리고, 이렇게 되며 사실상 집권 마지막 해를 잘 마무리해야 할 추동력이 거의 상실된 거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기업들은 총수 소환으로 인해 투자 결정도 미루는 상황이고, 가계들도 정치 불안, 경제 불안으로 인해 지갑을 닫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사실상 내년도 경제는 크게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 김우성> 큰 흐름은 경제 성장률이라는 것을 지금 위원님과 통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데요. 대략 이런 말도 합니다. 성장률이라는 경제의 성적표, 너무 건설 투자나 부동산, 민간 소비 이 두 축에만 쏠려있는 것 아니냐, 달리 볼 필요가 있지 않나, 이런 얘기도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창배> 앞서 올해 우리 삼분기까지 경기가 좋았다고 했는데요. 대부분 건설투자, 민간소비에 많이 의존했습니다. 실제로 건설투자 증가율이 삼분기까지 10%가 넘었고요. 건설투자는 아시다시피 정부 정책에 민감한 부분이 있거든요. 부동산 정책이나 SOC 정책. 어떻게 보면 정부 주도의 성장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요. 소비 부분도 올해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별소비세 인하, 이러한 소비 진작 정책에 힘입은 바가 컸는데요. 문제는 이러한 정부 주도의 성장은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거죠. 자연스럽게 가계소비로 연결되고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로 이어져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텐데, 지금 우리 경제는 그러한 조짐이 잘 보이고 있지 않아서 내년도, 후년도 경제까지 어렵다고 보는 겁니다.
◇ 김우성> 정말 응급조치만 되고 있고요. 선순환을 통해 일어설 수 있는 구조가 잘 안 보입니다. 끝으로 어려움이 많고, 안 좋다는 것만 알아도 도움이 되겠지만, 경제성장률 하락을 저지하고 반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한 대안들, 지적 부탁드립니다.
◆ 김창배> 일단 트럼프 당선 이후 현안은 한미 FTA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데에 대한 우리 사전 대응 방안이 필요할 것 같고요. 대내적으로 경기가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 정책 수단들,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 환율 정책을 어떻게 잘 믹스해서 내수 경기가 급락하지 않도록 처방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요. 이보다 가장 중요한 것, 근본적으로 환자의 체질이 개선되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경제가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체질로 거듭나는, 그래야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현재 2%대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 김우성> 구조개혁이라고 전문가들께서 한 말들이 벽돌처럼 쌓여서 거대한 집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김창배>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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