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1조 묶인 드릴십 넘기려 또 거액 투자

대우조선, 1조 묶인 드릴십 넘기려 또 거액 투자

2017.03.02.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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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태롭게 기업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정상화를 위한 필수 조건인 1조 원이 넘는 선박 인도 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자기가 만든 배를 자기 돈을 주고 사는 격'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위기의 대우조선 기획 보도, 이대건 기자가 먼저 전해드립니다.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인 소난골에 넘기기로 한 시추선인 드릴십입니다.

애초 2척을 지난해 6월과 7월에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계속 연기되다가 현재는 아예 기약조차 없습니다.

우리 돈으로 1조 원 이상의 뱃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이동걸 / 산업은행 회장(지난해 11월) : 소난골의 문제 관해서는 조금 전문성이 있는 국제 협상 전문가를 투입해서 이 문제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소난골 드릴십 인도 문제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를 위한 필수 과제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해할 수 없는 인도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과 앙골라 소난골이 각각 투자해 법인을 만든 뒤 이 회사에 드릴십을 넘기는 방안이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이사회를 통과한 겁니다.

법인 설립과 운영에 3천억 원 정도 투입됩니다.

결과적으로 배를 넘기기 위해 막대한 돈을 따로 들이는 셈입니다.

전체 뱃값 가운데 법인 투자금을 제외한 8천억 원 정도는 나중에 이익이 나면 회수한다는 계획인데 이마저도 가능성이 희박합니다.

소난골이 앙골라의 국가 채무까지 떠안을 정도로 자금난이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도 3천억 원 정도를 모두 손실 처리했습니다.

[정영석 / 한국해양대 해사법학과 교수 : 현실적으로 드릴십 매각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자법인을 설립하는데 소요되는 비용까지 추가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고 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드릴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4월 만기인 4천억 원 이상의 회사채를 막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각종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막대한 국민 혈세를 쏟아부은 대우조선해양의 '위험한 항해'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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