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라진 양심자전거..사라진 시민의식

[서울] 사라진 양심자전거..사라진 시민의식

2007.09.27. 오전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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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6월 한 사회단체의 기부로 '노란색 양심자전거' 200대가 서울 송파구에서 선을 보였습니다.

아무나 타다가 세워두면 또 다른 사람이 타는, 일종의 공용 자전거인데,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C&M 방송 천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민간단체가 노란색 양심자전거 200대를 송파구에 기증한 것은 지난 6월.

3개월이 지난 지금, 이 자전거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잠실동의 아파트 단지에서 노란색 자전거를 끌고 나타난 주민.

한참을 달리다 정류장에 멈춰 선 뒤 이내 기다리던 버스를 타고 사라집니다.

바로 뒤, 가로수 옆에 세워 두고 간 양심자전거엔 두툼한 자물통이 채워져 있습니다.

신천동의 한 대형 마트 앞에서 발견된 또 하나의 양심자전거.

역시나 누군가에 의해 자물쇠로 채워져 있습니다.

[녹취]
"잠그면 안 되는 거잖아요?"
"암만 공용이래도 그냥 놔두면 물건도 없어지고 이것도 없어지는데 무슨 소리야..."

일부에서는 동네 가게 앞에 자물쇠를 걸어둔 채 아는 주민들끼리만 자전거를 나눠 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반쪽 짜리 공용자전거가 된 셈입니다.

[녹취]
"원하시는 분들 키 드려요. 그러면 타고 갔다가 다시 갔다 놓고 그래요. 그러니까 살아있는 거예요. 다른 데는 없나보더라고.."

이 양심자전거에는 적혀 있던 '공용 자전거' 표시가 아예 깨끗이 지워져버렸습니다.

지우다만 자전거 기부 단체의 스티커만이 양심자전거임을 알려줍니다.

[녹취]
"우리집 사람 꺼..."
"마크도 지워져 있던데요?"
"몰라. 모르겠어."
"적혀있거든요, 원래...그럼 이렇게 계속 개인적으로 사용하실 건가요?"
"하하하.. 모르겠어."

나 하나 쯤이야 하는 마음에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양심자전거.

시민의식도 함께 사라지고 있습니다.

C&M 뉴스 천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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