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안으로...대형마트 '상생 모델'

전통시장 안으로...대형마트 '상생 모델'

2017.06.29. 오전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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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마트는 새 점포를 낼 때마다 전통시장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대형마트가 전통시장 청년 상인들의 제안을 받아 새로운 상생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이하린 기자가 현장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시식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지역 특산물도 맛을 봅니다.

카페와 꽃집, 네일 아트 숍까지…,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작은 가게들은 경북 구미의 낡은 전통시장에 자리잡은 '청년몰'입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손님들의 발길을 끊겨 그야말로 '버려진 공간'이었던 시장 건물 2층이 한 대형마트와 청년 사업가들의 노력으로 새롭게 태어난 겁니다.

[시민 : 필요한 거 바로 살 수 있고, 시장이 활성화되어서 좋아요.]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 매장이 들어섰지만, 1층 시장과 2층 '청년몰'을 지나야만 매장에 들어갈 수 있고, 품목도 상인들이 시장의 약점으로 지목한 일부 수산물과 공산품만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또, 어린이 놀이터와 고객 쉼터 등 고객들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편의 시설도 마련됐습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 개선과 마케팅 비용은 모두 대형마트가 부담합니다.

[이마트 공정거래부장 : 전통시장 살리려면 집객이 가장 중요하고, 손님을 모으려면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런 신 상생 모델은 이 시장에서 천연 비누 등을 판매하던 30대 청년 상인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습니다.

[김수연 / 청년 상인 : 장사가 너무 안 되니까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서 일본 사례를 보고 마트에 제안을 하고 상인회를 오랫동안 설득했죠.]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청년들의 창업도 돕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보는 셈입니다.

이번 상생 사례는 시장의 청년 상인들이 먼저 요청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출점할 때마다 갈등을 빚었던 대형 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으면서 진정한 동반성장으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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