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발암물질 나온 붉은 수돗물, 정수기 비용 때문에 정수기 꺼 생긴 일

[생생경제] 발암물질 나온 붉은 수돗물, 정수기 비용 때문에 정수기 꺼 생긴 일

2019.07.10. 오후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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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발암물질 나온 붉은 수돗물, 정수기 비용 때문에 정수기 꺼 생긴 일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일본 무역제재 때문에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서 참 답답한 마음만 계속되고 있는데요. 또 답답한 일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붉은 수돗물 사태입니다. 붉은 수돗물이 지난 5월 30일 발생해서 지금 40일이 지났는데도 명확한 해결점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붉은 수돗물에서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까지 어제 나온 상황이에요. 수돗물 직접 피해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 주민들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대한화학회 탄소문화원 원장이신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 나오셨어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교수(이하 이덕환)>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일단 붉은 수돗물 때문에 한참 시끄러웠는데, 지금까지도 주민들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 안 나온 거 맞죠?

◆ 이덕환> 네, 인천 지역이 완전히 해결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해결이 됐는데, 일부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형편인 것 같고요. 원인은 굉장히 어려운 원인이 있었던 것처럼 자꾸 얘기가 되는데요. 그냥 붉은 수돗물이 아니라 녹물이 나왔던 겁니다. 그런데 왜 환경부나 지자체의 수도사업본부가 붉은 수돗물이라는 정체불명의 어려워 보이는 용어를 써서 주민들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납득할 수 없게 만드는지 이해를 못 하겠어요. 찾아보니까 과거에는 녹물이라고 썼었어요. 그런데 2012년에 경기도 남쪽의 어떤 지자체 상수도 사업본부에서 붉은 수돗물이라는 말을 처음 썼더라고요. 짐작건대 녹물이라는 말이 너무 식상하게 들렸던 것 같아요. 멋있는 말을 만들려고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서 그 이후로 일부 언론에서는 적수, 붉을 적(赤) 자를 써서 적수라는 말을 쓰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정체불명의 말을 씀으로써 주민들은 굉장히 심각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붉은색이 무엇 때문에 붉은색이 됐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불안을 갖게 되는 거죠. 저는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은데, 녹물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는 쉬운 말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인천에서 생긴 사고죠. 사고는 기술적인 실수하고 행정적인 실수가 겹쳐버린 겁니다.

◇ 김혜민> 기술적인 실수와 행정적인 실수가 겹쳤다. 이제 원인 이야기를 해주실 건데, 그 전에 정리를 해보면, 붉은 수돗물은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녹물이다. 그 개념을 가지고 시작을 하겠습니다. 저도 공부하면서 사진을 찾아봤더니 제가 아주 자주 봤던 그 녹물이더라고요. 붉은색인줄 알았는데.

◆ 이덕환> 그렇죠. 어느 지역에서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사고입니다.

◇ 김혜민> 그렇게 개념정리를 하고 원인 정리를 해볼게요. 기술적인 실수는 뭐였습니까?

◆ 이덕환> 기술적인 실수는 5월 말 직전에 인천의 수돗물이 사실은 팔당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팔당댐에서 대형 송수관로를 통해서 인천의 정수장으로 원수를 보내면 거기서 정수를 해서 각 가정으로 배관을 통해서 보내는데, 서울 쪽의 정수장에서 예방 정비가 있었어요. 그래서 인천 쪽의 정수장에다가 원수가 가지 않을 테니까 다른 원수를 대체해서 쓰라고 연락이 됐고, 그 과정에서 인천에 있는 공천 정수장이라는 데가 일시적으로 수돗물 생산을 멈추고, 그 옆에 있는 다른 정수장에서 생산한 물을 그쪽으로 옮겨서 거기서 가정으로 보내는 작업을 하게 되는데요. 기술적인 실수는, 그것은 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공천 정수장으로 정수된 물을 보내는 관로가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관로였어요. 거기다가 물을 평소에 흐르던 방향하고 반대 방향으로 물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압을 너무 높게 조절해버린 겁니다. 대량의 물이 빠른 속도로 지나가면서 그 관로 안에 있던 녹, 물 때, 이런 것들이 다 일어나 버린 거죠. 그게 엎친 데 덮친다고 공천 정수장의 저수조도 청소를 안 한 저수조에 그 물을 집어넣은 거예요.

◇ 김혜민> 교수님 제가 쉽게 정리를 해볼게요. 그러니까 인천의 수돗물은 팔당댐에서 시작되는데, 이때 서울 정수 문제가 있으니까 다른 통로를 통해서 공급을 하라고 했는데, 그 통로가 공천 정수장인 겁니다. 이 공천 정수장이 청소도 안 되어 있었고, 흐름을 바꾸다 보니까 녹이나 이물질이 같이 씻겨 내려온 거죠.

◆ 이덕환> 그렇죠.

◇ 김혜민> 그게 기술적인 문제입니다.

◆ 이덕환> 거기다가 일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공천 정수장의 저수조에 물의 탁도, 흐린 정도를 측정하는 계기도 고장났었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것은 순전히 인재입니다. 물을 역류할 때 수압 조절을 잘못해서 생긴 일입니다.

◇ 김혜민> 그러면 행정적인 실수는 뭐가 있었습니까?

◆ 이덕환> 행정적으로는 주민들이 녹물이 나온다고 신고를 했는데, 인천시부터 별일 아니겠거니 하고 넘겨 버린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녹물이 나오면 중간에 우리 다니다 보면 화재용 소방전이 있잖아요. 거기를 통해서 물을 빼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녹물을 빼내면 녹물이 가정까지 가기 전에 빠져나오는 방법이 있는데, 그런 것도 안 쓰고, 그다음에 더 심각했던 것은 인천시에서 수돗물 수질 체크를 한다고 하면서 철 성분이 발견되지 않는다, 검출되지 않는다, 이런 발표를 했어요. 그러니까 주민들 입장에서는 녹물인데, 철 성분이 검출이 안 됐다고 하면 이거는 독성 물질 혹은 정체불명의 물질이 들어있게 되는 거죠. 주민들은 더 불안해졌고, 환경부나 인천시는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던 거죠. 나중에 밝혀진 것으로는 결국은 녹물이었습니다. 왜 인천시의 공무원들이 이 녹물을 그렇게 심각하게 보지 않고, 주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고, 그다음에 수질검사도 간이 수질검사를 했는데, 엉터리로 해서 누가 봐도 녹물이고, 녹물 냄새가 나는데 철 성분은 안 들어있다, 이런 엉터리 발표를 해서 주민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한 달 가까이 문제가 지속되니까 주민들의 불안감, 불편함은 엄청나게 폭발해버린 거죠. 이런 사태가 지금도 완만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는 거죠.

◇ 김혜민> 제가 지금 조금 헷갈리는데, 교수님. 확실히 이 붉은 수돗물은 녹물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녹물이 우리 인체에 나쁘다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붉은 수돗물에 나쁜 게 들어있는 것은 아닌 거예요?

◆ 이덕환> 전혀 그렇지 않고요. 물론 녹물을 그냥 마실 수는 없죠. 조금 가라앉게 해서 먹는 방법도 있고, 요새 필터나 이런 것들이 많으니까 걸러서 먹는 방법도 있고, 조금 기다리면 괜찮아지는 건데요. 이것을 조처를 안 하니까 한 달 이상 계속 녹물이 반복적으로 공급됐고요. 주민들은 이게 정체가 뭔지 모르니까 이게 녹물이라고 알고 있었으면 그렇게 불안해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철 성분은 들어있지 않은 붉은 수돗물이다, 라고 계속 주장하니까. 환경부도 그렇고.

◇ 김혜민> 왜 그렇게 주장을 해요?

◆ 이덕환> 붉은 수돗물은 아마, 저는 잘 모르겠어요. 왜 그렇게 정부가 어려운 말을 좋아하는지. 그리고 간이 수질검사는 잘못한 거였죠. 그런데 그 실수가 바로잡아지지 않고 한 달 가까이 계속 되다가 결국은 마지막에 환경부에서 제대로 조사를 해보니까 녹물이었던 겁니다. 거기에 정수장에서 사용하는 약간의 알루미늄, 관로에서 녹아나온 망간, 이런 것들이 아주 극미량 들어있는, 표현이 거칠지만 평범한 녹물이었던 거예요.

◇ 김혜민> 그러면 교수님,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그래서 이게 우리한테 해를 얼마나 끼치느냐, 이거잖아요. 평범한 녹물이 우리 인체에 끼치는 영향은 어떻게 되나요?

◆ 이덕환> 녹물을 그냥 마실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필터를 통해서, 정수기 요새 많이 쓰니까. 간단한 정수기를 통해서 녹이 빠져나간 맑은 물은 마셔도 됩니다.

◇ 김혜민> 그런데 지금 발암물질까지 나왔다고 했잖아요?

◆ 이덕환> 그거는 다른 지역의 얘기에요. 이거는 충남 청양에 있는 지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특히 우라늄이라고 하는 성분이 발견돼서 문제가 된 건데요. 여기는 조금 다릅니다. 우라늄은 대형 정수장에서는 감시 항목입니다. 그래서 대도시의 수돗물에는 우라늄이 들어있을 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청양 지역은 농촌 지역이에요. 한 3000명 정도의 주민들이 지하수를 간이 정수장에서 처리해서 그것을 수도 파이프를 통해서 공급을 받았는데, 거기에 우라늄이 많이 녹아 있었던 겁니다. 우라늄은 사실 몸에 좋지 않지만, 우리나라는 화강암 지대가 굉장히 많습니다. 화강암 속에는 우라늄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 지하수에는 우라늄이 들어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제가 알기로 이미 우라늄이 문제가 돼서 정부에서, 지자체에서 우라늄을 걸러낼 수 있는 역삼투 정수시설을 설치해줬다고 해요. 그런데 이게 한 3000명이 사용하는 간이 정수장인데, 한 달에 한 90만 원 정도의 전기 요금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거를 지자체에서 부담을 안 해주고, 그러니까 주민들이 부담해야 하는데 농촌 지역의 경기가 어려우니까 역삼투 정수기를 꺼버렸다고 해요. 다시 또 올라가서 우라늄이 검출되기 시작한 겁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이것도 어떻게 보면 인재네요.

◆ 이덕환> 인재라고 볼 수도 있고, 주민들을 충분히 설득하지 못한. 결국은 관리 실패라고 봐야 하죠. 이런 일이 생기고 있는 겁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금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수돗물은 그동안 문제가 됐던 인천 서구의 수돗물이 아니라 충남의 수돗물이었고, 이거는 이미 정부에서 알고 있어서 정수기를 설치해줬는데 비용 때문에 주민들이 그것을 활용을 안 하고 껐다는 것. 그러면 그 정수기를 틀기만 하면 이 문제는 바로 해결되는 겁니까?

◆ 이덕환> 그렇습니다.

◇ 김혜민> 그렇군요. 그래도 어쨌건 녹물이 계속 나온다는 것부터가 수돗물을 생활용수로 쓰고 있는 서민들한테는 굉장히 불안하니까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들어야 하는데, 정말 개개인이 필터 설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까?

◆ 이덕환> 그거는 임시방편이고요. 인천시하고 지자체가 노력을 해야죠. 지자체가 관리해야 하는 게 정수장뿐만 아니라 가정까지, 소비자들한테까지 수돗물을 전달해주는 상수도관도 관리를 해야 하는데,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죠. 한 번 만들어놓고 그다음에 신경을 안 씁니다. 그래서 지금 전국에 20년 이상 돼서 녹이 많이 슬어서 문제의 가능성이 있는 상수도관이 꽤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을 지속적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 김혜민> 청소만이 아니라 바꿔줘야 합니까?

◆ 이덕환> 노후관로는 청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새것으로 바꿔줘야 하고, 새것이 녹이 덜 스는 상수관을 사용하도록. 비용을 들여서라도 그런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돗물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도 인식해야 하고, 소비자들도 인식해야 합니다.

◇ 김혜민> 조금 우리가 비용을 내더라도, 예를 들어 세금으로 내든, 이용료를 내든, 뭘 내더라도 이 수돗물을 깨끗하게 해서 안전하게 먹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사실 우리가 물과 공기는 무조건 누릴 수 있는, 공짜로 누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 이덕환> 과거에는 그랬는데 이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건, 소비자가 부담하건, 누군가는 깨끗한 물을 마시고, 깨끗한 공기로 숨쉬기 위해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 김혜민> 그렇네요. 수도관을 교체해야 한다고 교수님께서 지적해주셨는데 교체 주기를 어느 정도일까요?

◆ 이덕환> 특별하게 정해져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지자체마다 규정이 다 다르고, 상수도관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같은 수도관을 묻더라도 지역에 따라서, 땅 속의 상태에 따라서 빨리 녹이 슬 수도 있고, 괜찮을 수도 있으니까 교체를 해야 하는데요. 일반적으로 20년 이상 쓰면 반드시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김혜민> 지난 8일이죠. 안 그래도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정부에 대한 질책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정부가 붉은 수돗물, 녹물 사태에 대해 부적절하게 대응했다고 얘기를 하면서 지금 교수님께서 지적하신 노후 수도관 교체에 앞장서야겠다는 필요성은 인식을 한 것 같습니다.

◆ 이덕환> 그것도 그렇고, 정수장도 이제는 고도화를 시켜야 합니다. 큰 정수장을 보시면, 사진으로 많이 보셨을 텐데요. 지붕이 없는 정수장이 아직도 많습니다.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놓고 비가 오면 빗물이 그냥 들어가는 그런 상태로 만들어져 있는 정수장이 꽤 많습니다. 그것을 다 지붕을 덮고, 그다음에 정수 설비도 현대화를 해야죠.

◇ 김혜민> 그렇네요. 그러면 물탱크는요?

◆ 이덕환> 물탱크는 참 난처한 겁니다. 물탱크가 왜 들어오게 되었는가부터 고민해야 하는데요. 우리가 70년대 초부터 연탄난로라는 것을 쓰기 시작했어요. 곧 이어서 경유를 사용하는 석유 보일러를 사용했죠. 연탄 보일러하고 기름 보일러는 물이 공급이 안 되면 잘못하면 화재 폭발 사고가 일어납니다. 그런데 그 시절에는 수돗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단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가정집에 연탄 보일러나 기름 보일러를 쓰는 집에는 지붕에 물탱크를 얹어놓고 항상 거기서 물이 끊어지지 않도록. 그런데 문제가 뭐냐면, 주민들이 자기 집 지붕 위에 물탱크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을 못 했습니다. 그냥 보일러를 설치하는 사람이 거기다가 물탱크를 얹어놓고 가버린 거예요. 70년대 후반, 80년대까지는 많은 가정에서 물탱크 관리를 못 해서 수질이 나빠지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전부 가스 보일러를 쓰시잖아요. 가스 보일러에는 전자장치가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수돗물 공급이 끊어지면 보일러가 자동으로 작동을 안 하게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 물탱크의 필요성은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수도시설도 훨씬 좋아져서 단수가 그렇게 많이 되지 않고, 수압도 충분히 높아져서 일반 가정집, 또는 빌라, 이런 데는 3층, 5층 정도 집에는 더 이상 물탱크가 필요 없게 되었습니다. 직수 시스템으로 바꾸실 필요가 있는데, 이번에 박원순 시장이 물탱크를 전부 없애겠다고 했는데, 그게 반은 맞고 맞은 틀린 겁니다. 단독주택의 경우에는 물탱크를 많이 없앴고, 많이 없애도 상관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형 아파트, 고층 빌딩, 이런 데는 수도국의 수압으로 물을 꼭대기 층까지 밀어올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물탱크를 쓸 수밖에 없는 것이죠.

◇ 김혜민> 그러면 관리를 어떻게 해요?

◆ 이덕환> 지금 법으로 대형 물탱크를 설치한 아파트나 대형 건물은 1년에 두 번 이상 정밀 세척을 하도록 법제화되어 있습니다. 그것만 지켜도 충분히 깨끗한 수돗물을 쓰실 수 있고요. 신경이 쓰이시면 단지 내에서 합의를 해서 조금 더 자주 더 깨끗하게 청소를 하도록 주민들이 해야 하는 거죠. 그 부분은 수도국 관할이 아니라 사용자 측의 부담입니다.

◇ 김혜민> 그 비용은 지불해야 한다?

◆ 이덕환> 그렇죠. 그렇게 많이 들지 않습니다.

◇ 김혜민> 교수님, 지금 굉장히 명쾌하게 대안을 말씀해주셨어요. 첫 번째, 정수장에 뚜껑 달아라. 두 번째, 수도관 20년 넘으면 바꿔라. 세 번째, 물탱크 없앨 수 있으면 없애고, 없앨 수 없으면 깨끗하게 청소해라. 이렇게 명확한데 인천시 문제는 명확한 해결이 안 되는 거예요?

◆ 이덕환> 정말 안타까운 거죠. 이런 실수, 실패가 자꾸 반복되니까 수돗물이 나쁘다고 인식하게 되는 겁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수돗물, 특히 서울시의 수돗물은 생산단계에서 굉장히 좋습니다. 그런데 아파트나 대형 건물에 가서 오염이 되는 경우가 조금 있고요. 거기다가 요즘 생수가 늘어나면서 생수를 공급하는 쪽이나 또는 생수를 좋아하는 분들은 자꾸 수돗물을 상대적으로 폄하하게 되죠.

◇ 김혜민> 이런 뉴스들 때문에 괜히 불안하기도 하고요.

◆ 이덕환> 이런 뉴스가 소비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게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생수를 자꾸 찾게 만드는 원인입니다. 정부가 정말 정신을 차려야죠.

◇ 김혜민> 그렇네요.

◆ 이덕환> 관료들이, 공무원들이 관리만 잘해주고, 예산만 충분히 투입해주면 모두가 깨끗한 수돗물을 마실 수 있습니다.

◇ 김혜민> 무엇보다도 인천 시민들이 이 방송 들으면서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가라앉으실 것 같습니다. 오늘 함께해주신 이덕환 서강대 교수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이덕환>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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