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직원들에게 '탄원서' 돌려

한화, 직원들에게 '탄원서' 돌려

2007.05.02.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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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한화그룹이 개인적인 폭행사건으로 회장이 사법처리 될 위기에 처하자 전직원에게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돌려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더구나 그룹소속 전 변호사와 법무팀까지 매달려 회장의 사적인 사건해결에 나서 그룹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되게 됐습니다.

성문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11시간을 넘게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지난달 30일.

계열사 직원 A 씨는 부서 팀장에게 전달된 탄원서 한장을 받았습니다.

이 탄원서에는 이름과 주소, 서명란만 있을 뿐, 제목이나 내용은 전혀 없었습니다.

팀장으로 부터 김 회장의 선처를 호소하기 위한 탄원서라는 말만 전달받았을 뿐입니다.

팀원들은 돌아가며 자신의 이름과 주소를 쓰고 서명을 했습니다.

[녹취:계열사 직원]
"이거 다 그렇게 심각하게 안 받아들였어 다들, 말하는 사람도 그렇고 쓰는 사람도 그렇고..."

그룹관계자들은 탄원서 서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외부에 알려진데 대해 곤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녹취:홍보팀 직원]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것인 지, 그게 어떡하다가 밖으로 알려지게 된것인 지, 그렇게 되면 곤란해질 것 같기도 하고, 이미 오픈했으니 뭐..."

직원들도 조직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탄원서에 서명할 수 밖에 없었다는 반응들입니다.

[녹취:계열사 직원]
"생각하는 것 만큼 직원들이 그거를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어, 하지만 안 쓰기도 뭐했겠지...그걸 어떻게 안쓸 수 있겠어?"

한화의 직원 동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룹 소속 변호사 10명을 포함해 법무팀 직원 30여 명을 회장 개인 사건에 모두 동원해 그룹의 도덕성에도 큰 상처를 입게 됐습니다.

[녹취:홍보팀 직원]
"행정업무 직원은 빼고 변호사들은 다 투입된다고 봐야죠 이보다 더 큰 일이 어디 있겠어요."

아들이 매를 맞고 돌아오자 경호원들을 데리고 나가 해결해 준 김승연 회장.

이제 자신이 어려움에 빠지자 회사 전직원을 동원해 사태해결에 나섬으로써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YTN 성문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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