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알콜소비량 보다 늘어나는 음주인구가 걱정

[생생경제] 알콜소비량 보다 늘어나는 음주인구가 걱정

2017.05.29. 오후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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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 OECD 발표 음주량 순위 의미없고 그대로인 상황
- 음주를 권장하는 사회적 문화, 분위기가 문제
- 강력사건 등 사회문제와 음주 상당부분 연결돼
- 증류주 소비량 높고, 낮은 도수 술 다종,다변화되는 것 위험
- 음주광고, 음주지역, 시간 제한 없는 것 문제
- 술 광고, 마케팅 등 엑셀은 밟는데 브레이크는 없는 상황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 PD
■ 대담 :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 (고려대 연구교수)

◇ 김우성 PD(이하 김우성)> 앞서 뉴스 들으시면서 마음속 걱정 생기시는 분들, 전셋값 어떻게 올려줘야 하지, 이런 생각하시는 분들, 저녁에 술이나 한잔 해야겠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살펴보아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OECD가 알코올 소비량을 국가별로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34개국 중에서 22번째로 알코올을 소비합니다. 생각보다 적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문화가 바뀌는 문제이고요. 내부를 들여다보면 음주 문화, 걱정할만한 수준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가지 술의 종류, 술을 마시는 방향들도 바뀌고 있는데, 바뀌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와 함께 음주 문제, 한국의 음주 상황에 대해 심각성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보건학 박사입니다. 고려대 연구교수를 맡고 있는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이하 방형애)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오늘 OECD 결과 기사만 보면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술을 적게 마시는 나라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이 발표는 어떻게 보세요?

◆ 방형애> 얼핏 보면 순위가 떨어졌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사실상 우리나라 지금 현재 발표된 것이 8.9L, 1년간 한 사람이 순 알코올로 8.9L를 마신다는 건데요. 실제로는 2000년, 2010년도에도 9.0 정도로 거의 변함없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는 알코올 소비량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봐야 하는데요. 여기서 숨어있는 것을 읽어야 합니다. 하나는, 외국은 와인이나 맥주를 소량 씩 식사하면서 자주 먹는 음주 습관인데 우리나라는 소주 중심의 폭음 문화가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술이 와인이나 맥주가 아니라 소주와 같은 고도주의 알코올로 소비가 된 거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럽에서 유로모니터라고 전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모든 술에 대해서 판매량을 조사하는 보고서인데요. 우리나라가 10년째 180개 증류주에서 우리나라가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술이 참이슬과 처음처럼입니다.

◇ 김우성> 대표 브랜드네요.

◆ 방형애>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술 1위, 3위가 다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 소주입니다. 우리나라 국민이 마시는 거죠.

◇ 김우성> 결국 지금 말씀하신 것에서도 단순 순위 비교가 의미 있는 것이 아니라 외국은 즐기자고 먹는데 우리는 죽자고 먹는다, 이런 문화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네요.

◆ 방형애> 굉장히 위험한 음주 형태를 여전히 갖고 있습니다.

◇ 김우성> 생각보다 김영란법 영향도 있지만 폭탄주라든가 접대로 인한 과음, 이런 것이 줄어들지 않았는가 하는데도 가끔 음주 사고들 보도되거든요. 신입생 환영회나 이런 것이 있는데요. 이 부분은 세부적으로 알아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방형애> 실제로 맥주와 양주를 섞어 마시는 폭탄주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대신 탄산, 고카페인 음료, 이온 음료를 섞어 마시는 새로운 음주 문화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마시면 실제로 마시기가 순해집니다. 달거나 카페인 음료는 술에 취한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에 마비시키니까요. 술이 취한지 잘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마시기 쉬운 달콤한 술, 마시기 순한 형태로 변해가고 있는데요. 실제로 대학생들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뉴스에 나오는 건 사망한 사건만 나오니까, 실제로 다치거나 폭력에 휘말리거나 원치 않은 성 경험, 이런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학생들의 30%, 3명 중 1명꼴은 수업을 빼먹거나 다치거나 또는 스스로 귀가를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조사가 있습니다.

◇ 김우성> 결과적으로 주종이 바뀌고 여러 가지 문화가 바뀐다고 하더라도 문제점은 그대로 있는데요. 그렇다면 지금 소주가 알코올 도수 낮아지고 있거든요. 향과 맛도 젊은이들, 20대 초반 어린 친구들을 타깃으로 하는 음료도 많이 나오는데요. 오히려 음주량이나 음주 기회나 인구는 확대하는 이유라고 보시는 건가요?

◆ 방형애> 맞습니다. 주류회사 입장에서는 남성들은 더 이상 음주 인구 늘릴 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타깃으로 여성을 잡고 있고 여성의 음주율을 높으려면 과실 소주와 같이 달콤한 맛의 소주를 내놓아서 그동안 술을 안 마시던, 못 마시던 여성들이 한두 잔 마실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겁니다.

◇ 김우성> 새로운 음주 인구를 늘리려는 거군요.

◆ 방형애> 당연히 그렇죠. 처음에는 순한 술로 시작하지만 결국 여성들이 많이 마실 수밖에 없습니다. 통계 자료에서도 보여주는데요. 우리나라가 2005년에 비해 여성의 월간 음주율, 월간 폭음률, 여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 여성이 상당히 문제음주인구로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기존 술을 많이 마시고 습관적으로 마시던 남성분들의 문제보다 새롭게 확대되고 있다는 건 다른 사회적 문제로 봐야 할 것 같은데요. 물론 판매 전략 자체를 대놓고 비난할 수는 없지만 보완책이 있는지 궁금하고요. 이러한 음주 문화 원인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증류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에 속한다고 얘기해주셨는데요. 이러한 음주 문화 배경은 어떻게 보세요?

◆ 방형애> 실제 다양한 문화가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술을 마시는 것 자체를 친목의 하나의 수단으로 씁니다. 조직에서는 조직을 이끄는 하나의 단합, 이러한 수단으로도 씁니다. 누구와 친하다는 표시, 조직의 리더이기에 조직을 단결해서 이끌어야 한다는 단합의 의미, 이러한 의미로 술을 많이 쓰기 때문에 술을 잘 못하게 되면 조직의 일원이 아니거나 누구와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 찍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문화 때문에 음주를 거부할 수 없는 환경이 자꾸 만들어지고요. 또 하나는 방송에서도 우리나라가 2년 전 25세 연예인 술 광고 모델 금지 법안이 발의됐을 때 사회적 반대가 컸습니다. 실제로 일본이나 미국, 호주, 영국과 같은 나라는 주류 모델 나이가 25세 미만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특히 프랑스의 경우 술 광고를 아예 못하게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굉장히 자유롭고, 길거리에서도 광고를, 음식점에서도 술 광고를 많이 볼 수 있지 않습니까.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음주 문화도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음주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도 너무 허용적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자동차로 치면 엑셀은 성능이 계속 좋아지는데 브레이크는 전혀 안 밟고 있다. 최근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술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거든요. 혼자 사는 자녀들을 나이 드신 어머님들이 보는 프로그램도 보면 소주 병으로 트리 만들어 놓은 것도 나오고요. 아예 술을 마시는 것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그러한 경우를 봐도 해외와 비교해보면 한국 사회가 술에 대해 관대하다고 볼 수 있군요.

◆ 방형애> 맞습니다. 관대한 정도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술이 사회의 어떤 위험인지에 대한 문제의식 수준 자체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살인이나 강도, 강간, 이러한 흉악 범죄 3명 중 1명은 음주 상태에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알코올성 간경화 사망,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률, 이것이 WHO 기준 세계 5위 수준입니다. 술 때문에 사망하는 것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후진국적 사고가 많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 김우성>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 술을 권하는 사회라는 시각, 걱정하는 부분 생길 것 같습니다. 사회 인식이나 문화가 중요하겠지만, 아시다시피 한국사회가 이렇게 하자고 해서 쉽게 되는 사회는 아니기에 결국 법, 제도, 보완책 등이 필요할 것 같거든요.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할까요?

◆ 방형애> 가장 좋은 건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데요. 문화가 바뀌려면 의식이 바뀌어야 하고 의식이 바뀌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가장 빠른 건 사실 법으로 보완하는 것이 조금 규제라서 다들 불편해하지만, 가장 빠른 길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우리가 안전을 위협하고 사회에서 좀 더 공감대를 이룰 수 있는 것부터 먼저 보완한다면 저는 공공장소 음주를 일부 제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입니다. 특히 정부가 입법 발의한 후 2번 무산된 법이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나 병원이나 청소년 수련 시설에서는 음주를 하지 못하게 하자는 법안이었는데 무산됐습니다. 적어도 초중고등학교 학생이 다니는 학교와 병원, 청소년 수련 시설만이라도 우선 공공장소로 음주를 제한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요. 또 하나는 이미 주류 반입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찜질방 음주나 국공립 공원 주류 반입 등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명문화되어 있으나 지켜지지 않은 법들, 이런 것부터 다시 잘 지키면 좋겠고요. 음주를 하면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 있습니다. 등산로나 수영장, 놀이공원, 이런 곳은 시민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음주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판매 시간을 제한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4시간 판매하지 않습니까. 미국이나 이런 나라는 밤 일정 시간 넘으면 술이 들어간 창고나 술 보관된 곳은 자물쇠로 채웁니다. 그래서 가령 밤 12시가 넘으면 술을 살 수 없는 환경을 만드는 거죠. 우리가 24시간 술을 파는 판매 시간은 제한을 두고, 잠에 술을 마시고 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며 여러 가지 경제적 문제도 있겠지만,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이런 부분은 법으로 제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김우성> 술을 즐기는 것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즐기려면 갖춰야 할 안전은 제대로 갖추자, 이런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방형애> 감사합니다.

◇ 김우성> 지금까지 방형애 대한보건협회 기획실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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