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국민연금 '똑똑한 집사'로 거듭날까?

[생생경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국민연금 '똑똑한 집사'로 거듭날까?

2018.07.30. 오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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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국민연금 '똑똑한 집사'로 거듭날까?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대담 : 김연학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교수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이하 이인철)>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지금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강화해보겠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과연 이게 우리 실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 자리에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 김연학 교수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연학 서강대 경영대학원 교수(이하 김연학)> 네, 안녕하세요.

◇ 이인철> 우선 청취자 여러분도 많이 들어봐서 아실 텐데요. 과연 스튜어드십 코드가 뭔지, 어떤 것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연학> 아시는 대로 스튜어드는 집사를 말하죠.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처럼 연기금들이 가입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한 투자기업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국제적인 지침입니다. 도입 역사는 길지 않은데요. 2008년에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이후 금융기관들이 반성하게 되었죠. 2010년부터 영국에서 도입되었고, 그 외 다른 선진국들도 지금 도입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법적인 강제성은 없습니다. 개별 기관 투자자가 자율적,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연성 규범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년 전부터 검토는 해왔었는데, 연초에 대통령께서 재벌 지배구조 개혁과 관련해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검토해보라는 지시가 있었고요. 한진그룹 오너 패밀리의 갑질이 크게 보도되면서 대한항공의 지분을 12%를 가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 하는 사회적 질타가 있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내에서도 급물살을 타게 되고, 이번에 국민연금에서 도입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 이인철> 사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에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기관 투자가들의 롤모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른 벤처 투자자들이 도입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장, 단점이 워낙에 팽팽하게 엇갈리다 보니까 지금까지 격론을 거치면서도 쉽지는 않아 왔죠.

◆ 김연학> 네,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보면, 제대로 된 스튜어드십 코드라기보다는 중간 과정으로 보시면 될 텐데요. 지금까지 쟁점이 세 개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경영 참여를 제외한 주주권 행사가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냐 하니까, 사회 의사로 참여한다든지, 혹은 주총에서 의안을 제출한다든지 하는 그런 것이 아니고, 다만 기업 가치 훼손되는 상황에서만 선별적으로 개입하겠다는 것이고요. 그 이유는 지금 자본시장법상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 경영 의사 결정에 참여할 경우, 공시를 해야 합니다. 공시를 하게 되면, 어떠한 전략이 노출되니까 주주 이익의 반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이렇게 경영 참여를 하고 나서 6개월 이내에 생기는 소득에 대해서는 오히려 반납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경영 참여를 하면 할수록 불이익이 생기는 상황이 생기니까 참여 결정이 어려운 부분이 있고요. 기술적인 부분으로서는 지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의 반 정도를 민간 자산 운용사에 위탁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위탁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할 것이냐, 아니면 운용사들에게 위임할 것이냐, 이런 논란이 있었고요. 위임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위임받은 회사, 자산 운용사에게 국민연금이 가산점을 줘서 반 강제화하겠다는 규정이 있었는데요. 그게 말이 맞느냐, 이러한 세 가지 논란이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오늘 타협을 본 것이고요. 경영 참여를 제외한 주주권 행사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에서는 왜 참여를 안 하느냐, 참여해야 한다 했는데, 아주 주주권 이익의 훼손이 심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타결을 봤고요. 위탁 운용사의 의결권 위임하는 문제도 재벌 계역 위탁 운용사, 특히 삼성이 의사결정 하는데 삼성 자산운용이 의사결정 행사하는 것이 맞느냐, 이런 이슈가 있게 되어 가지고, 재벌 계열 회사들의 자산 운용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이 위임하지 말고, 계속 행사하는 것으로 하고요. 이걸 운영할 정도의 검토할 능력이 없는 중소 자산 운용사에 대해서도 당분간 국민연금이 그걸 위임하지 않고 대신 행사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상당한 타협을 봐서 오늘 최종 결론을 내린 것 같습니다.

◇ 이인철> 국내 국민연금은 거의 630조가 넘는 거대 자금이다 보니 국민 주식으로서 지금 유가증권 시장에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299개, 한 300개 정도 됩니다. 그러면 유가증권 시장, 코스닥, 코넥스, 합쳐도 2,300여 개 밖에 안 되는데, 거의 15% 정도죠.

◆ 김연학> 우리나라에 내놓으라 하는 기업은 다 포함된다고 봐야죠.

◇ 이인철> 그런데 개인의 입장에서는 과연 국민연금이 이걸 도입한다고 해서 우리야 뭐가 달라지느냐, 이렇게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 김연학> 네, 사실 개인 투자가들 입장에서는 워낙 지분이 적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고요. 국민연금의 경우에 아까 5% 이상 299개라 하셨는데,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기업의 한 10% 내외, 즉 오너 패밀리, 혹은 오너 계열사를 제외한 2대 주주 정도의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의사결정권에 참여하게 되면, 상당히 파급효과가 큽니다. 예를 들어서 과거에 현대 자동차의 경우에, 삼성동의 한전 부지를 10조 원에 매입했었는데, 만일 사회 의사들이 있었더라면, 과연 그런 의사 결정 과정에 찬성했었을까. 국민연금이 만일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주주 이익보다 적극적인 의사 결정에 참여할 텐데요. 다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오늘 결정된 지금의 스튜디스 코드는 굉장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하게 되고요. 주로는 재벌 계열사 간의 부당 내부 거래라든지, 오너 패밀리가 부당행위를 했다든지, 그런 경우에 대해서 관여하고요. 제대로 된 경영권 참여는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아마 행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오늘 결정된 사안으로 봤을 때는 심각할 정도로 기업의 경영 활동에 대해서 제동을 걸고, 견제 활동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조금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 이인철> 그동안 가장 논란이 됐던 게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봤던 것처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개입하는, 정말로 국민들의 노후를 오히려 정부의 쌈짓돈처럼, 아니면 의결권 행사의 도구로 행사해 와서 이른바 연금 사회주의. 그러니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맛에 맞게 기업 경영에 관여한다. 이런 지적이 있어왔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연학> 네, 연금 사회주의라고 하는 것이 말씀하신 것처럼 연금을 주주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정책 목표라든지, 공공성에 맞게 운용하는, 그래서 주주의 이익에는 조금 훼손될 수 있는 경향을 연금 사회주의라고 하는데요. 지금 정부에서는 그런 부분을 굉장히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 정권의 사례도 있었고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주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단계적으로 도입하려고 하는데, 오히려 지금 기금 운용 위원회에 포함되어 있는 시민단체라든지, 노동자 단체 대표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경영 참여를 통한 주주권 행사를 강하게 주장하고 계시는데요. 이분들이 평소에 기업의 이윤 창출보다는 공공성이라든지, 사회 정의에 대해서 많이 주장하시는 분들이거든요. 정부의 의도는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분들이 목소리를 많이 내게 되면, 오히려 기업들이 주주의 이익보다는 공공성이나 사회정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기업 경영이 되도록 주장하실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그런 우려가 없지 않습니다.

◇ 이인철> 국민연금의 최고 의결기관이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제한적으로 추진하겠다, 이런 것 아닙니까. 그러면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말 강력한 힘을 발휘해서 주주들한테 가치를 제고할 수 있고, 정부의 입김을 뺄 수 있는 방안, 어떤 게 있을까요? 사실 외국에서는 의결권과 이러한 기금운용은 별도로 완전히 분리하는 게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는 사실 이것은 안 되는 거죠?

◆ 김연학> 저도 동감합니다. 사실은 지금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우려하는 부분이 국민연금, 특히 기금운용본부의 독립성 문제입니다. 기금운용이라고 하는, 순수하게 최대한 돈을 많이 늘려서 국민들의 연금이 풍족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자산운용이 되어야 하는데요. 지금 우리가 걱정한 대로 자꾸 정부나 시민단체의 입김이 들어가게 되면,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거죠. 그래서 지금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기 이전에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문제가 국민연금의 독립성 확보인데, 그 문제가 사실 해결이 안 된 상태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최소한 기금운용 본부를 독립해서 공사화를 시키고, 이 기금운용본부 본부장은 한국은행 총재에 준하는 정도의 독립성, 예를 들어서 임기를 보장한다든지, 그리고 그 사람의 목표는 수익성 외에는 다른 정책적 목표는 두지 않는 방향으로, 이렇게 하고요. 또 하나 방법은 일본에서 하고 있는 방법인데요. 일본의 연기금 펀드가 우리나라 3배 정도 되는데, 일본은 100% 민간에 위탁해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즉, 정부가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국내 주식의 한 절반 정도만 민간에 위탁하고 대부분 기금운용 본부가 직접 관리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입김 이야기가 나오고, 지난 정권 때 삼성 물산-제일 모직 합병 때도 투명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런 부분도 일본의 경우처럼 민간 자산 운용사에게 100% 위탁하고, 기금운용 본부에서는 스튜더스 코드의 기본적인 원칙 정도만 제시해서 그 원칙만 따르도록 하는 게 어떨까. 혹은 630조 되는 기금을 두 개 내지 세 개 정도로 나눠가지고 경쟁을 시키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경쟁이 된다고 하면, 책임자들이 오로지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열심히 할 것이고, 다른 정책적 목표라든지, 간섭에 대해서는 수익률이 최대 목표가 될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지금 드리고 있는 말씀은 국민연금이 본래의 목적인 주주 운용본부 특기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그런 체제를 만들어놓고 이런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는 것이 바른 순서가 아니었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이인철> 최근 들어서 일부 언론이 국민연금의 최근 1년 수익률이 너무 저조하다, 올해 들어서 그런 거죠. 그러면서 기금 운용 본부장의 공석을 굉장히 질타하고 있습니다. 사실 630조 원을 거느리는 기금 운용 본부장의 권한이 막강하죠. 그런데 처우를 보게 되면, 너무 미미하고요. 해외 나가면 대접받지만, 국내 들어오면 보건복지부 장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지금 일단은 뽑고는 있습니다만, 이런 것들이 국민연금 수익률과 연계돼서 기금운용 본부장의 운임이라든지, 임기 연장이라든지, 연봉이라든가, 이런 부분에 개선할 부분은 없을까요?

◆ 김연학> 많이 있겠죠. 제가 듣기로는 국민연금 기금 운용 본부장 연금이 3억 남짓 듣고 있는데, 사실 웬만한 자산운용 과장급 기금 책임자도 최소한 5억 내지 수십억까지 받는 분도 있고, 외국의 펀드 매니저들도, 물론 외국의 이야기입니다만, 받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수입 베이스로 가는 것이죠. 그래서 물론 공기업이고, 공기업 조직의 임원이다 보니까 어느 정도 많이 줄 수는 없지만, 예를 들어서 이 사람의 인센티브 매커니즘을 돈을 많이 벌게 해주면 웬만큼 공무원들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고, 그 대신에 많이 못 벌면 연봉을 아주 기본연금으로 조금만 준다든지, 이러한 시장 원리를 도입할 부분이 그 부분이고요.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본부의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 하나 하고, 책임자들, 꼭 본부장뿐만 아니고, 밑에 실제로 펀드를 책임지고 있는 단일 매니저들도 시장 임금에 맞는 수준으로 과감하게 봉금을 주고, 그 대신에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입김으로부터 철저히 배제하고, 그런 것들이 선행된다고 하면, 우리나라 기금 규모가 굉장히 크지 않습니까? 작년까지는 운용 잘 됐는데, 말씀하신 대로 올해 기금 운용 본부장이 공석이 오래되면서 수익률이 저조한 상황인데, 빨리 이러한 시장 원리를 감안해서 적임자를 뽑아서 운영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이인철> 일부는 워런 버핏을 갖다 놔라, 아니 수익률 1%만 올라도 6조 원이 남는데, 그러면 국민연금의 고갈 시기를 5, 6년 이상 뒤를 미룰 수 있는데, 정말 유능한 사람을 해외든, 국내든, 가리지 말자, 이 의견은 어떻게 보세요?

◆ 김연학> 당연히 그렇게 가야 하는데, 지금 아시다시피 한 분이 내정되었다가 청와대의 하명을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 시끄럽지 않습니까. 이렇게 기금운용 본부장 뽑는 데 어려운 상황에서 만약에 연봉을 수십억씩 줬다고 하면, 저는 난리 날 것 같은데요. 그래서 혹자는 외국인을 뽑자는 이야기가 있는데, 외국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나라 출신의 펀드 매니저들도 외국이나 미국의 월가에서 수백억 연봉을 받으면서 잘하고 계신 분이 많습니다. 다만, 이번에 낙마하신 분도 결국 병역 문제 때문에 낙마했다고 들었는데, 사실 우리나라에서 이것, 저것 다 따지면 도덕적으로 고결하고, 다 따지면 기금운용을 잘 하시는 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적어도 다른 분야는 몰라도, 정말 공공성이 강한 분야의 책임자는 몰라도, 물론 치명적인 도덕적 하자가 있는 분은 안 되겠지만, 이런 수익성이 중요한 부분의 책임자는 정말 그 일을 돈 잘 벌 수 있어서 국민들의 노후를 편안하게 책임질 수 있는, 그런 펀드를 잘하는 분을 뽑아야 하지 않겠나, 그런 생각입니다.

◇ 이인철> 네, 지금까지 서강대 기술경영 대학원의 김연학 교수님, 좋은 말씀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연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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